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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용소에서 (양장) - 빅터 프랭클의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 / 청아출판사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 후배와 얘기를 하다가, 늘 힘들다고 얘기하고, 늘 어렵다고, 죽겠다고 얘기하는 사람들과
도대체 어떻게 관계를 맺는게 좋을지에 관한 얘기를 나눈적이 있다.
처음에는 하소연과 넋두리 또는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상대에게 '공감' 하며, 위로도 하고,
맞장구를 쳐가며 얘기를 잘 들어주다가도, 일방적으로 말하기자와 듣는자의 역할이 고정되다보면
듣는자는 어느새 한계에 도달하게 되고 어느순간 짜증이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
그럴때는 과연 어떻게 대처(?)하는게 좋을지, 그 '사람'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다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온몸의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것 같기도 하고,
그 사람을 위하는 마음에 무언가 '조언' 또는 설득을 해보기도 하지만, 결국 달라지는 것은 없고...
그러다보면 결국, '관계'의 문제가 생겨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건 '내'가 그 사람에게 무엇을 줘야 하나 혼자 고민하며, 괴로움(?)에 시달리고 있는 동안
상대방은 어느새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이 다시 예전의 페이스로 돌아가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럴땐 심히 배신감(?) 조차 느끼기도 한다.
이처럼 사람의 '생존본능'이란 참 무섭고, 때로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한마디로 자기 문제는 자기가 가장 잘알고 있으며, 해답 또한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다는 거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무언가 조언과 충고를 해주거나, 자기보다 훌륭한 누군가, 또는 위인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에게서
삶의 의미와 용기를 찾아가기 보다는,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오히려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 잘 나가는 사람들, 위인들은 많은 이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주눅들게 하고,
'나는 그들처럼 잘 난 것도 없는데...' 하며 오히려 의지를 꺽어버리고, 오히려 '잘난 그들'과 비교 함으로써
오히려 자신을 더욱 폄하시키거나, 비하시키게 된다는 거다.
반면에 나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나에게 '감사'의 마음을 느끼게 해주고,
저 사람도 해냈는데,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의지를 북돋아 주며, 절망속에서 '희망'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삶이 힘들고, 지쳐, 더이상은 아무것도 하기 싫고, 또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아니 세상 모든일과 사람들이 나에게 태클을 걸고, 정말 인생의 바닥을 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
정신과 의사이면서, 심리학자인 빅터프랭클이 '죽음'밖에는 단지 기대할 것이 없는 저 나치의 강제 수용소에서
어떻게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는지, 아니 오히려 그를 수감하고 있는 나치들보다 마침내 더 큰 자유를 얻을 수 있었는지를
생생하게 밝혀놓는 이 책은 우리모두의 삶을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희망'의 그것으로 바꾸어 놓기에 충분하다.
빅터 프랭클은
"수용소에서의 체험을 통해 나는 수용소에서도 사람이 자기 행동의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 있어도 단 한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 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 갈 수 없다"고 말한다.
즉, 나치의 수용소에 조차도 수감자가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는가 하는 것은 그 개인의 내적인 선택의 결과이지,
수용소라는 환경의 영향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근본적으로 어떤 사람이라도, 심지어는 그렇게 척박한 환경에 있는 사람도
자기 자신이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때의 '선택'의 기준은 바로, '삶의 이유' '삶의 의미' 인 것이다.
즉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우리의 일상을 고통스럽게 하고, 절망으로 빠뜨리는 것은 실은 어떤 사람이나 주어진 환경이 아니라,
내가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또 그 상황에 대해 어떤 반응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그 선택은 내가 내 삶을 어떻게 만들어 가고 싶은지, 내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내가 꾸는 꿈은 무엇인지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삶이 괴롭고 힘들다면, 지금 당장 내가 해야 할 일은 바로 내 삶에 대한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
내 삶의 '이유'를 찾는것,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고 그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