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교육혁명
강수돌 지음 / 그린비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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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화두 중 하나가 바로 '교육' 혹은 '교육문제'인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특히나 요즘 한창 '학업성취도 평가' 조작이 연일 매스컴을 달구고 있고, 일제고사를 거부하고 '처험학습'을 실시했다는 이유로 교단에서 쫓겨난 선생님들은 여전히 아이들 곁으로 돌아가기 위해 싸움을 하고 있고,

상황이 이러한데, 이제 또 몇일 안있으면 초등 고학년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일제고사'가 실시된다. 이번엔 과연  아무일(?) 없이 그냥 넘어갈 수 있을지,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럴때 만난 책이 바로 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교육혁명' 이다.

누구나 다 한국사회의 '교육', 그리고 '교육현실'에 대해 걱정을 하고, 고민을 하지만 '교육'이라는 단어 뒤에 늘상 '문제'라는 단어가 붙음에도 불구하고 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바로 세가지 문제를 핵심에 놓고 이 책을 풀어나간다.

첫째, 교육문제를 교육 문제로만 풀고자 했기 때문이라는 거다. 즉, 제아무리 '교육문제'를 해결할 획기적인 대책이 나온다하더라도 교육문제를 '먹고사는 문제'와 결부짓지 않는 이상 그것은 단지 좋은 제안에 그칠 뿐이라는 것.

따라서 교육문제를 '제대로' 풀어가려면 교육과 더불어 경제, 나아가 삶의 방식과 더불어 풀어나가야 한다

 둘째, 교육문제를  제대로 풀려면 철저히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바로 아이들이 도대체 어떻게 자라나고 어떻게 학습하며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게 될까, 이런 입장에서 교육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

 셋째, '나부터 바꾼다'는 자세로 문제를 보아야 한다.

제 아무리 좋은 분석과 대안이 나오더라도 모든 해결의 실마리를 나 밖에서만 찾으려 한다면 말짱 도루묵이고, 잘못된 구조의 파악도  중요하지만  그 구조의 유지와 존속, 강화에 음으로 양으로 기여하는 나의 역할은 무엇인지 찬찬히 찾아내고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는 것.

 바로 이 책의 이런 관점은 우리 사회에서 소위 교육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그동안 '교육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그리고 교육의 주체인  교사, 부모, 학생은 지금의 교육구조와 현실에 어떻게 '기여'(?)해 왔는지를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한다.

 무엇보다 다음의 예는 우리사회 교육 패러다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경쟁'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한 연약한 강사가 수백명이 모인 강당에 들어섰는데 도저히 연설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장내가 시끌벅적하다.

학생들이 잡담을 하고 장난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이 강사가 수백명의 학생들을 간단히 '장악'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물론 이성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말이다. 이때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은 아무래도 '박수치기 게임'일 것이다.

 먼저 연약한 강사는 학생들을 몇개의 분단으로 나누고 "분단별로 박수치기를 해보라"한 다음 점수를 부여한다.

"1조, 박수 한번 쳐보세요. 아, 15점밖에 안되네요"하며 점수를 부여하는 순간, 2조는 긴장한다. 당연히 1조보다 더 세게 친다. "2조는 30점 나왔어요. 자 3조도 한번...." 하는 순간, 3조에서 한 학생이 앞으로 뛰어나와 게다리를 하고 몹시 우스꽝스럽게 흔들며 3조의 박수치기를 고무한다. 굉장하다.

강사는 "아, 3조는 80점까지 올랐어요. 대단합니다"라고 칭찬한다. 그리고는 "이제 1조가 다시 한번 해볼까요?" 한다....

이제 강사가 잠시 화장실을 갔다와도 될 정도로 박수 게임이 자동적으로 계속된다. 모두가 긴장하며 집중한다.....

이런식으로 연약한 강사는 수백명의 학생들을 간단히 장악하게 된다.... (중략)

 바로 이 '박수게임'의  핵심은  강사입장에서 1조가 이기든, 2조, 3조가 이기든 전혀 중요하지 않으며, 오로지 박수치기 '게임' , 즉 조별 '경쟁'이 계속되는 것이다. 반면 학생들은 강사에게서 점수를 부여받는 순간, 거의 무조건적으로 더 높은 점수를 받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즉 1조가 1등을 하든 2조가 1등을 하든 박수치기 경쟁을 지속하는 한, 그 누가 승리하냐와는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은 강사의 의도에 장악(지배)된다.

 바로 '경쟁'에 동참하는 순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강사의 통제아래 놓이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경쟁'은 '지배'와 더불어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다.

바로 이것이 자본관계의 핵심이다.

내가 경쟁에 참여하는 순간, 승패와는 무관하게 경쟁의 희생자가 될 뿐만 아니라, 그것을 넘어 우리 모두를  지배하는 지배력을 강화시켜주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 사회의 메커니즘이며, 또 '교육'이라는 이름하에 벌어지고 있는 우리 교육현장에서의 메커니즘이다...

그리고 바로 이 지배의 메커니즘이 '교육'을 통해 행해지고 있으며, 그러한 면에서 '학교'는 지배를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따진다면 왜 학교교육이 질높은 교육이 될 수 없는지, 왜 학교에서는 '일류, 최고, 경쟁'만을 가르치고, '인간답게 사는 것, 모두가 더불어 행복해 지는 것,

자아를 실현한다는 것은 무엇인지'를 가르치지 않는지가 보다 명확해 진다.

 바로 이런 점에서 '교육'문제는 학생, 교사, 학생이 있는 부모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를 보다 공동체적으로 만들고, 사람 그 자체로서 존중받는 사회,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만드려면 온 국민이 바로 '교육'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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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더 씨의 실천하는 하루 - 하루하루 실천하는 7가지 위대한 결단! 폰더씨 시리즈 4
앤디 앤드루스 지음, 하윤숙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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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 를 보고 요즘 연이어서 읽고 있는 책이다.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에 나오는 7가지 삶의 지침(결단)을  더욱 구체적으로 서술하면서, 그와 더불어 스스로를 성찰하고, 자신의 실천방안까지 세울 수 있도록 더욱 알차게 만들었다.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를 읽으면서 내 블로그에 '리더십'이라는 메뉴를 하나 더 넣은 것 처럼 이 책은 리더십의 원칙을 더욱 강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는 리더의 자질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 모두 리더의 자질을 타고 났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리더십의 비법은 생각보다 아주 단순하며, 사람들을 이끄는데 필요한 모든 자질은 이미 우리 안에 들어 있다. 따라서 우리 스스로 이를 알아보고 꺼내어 이용하면 된다.

 

이 책에 나오는 7가지 결단은 '언제나' 힘을 발휘한다.

우리의 생각이 곧 하나의 길이 되어 성공이나 실패로 이어지며, 일곱가지 원칙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가에 따라 우리의 생각이 정해진다. 그리고 그순간 우리의 운명도 달라지게 된다....

  

한꺼번에 리뷰를 다 쓰기 보다는 여기에 나오는 7가지 결단을 하나씩 천천히 풀어보고 싶다...



 

첫번째  [책임지는 결단]

 

1. 

책임이란 희망과 통제를 뜻한다.

우리 중 어느 누가 스스로 통제하는 멋진 미래를 '희망'하지 않겠는가?

즉 '우리 스스로 미래를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을 널리 퍼뜨릴 때 우리는 희망으로 가득찬다.

 

이미 일어난 말도 안되는 일 자체를 나혼자 힘으로 어떻게 해볼 수는 없더라도

우리가 대응과정에서 스스로 정한 선택 때문에 이처럼 마음에 안드는 상황에까지 온거라고 깨달아야 한다. 우리의 선택이 우리를 원치 않는 상황으로 몰고간다. 그렇다면, 우리가 선택을 해서 '원하는'방향으로 갈 수 있지도 않을까? 어떻게 해야 내일의 운명이 나아질까?  게임은 간단하다.

"더 나은 선택을 하라." 는 것

 

길을 만드는 건 우리 자신이다.

책임지겠다고 결단하라. 책임지는 결단에 따라 살아가라. 이게 왜 중요할까?

오늘 우리가 처한 상황을 자기 책임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한 우리 삶에서 앞으로 나아갈 기반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2.

책임지는 결단이란 우리 힘을 기르는 문제와 직결된다. 어떤 점에서는 내 선택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선택을 책임진다는 것은 우리의 사고방식을 깨닫고 이를 책임지는 것 까지 포함된다.

외부 영향이 현재 내가 처한 상황을 책임지지는 않는다.

현재 지점으로 이어지는 길을 선택했던 사람은 오직 나 하나다.

지금 겪는 현실이 아니라 예전부터 꿈꿔왔던 성공으로 나아가기 위해 길을 만들고자 한다면 생각부터 바꿔라

지금 우리가 이런 상황에 놓인 것은 바로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 때문이다.

우리의 생각이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온 것이다.

우리 생각에서 가장 먼저 바꿔야 하는 것은 '현재 상황이 우리 책임'이라는 걸 깨닫는 일이다.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라고 생각하고 싶은 유혹이 자주 생긴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처한 상황을 자기 책임으로 떠안지 않는 이상, 앞으로 나아갈 기반은 없다.

책임을 떠안을 때, 우리에겐 희망이 생긴다.

 

 

3.

내가 오늘 이런 상황에 놓인 건내 판단에 의한 것이다. 내 판단은 언제나 내 사고방식에 지배당한다.

그러므로 내가 오늘 정신적, 육체적, 영적, 정서적, 경제적으로 이런 상황에 처한 건 내 생각이 지니는 특성 때문이며, 내가 생각하는 미래에 대한 전망 때문이며, 나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한 견해 때문이다.

다시 말해 내 사고방식 때문이다.

정녕 내 삶에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기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사고 방식을 바꾸라.

 

 

4.

많은 사람이 현재 자신이 놓인 상황을 못마땅해하며 불평하지만 정작 자신이 원하는게 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그곳에 가기 힘들다.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하는 사람은 결국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된다.

 

5.

세상을 변화 시킨 사람들, 돈 많고 영향력 있으며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에는 늘 역경이 있었다.

이들 모두 자기가 처한 상황이나 결단을 자기 책임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시련을 겪었고, 아울러 한결같이 자기 책임으로 받아들였다.

 

모든 위대한 사람이 공통적으로 역경을 경험했다는 걸 알면서부터 내 삶이 변하기 시작했다.

모든 위대한 사람이 공통적으로 역경을 경험했다는 걸 알면서부터 내 삶이 변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았고 오히려 신나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역경이란 성공으로 나아가는 길을 가로막고 서 있는 넘을 수 없는 장벽이 아니라 통행료를 지불해야 하는 다리라고 여겼다.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자랐고, 역경을 거칠 때 우리는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단련된다. 시련은 하나의 선물이며, 문제는 우리에게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역경의 시간을, 문제가 생길때 이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로 여기기보다 하나의 선택으로 받아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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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몇달전 신경숙 작가의 책이라 읽을까 말까 하다가 결국은 책 제목이 걸려 애써 외면했던 책...

 나에게 엄마는 어떤 사람일까?

 어린시절 엄마는 대단한 사람이었고

난 엄마를 감히 존경했고, 우리엄마처럼 훌륭한 사람은 세상에 없다고 믿었다.

그때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10년이 넘는 세월을 엄마와 떨어져 살면서

난 특히나 힘들고 어려울때, 아플때면 절대로 집엔 가지 않았다.

 하지만 엄마는 어떻게 귀신같이 알고 '무슨일 없냐? 아픈데는 없냐?'며 전화하는 엄마에게

평소보다 더 밝고 힘있는 목소리로 '별일 있을게 뭐있어, 아무일 없지'

난 병원에 누워있을때 조차 엄마에게 그렇게 말했고

유독 엄마에게만은 '아무일없어'를 입에 달고 살아왔다.

난 그렇게 하는게 엄마를 위하는 길이고,

엄마가 괜히 나 때문에 신경쓰고 걱정하는게 싫었고

엄마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는게 싫었다.



근데 어느날 문득

그럼 난 도대체 아플때, 힘들고 어려울때 누구한테 얘기하지?

우리 엄마한테도 얘기를 안하고 못하면 과연 누구한테???

 하지만 최근에 난 잠안오는 어느 새벽 문득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소리치고 싶고,

내가 어렵고 힘든게 모두 엄마 때문인양 엄마를 괴롭히고 싶었다.

 엄마는 그때 나한테 왜 그랬는데?  

나도 힘들고 어려웠는데 왜 엄마는 늘 먼저 '니들 고아 안만들려고 내가 이렇게 살았다'

왜 그런 얘기를 해서 늘 내 말문을 막는데...

 '왜 난 엄마한테 나 힘든거 얘기안하는데, 나도 꾹꾹참고, 여태까지 단 한번도

나 이런거 서운했다, 이래서 힘들었다. 나도 못하며 살았는데 엄마가 그걸아냐고....'  

 근데 여전히 난 맘속에서만 외치고 있을뿐 '이제와서 얘기한들 무슨소용이람' 하며

매번 포기하고 만다.

 주말동안 결국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보며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겨우 여섯살난 아이에게

'엄마가 책 읽는데 되게 가슴이 아프네. 그리고 우리 엄마도 보고싶네...'가 다 였다.

 

엄마는 나에게 과연 어떤 존재였을까?

나는 엄마에게 과연 어떤 딸이었을까?

나는 엄마에 대해 얼만큼 알고 있을까?

 

엄마도 나처럼 어린시절 외할머니에 대한 상처가 있고

어린시절, 그리고 젊은 날의 꿈이 있었을 텐데...

아니 어쩌면 지금도 엄마에게는 못다 이룬, 이루고 싶은 꿈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난 그런 엄마에게 단한번 '엄마가 원해서 그렇게 산거면서 괜히 자식들 핑계대지마'라고 했었다.

엄마가 용기가 없어서 이렇게 살았던 거면서, 왜 마치 자식들 때문에 포기한것 처럼 얘기해? 라고...

 근데 과연 엄마는 단지 용기가 없었을 뿐일까?

 엄마는 늘 나에게 '다 필요없다. 네가 하고 싶은것 하며, 너 자신을 위해서 살아라.' 라고 하셨다.  그건 아마도 엄마가 살고 싶은 삶은 아니었는지...

 나는 왜 아직까지도 엄마는 태어날때부터 엄마였다고 우기고 싶은건지...

왜 나는 10년이 넘는 세월을 엄마와 떨어져 살면서 여전히

'사랑받고 싶고, 보호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어린시절 엄마의 딸로 엄마를 바라보는지....

 우리 엄마도 

"나에게도 일생 엄마가 필요했다..."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오신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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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체험기 희망제작소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총서 5
정보연 외 지음 / 이매진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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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의 위기, 시민단체의 위기를 말하며, 하나 둘 떠나가기도 하고, 또 그와 반대로 이 '위기'를 진단하며, 이를 극복하는 움직임도 일었다.

누구나 다 지금의 운동은 과거 7-80년대 식의 전투적이고, 선도적인 몇몇이 주도하는 운동이어서도 안되고, 90년대 참여연대 식의 전문가 집단만 있고, 시민 없는 운동이어서도 안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풀뿌리' '지역주민'이 이제 21세기 운동을 이끌어나갈 주역이라고 말하면서 '풀뿌리' '지역'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운동은 어떤 급작스런 '혁명' 내지는 '전복'이 아닌, 아래로부터 시작된 삶과, 관계의 총체적인 변화라고 이야기 한다.

바로 삶의 양식이 변화하고, 관계의 질이 변화하는 것.

따라서 그 변화의 주체는 바로 몇몇의 운동권이 아닌, 실제로 희망이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이며, 시민이며, 또 동네에서 숨쉬고 호흡하는 동네주민이라는 인식은 폭넓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늘 이론과 실제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하는 것 처럼, 그 동네 주민들을, 시민들을, 국민들을 어떻게 '주체'로 나서게 할 것인가는 운동의 오래된 '화두'이자 근본적인 문제이다.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 운동을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치유와 키움, 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체험기'는 어떻게 한 평범한 개인이 '시민'으로 '운동의 주체'로 변화하는지, 그로 인해 궁극적으로는 자기 인생과 삶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게 되는지를 실제사례로 너무도 쉽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바로 한 평범한 동네아줌마가 '활동가'로 '운동의 주체'로 변화하기 까지, 성장을 돕고, 지지해주고, 계속해서 인큐베이팅하는 새로운 시민단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운동의 주체가, '시민'이며 '지역주민' 이라는 말만 반복하기 보다는, 그 주민들을, 시민들을 어떻게 주체로 만들어 나갈 것인지,

우리가 변화해야 하고,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근본적으로 성찰하게 해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결국은 이 '시민'들이 '지역주민'들의  '주체' 이며 '주인'임을 믿는 것!

바로 그로부터 시작할 때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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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책으로 세상을 말하다
고병권 지음 / 그린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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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책으로 세상을 말하다???

 엥, 왠 고추장???

성은 고씨,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의 직책은 추장(흔한말로 대표)

그래서, 이 책은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추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 고병권님이 책으로 말하는 세상이다. 

고미숙님의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에로스'로 연구공간 수유+너머를 간접적으로 만났고, 그 뒤로 열하일기, 공부의 달인 등을 봤으니 요즘 이 수유+너머식 '사고'와 '바라보기'에 꽂혀있는건 틀림없다...

또 하나가 바로 '고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자랐으니, 내가 학교다니면서 배웠던 공자왈 맹자왈은 정말 공자왈 맹자왈인줄 알았다.

우리 학교 교육이 얼마나 자기멋대로, 자기 편한대로 필요한 것만 주입시키고, 무엇보다 '사실'도 왜곡해왔다는 사실을  살면서 점점 더 많이 느끼는 것 같다.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것들에 대해 '왜'라고 질문을 던지면서 부터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나는 학교교육으로 '세뇌'당해왔던 걸까 싶은 의문이 생긴다.

한 예로 '에피쿠로스' 하면 내 머릿속에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건 '쾌락추구'라는 이 네 단어 뿐이다.

그것도 도덕시간에 배웠는지, 윤리시간에 배웠는지 자세히 기억도 안나지만, 에피쿠로스=쾌락 이라는 등식이 자동적으로 내 머릿속에는 있다.

근데 '쾌락'이라는 단어가 무의식적으로 전해주는 이미지가 있듯이, 그래서 그 당시에만 해도, '무슨 철학자라는 사람이 '쾌락'을 추구해,  이 사람은 좀 이상한(?) 사람이군....'이라 치부하면서, 그냥 시험문제로 나올 것을 대비해 '에피쿠로스' = '쾌락'이라는 단편적인 지식만 집어넣었다.

그런데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는  이 에피쿠로스라는 유명한 철학자가 추구하는 '쾌락'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배우지 않았다.

그런데 그것을 왜 학교에서는 가르켜주지 않았을까? 왜 그 누구도 에피쿠로스의 '쾌락'이 우리가 자동적으로 연상되는 의미의 '쾌락'인지에 대해 부연설명해주지 않았을까?

바로 [고추장, 책으로 세상을 말하다]에서 고추장님이 우리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우리에게 말하지 않았던 본질적 의미, 맥락적 의미인 것이다.

 

에피쿠로스는 인생의 목적을 '쾌락이라고 말하는데, 그 다음 이렇게 덧붙인다.

"우리가 '쾌락'이 목적이다'라고 할 때, .....  내가 말하는 쾌락은 몸의 고통이나 마음의 혼란으로부터의 자유이다. "

바로 행복을 위해서는 신께 기도하는 대신, 행복한 삶을 위해 철학을 해야 하고, 또 행복해지려거든 자기 삶을 통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행복은 혼자서 달성할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된다.

그러므로  "너는 무엇을 먹고 마실까보다 누구와 먹고 마씰까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의 유명한 정원은 제자들만이 아니라 어린아이와 노예, 매춘부가 함께 철학하는 곳이었다.

행복해지기 위해 어린아이에게 더 기다리라고, 노인에게 이미 지나갔다고, 노예나 매춘부에게 포기하라고 말해서는 안된다.

누구나 지금 그 자리에서 함께 행복해야 한다! 고 말한다....

바로 이것이 '에피쿠로스'가 말하는, 추구하는 '쾌락'의 본질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행복한 삶을 위해 철학을 했고,. 그의 철학은 어린아이, 노인, 노예, 매춘부가 함께 하는 철학이었다...

 

바로 고추장님이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지식, 어떤 사물, 사건, 사람, 그리고 수많은 단어와 말들에 대한 입장, 관점, 그리고 태도...

바로 이런것들에 대해 '왜?' 라고 질문해보는 거,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또 다른 면은 없는지... 우리는 그것을 누구의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나는 누구의 입장, 누구의 시선으로 보는지를 알아차리고, 성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분단이 우리 뼈속 깊숙히 새겨놓은 '모아니면 도' 식의 이분법은 우리 사고 자체를 참 많이 경직시켜놓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왜?'라고 한번 질문해보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들, 아니 어쩌면 일부러 보지 않으려고 했던 참 많은 것들이  보이고 또 들리게 된다.

 

고추장은 세상에는 네가지 종류의 책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세계를 변혁, 창조하는 책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를 해석하는 책, 그 다음이 세계를 반영하는 책이고, 마지막이 세계를 낭비하는 책이다.

물론 이 책은 세계를 반영하며, 해석하지만, 궁극적으로 바라는건 세계를 변혁, 창조하고픈 열망이 담겨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세계를 변혁, 창조하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램이 최소한 나로 인해서는 실현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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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 고병권이 쓴 '민주주의'
    from 그린비출판사 2011-05-25 14:56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무엇인가’를 묻는 책들이 태풍처럼 출판계를 흔들어놓고 있다.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바람이 채 가라앉기 전에, 뒤를 이어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 바람이 불고 있다. 이제 여기에 다시 고병권의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바람을 추가해야 한다. 그러나 고병권이 몰고 올 바람은 일시적으로 불고 지나갈 바람이 아니라, 끊임없이 반복해서 되돌아올 바람이다. 그것은 한국의 정치·사상 지형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파열을 내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