한 잎의 여자

(오규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눈물 같은 여자, 슬픔 같은 여자, 병신 같은여자, 시집 같은 여자, 그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같은 슬픈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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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4-07 21: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학교 다닐 때 이 시 정말 좋아했어요.
물푸레나무도 궁금했고요
그때가 생각나요^^

루피닷 2023-04-08 19:21   좋아요 2 | URL
좋아하시는 시를 올리게 되어서 저도 기분이 좋네요~
과거가 추억되는게 있다면 정말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