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00% 엔젤 - 나는 머리냄새나는 아이예요
조문채 글, 이혜수 글.그림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세상의 모든 어미들과 그 어미의 자식들에게 바칩니다.
|
당신도 '머리냄새'가 나세요?
<100%엔젤>의 주인공인 배추벌레 이혜수에게는 '머리냄새'라는 결함이 있다. '머리냄새'를 없애려고 자주 감아도 나는 그 냄새. 이렇듯
누구에게나 어쩔 수 없는 하나이상의 결함이 있다고 본다.
<100%엔젤>은 그 결함을 감싸안아주고 보듬어 주는 그런 책이다. 초등학교시절부터 중학교입학까지 성장하면서 일기를 쓴 배추벌레 이혜수의 일기를 그의 엄마 마빡소녀 조문채님께서 답글을 쓰는 형식의 책이다.
일기와 그의 답글. 딸과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서 민감한 감수성과 분노, 기쁨등을 표현하는 미숙한 아이를 엄마는 너그러운 포용심과 관용으로 또는 사랑과 배려로 아이를 보듬어준다.
2010 볼로냐 국제도서전 일러스트 당선작인
<100%엔젤>은 독특한 그림으로 가득하다. 배추벌레 이혜수가 그린 그림을 보고 있으면 창의적인 아이의 세계를 배추벌레의 글과 함께 어우러져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이 책은 글만 읽어선 안된다. 그와 함께 무수한 그 그림들도 읽어야 한다. 그래야 <100%엔젤>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어느 누구에게나 선물로 전해 줄 수 있는 그런 책인 듯 하다.
가장 인상깊은 배추벌레의 일기중 한부분이다.
배추벌레의 일기
가재는 이마로 오줌을 눈대요
「작은 생물의 세계」라는 비디오를 보았습니다.
가재는 이마에 오줌구멍이 있습니다.
큰일날 뻔했습니다!
사람도 이마에 오줌구멍이 있다면
변기통에 머리를 쑤셔박고 오줌눠야 했겠네요.
아기들은 이마에 기저귀를 차야 할 테고
오줌 자주 싸는 아이는 이미가 마를 날이 없겠습니다.
그것보다 더 곤란한 것은 빤스를 머리에 입을 뻔했잖아요!
Page.51 중에서
마빡소녀의 답글은 나를 기분좋게 해 준다.
마빡소녀의 편지
그거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그치?
이마에 오줌구멍이 있었다면 어떤 면으로는 괜찮았을 것도 같구나.
우리들의 오줌구멍이 다리 사이의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있어서 그런지
굉장히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여기잖니.
어굴 한가운데 있는 코처럼 이마 한복판에 오줌구멍이 있었다면
사람들이 그것을 부끄럽게 여겼을까?
Page.52 중에서
독특한 그림들로 페이지 페이지가 가득하다.
아이의 시선으로 적힌 일기를 읽고 있자니 절로 웃음이 터지지만
그것을 절대 놓치지 않고 받아주면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엄마의 답글을 읽는 재미는 기대이상이다.
그렇다고 모조리 독특하고 생각이 확 틔이는 문체들은 아니다. 그저 소소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다. 어린 배추벌레의 시각으로 비춰진 세상을 엄마는 좀 더 넓게 키워주고 격려해준다. 엄마의 편지에서 묻어나는 사랑은 이 책을 읽는 엄마라는 타이틀의 사람들에게도 귀감이 될 것 같다.
<나는 머리냄새나는 아이예요>와 <엄마는 갱년기구요, 나는 사춘기예요>등은 중학교 대안교과서에 수록된 책.
아이의 일기를 읽고 답을 하는 엄마. 아이에게 교육적인 면모라던가 훈육적인 면보다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수평적 대화'가 아이였던 시기를 거친 엄마들에게 고름맺힌 상처를 걷어내듯 사랑의 묘약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