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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자 룩셈부르크 - 불꽃 같은 삶을 산 여성 혁명가 ㅣ 여성 인물 이야기 7
반나 체르체나 지음, 에마누엘라 오르치아리 그림, 오희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로자 룩셈부르
크 평전을 찾다가 가장 평점이 높길래 선택한 아이세움 출판사, 반나 체르체나 글의 '로자룩셈부르크'.
일단 책을 주문해서 받고 나서는 큰 글자에 놀라고, 책을 읽으면서는 초, 중등학생을 위한 '위인전'같은 냄새에 놀라면서
그래도 로자 룩셈부르크 같은 여성도 '위인전'에 등장하는군... 이라는 생각에 되도록이면 그녀의 삶에만 집중해서 책을 보려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태까지 인터넷 서점만을 너무 맹신해온 내게, 같은 종류의 다른 출판사에서 다른 저자에 의해 출간된 책을 꼼꼼히 살펴보고
고를 수 없는 인터넷 판매의 한계를 처음으로 느끼게 됐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삶에 대해 너무 파편적으로만 쓰여져 있는 이 책에 큰 아쉬움이 남는다....
러시아의 식민지였던 1871년 폴란드에서 태어난 로자.
식민지 나라에서, 그것도 유태인으로, 또 여성으로 태어난 로자
그도 모자라 어릴적 앓은 엉덩이뼈 결핵으로 평생을 한쪽 다리를 절면서 장애인으로 살아가야 했던 로자.
하지만 그녀는 식민지의 백성으로, 또 유태인, 장애 여성이라는 4중의 굴레를 벗고 48세라는 너무나도 젊은 나이에
총살을 당하기 까지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녀같은 혁명가, 불꽃같은 혁명가의 삶을 산다.
자유로우면서도 원칙적이고, 혁명에 대한 불굴의 신념과 투혼을 불사르면서도 소녀같은 로자 룩셈부르크.
그녀에게는 어떻게 이 극과 극 같은 이미지가 공존할 수 있으며, 그 사이를 넘나들면서도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지 책을 읽는 내내 불가사의였다.
지금도 여전히 진보운동안에서의 가부장성은 크게 존재하지만, 지금으로부터 200년도 훨씬 넘는 그 당시에
여성에게 투표권도, 참정권도 없던 시대에 로자가 여성으로서 혁명가의 삶을 산다는 것은 더욱더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나이도 어리고, 키도 작은 장애 여성 로자는 그런 로자를 거들떠 보지도 않는 주의 지도자에게 요샛말로 맞짱을 뜰 정도로
당당하고, 자신감에 넘쳤으며, 무엇보다 정의로웠고 그녀의 가슴은 혁명에 대한 의지로 불탔다.
그런 그녀였기에 15세의 나이에 프롤레타리아 당에 가입하고, 감시와 체포를 피해 스위스로 망명을 하면서 본격적인 혁명가로서의 삶이 시작된다...
4번의 투옥과 감옥에서도 꽃을 피우고 화단을 가꾸는 로자. 감옥문을 나서면서 '행복한 침대'에 누워서 모든것을 다 잊고 오로지 휴식을 취하고 싶지만,
바로 그 다음날로 혁명의 거리로, 동지들에게로 뛰어가 혁명가로서의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는 로자.
그런 와중에도 오갈데 없는 고양이를 키우고, 경찰이 집안에 들이닥치는 순간에도 자신의 어린고양이 '미미'를 잘 돌봐달라고 부탁하는 로자...
이런 그녀의 모습은 혁명가로서의 그녀와 모든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존재에 대한 존중이 몸속깊이 베어있는 인간으로서의 로자의 두 모습이
너무나도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아니 오히려 그녀의 불꽃같은 혁명가로서의 삶을 더욱더 높은 경지로 이끌어 가기까지 한다...
그런 그녀이기에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형태의 억압과 편견, 예속과 구속에 저항에 투쟁하는 것이야 말로
그녀가 선택한 가장 고귀한 삶이며, 이는 차이에 대한 인정, 존중, 다름에 대한 이해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