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삭 사사삭 - 바람이 실어다 준 노래 저학년을 위한 마음상자 6
바바라 산투치 지음, 글마음을 낚는 어부 옮김, 로이드 블룸 그림 / 예꿈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마음을 여는 세계명작 - 북아메리카 편  ㅣ 사사삭 사사삭  ㅣ  도서출판 예꿈

 

 

 

 여러분들은 할아버지에게서 받은 그 무엇이 있으신가요?

 

할아버지는 집안의 장손이신 아버지와 자연히 맏며느리가 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손주를 많이 기다리셨다고 해요. 그리고 결혼 2~3년만에 낳은 아이, 바로 저의 친언니였습니다. 어머니는 할아버지에게 죄스러운 마음이 앞섰데요. 늦게 가진 자식인데 아들부터 낳아줬음 엄마도 마음 편했을텐데 하고 말이죠. 그러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손녀를 그 누구보다도 이뻐하셨다고 합니다. 뒤이어 태어난 아이 역시 딸. 미역국을 목으로 넘기는 것 조차 기운빠지는 일였다고 하나, 역시 할아버지께서는 누구보다도 기뻐해 주셨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남동생이 태어났어요. 할아버지는 우리 자매에게 평등을 가르쳐주셨고, 예절을 말씀하셨습니다. 먼저 베풀면 반드시 돌아오게 되어 있다는 말씀도 해 주셨지요.

 

<사사삭 사사삭>에서 만난 안나의 할아버지는 안나에게 옥수수 밭에서 바람이 실어다 준 노래를 들려줍니다. 수확이 다 되어 마주하는 옥수숫대는 늘씬한 키와 진한 갈색의 수염을 내보이는 옥수수알통배기를 자랑하듯 서 있어요. 바람이 휘익하고 들판을 쓸며 달려올때 옥수수밭의 옥수수잎들이 바람에 몸을 기대듯 사사삭 거리는 소리를 들어본 기억이 납니다.

 

 

 



 

" 옥수수 밭이 노래를 부르는구나."

 

" 에이, 할아버지. 옥수수 밭이 어떻게 노래를 불러요? "

 

" 아냐, 잘 들어봐. 바람이 노래를 실어다 준단다. "

 

 

 

안나의 할아버지는 귀 옆에 손을 대고 손가락을 동그랗게 모은 뒤 조용히 들어보라고 합니다.

 

안나는 드디어 바람이 실어다 준 노래소리를 들었습니다. ' 사사삭 사사삭 '

 

 



 

 

옥수수 하나를 따서 옥수수 낟알을 떼어낸 할아버지는 쌈지에 담아서 안나에게 줍니다.

 

잘 보관해뒀다가 내년 봄에 심을 것을 부탁합니다.

 

 " 할아버지가 네게 주는 선물이란다. "

 

 



 

 

몸이 좋지 않던 할아버지는 끝내 봄을 맞이하지 못하고 돌아가시게 되고 
안나는 할아버지를 잃은 슾픔에 빠지죠.

 

그렇게 어김없이 봄은 찾아오고 안나네 옥수수 농장도 분주해집니다.

 

씨를 뿌리는 시기가 왔으나, 안나는 할아버지가 준 쌈지 속 옥수수알을 심지 못했습니다.

 

 

 



 

 

엄마는 안나에게 할아버지와 약속한 그 옥수수 알을 왜 심지 않느냐고 물어봅니다.

 

" 이걸 땅에 묻으면 영원히 사라져 버릴 텐데요. "

 

안나는 땅에 심어버리면 할아버지가 남긴 그것을 
다시는 만지지도 보지도 못할 거라고 말합니다.

 

엄마는 그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모양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말해요.

 

모양이 달라지는데, 해님이 도와주고 비도 도와줄 것이라는 말을 해 줍니다.

 

 

그리고 안나는 옥수수알을 모두 심게 됩니다.

 

 

 



 

 

싹이 나는 걸 지켜보는 안나, 결국 옥수수대는 비와 해님에게 도움받고, 
안나와 어머니의 보살핌속에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비를 한껏 맞은 옥수수대는 안나의 키보다 커진
 8월을 거쳐 지글지글 탕오르는 해님도 이겨냅니다.

 

그리고 10월 옥수수 수확철을 맞이합니다. 
( 옥수수는 자연속에서 자연의 도움을 받습니다.)

 

 

 



 

 

 

옥수숫대에서 옥수수하나를 따서 알을 떼어내는 안나. 
그 알을 쌈지에 담고는 내년 봄에 심을 것을 기약합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집중하면서 할아버지와 함께 들었던 
바람이 실어다 주는 노래를 듣게 됩니다.

 

 

 



 

 

 

씨앗을 땅에 심으면 사라질까봐 걱정했던 안나.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합니다.

 

" 이제는 알아요. 사라지는 게 아니라 새롭게 태어난다는 것을요.."

 

 

 

 

 

 

 

 

 안나의 할아버지가 안나에게 물려준 유산은 바로 굴렁쇠처럼 계속적으로 이어져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입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엄마 혹은 가족들과 함께하는 놀이로 세상을 배워가지요. 있다 없다를 시작으로 엄마와 떨어지는 일도 연습하고, 병아리를 키우다가 병아리의 죽음을 맞이하기도 하고, 작은 어항에서 키우던 이쁜 물고기들이 사실은 고향이 바다임을 알게되고, 동물의 변은 흙으로 흡수되어 좋은 영양으로 변모하는 그 모든 흐름을 알아가게 됩니다. 변이 만들어낸 영양제로 미옥한 땅이 이루어지고 그 위에서 자라나는 식물들. 그 식물의 열매를 먹는 동물들과 우리들은 자연에게서 얻고, 또 자연에게 돌려줍니다. 그 어떤 것이든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가는 긴 여정이 바로 우리 인간의 삶이 아닐까 합니다.

 

 할아버지가 남기신 유산! 비록 실제로 보여지는 모습은 옥수수알에 불과할지라도, 그 큰 뜻은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가르침이 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 제15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김유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싱글족들은 고양이를 많이 키운다. 고양이는 주인 외에는 잘 따르거나 하는 성향이 적어 주인과의 끈끈한 교감을 하며, 반려동물로 인기 있다. 게다가 아파트에서 동물을 기르기엔 강아지의 경우는 자주 짖는다는 이유로 고양이가 적합하다는 사람도 많다. 중성화수술을 해주면 우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발정의 수가 급감하기 때문에 아파트생활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강아지에게 성대수술을 시행했던 이웃이 생각난다. 난 마음속부터 외쳐대는 말을 눈 질끈 감고 말해버렸다. 그것은 ' 학대 '라고 말이다. 인간에게 애완동물이 솜으로 몸 속을 채워넣은 곰인형처럼 다뤄지는 게 끔찍한 현실이다. 하루에도 수십마리의 애완동물이 길바닥에 버려지고 있다고 한다. 버려진 동물을 보관하는 센터엔 철창가득 들어앉은 개와 고양이가 즐비하고, 버려진 탓에 병도 심각해서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10일이라는 유예기간 후 안락사당한다. 그러나 아직도 수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 혹은 강아지를 가족처럼 기르고 있다. 동물과의 그 끈끈한 유대감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포근하고 따뜻한 그들의 체온에서 전해지는 위안을 말이다.

 

 제 15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인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은 푹신한 쇼파에 양 다리를 꼬고 앉아 음계의 ' 솔~'을 부르는 느낌으로 읽어주면 좋을 책이다.  주인공 K와 '사라다 햄버튼'이라는 이름의 들고양이의 조금은 심심해 보이는 그렇지만 경쾌한 이야기이다. K는 동거하던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힘들어 하던 찬라, 그의 집 베란다로 찾아든 고양이 한마리. 샐러드를 주었더니 잘 받아먹더라~ 때마침 설기현선수가 공격수로 뛰었던 울버햄튼의 축구경기를 볼 때여서 그 고양이의 이름이 사라다 햄버튼이라는 설정은 무심하기도 하지만, 우리네 일상과도 닮은 부분에서 정스럽다.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의 특이점은 우리네 일상과 상당부분 매치되는 실존의 현상들이다. 이를테면, 미국드라마의 프로그램이라던가, 축구경기 혹은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사회적 이슈 등이 얼마전과 일치한다. 심심한 뻥과자를 먹는 기분이 드는 글 흐름이지만 현실과도 닮아 있는 이야기의 뒷바침들이 책을 매우 구성지게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소설은 허구의 매력을 빼 놓을 수 없다. 이 소설은 현실을 너무 닮아서 독자가 받는 느낌의 농도를 옅게 만든다. 그렇다해도 서정적인 글줄기가 바라보는 이에게 거부감 없이 편안하다.

 

 

 



 

 

 K가 동거하던 S와 헤어졌지만 느닷없이 떠난 S를 여전히 그리워한다. 그러다가 사라다 햄버튼을 만나게 되고, 방사선사였던 직업을 놓고 시작한 백수생활을 이 들고양이와 함께 보내기 시작한다. 달리웨이에서 일하던 그녀 R과의 미묘한 감정이 스쳐가고,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기까지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을 겪는다. K는 자신의 생부, 어머니와 이혼하고 외국으로 떠나 딸을 얻은 아버지, 그리고 비밀을 갖고 있었던 어머니의 이야기 조각을 맞추게 되면서  늘 혼자서 잘 해왔다는 고정관념에 획을 그어넣는다. K, 즉 우리들 삶속엔 가족이 있고 친구도 있고 사라다 햄버튼(반려동물)도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R에게 뒤늦은 손을 내밀지만 결국 그녀는 일본인 교수와 일본으로 떠나게 된다. K는 헤어진 S에 대한 기억으로 힘겨워하면서 다가오는 R에 대한 감정을 판단하지 못했다. 느낌을 직면하는 것이 두려웠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늦박자의 깨달음은 후회라는 녀석을 꼭 몰고 오는 법이다. R 역시 교수와 K를 사이에 두고 고민했을 것이다. 어느쪽을 선택하든 그것은 그녀의 판단에 의한 선택이고, 선택한 길을 가는 것 또한 R의 몫이다. 우리네 삶이 만남과 헤어짐의 유기적 사슬에 의한 여정임을 말하고 있는 작가.

 

 



 

 사람들에겐 누구나 어떤 불리한 순간에 직면해 있다 하더라도

 

언제든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있다.

 

 (page 111,아버지의 말 중에서......)

 



 

 

  베란다에 찾아든 들고양이와 정을 나누며 하루하루를 지내지만, 중성화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 누군가에게 상당한 사랑을 받고 자란 고양이임을 깨닫게 된다. 그는 결국 결심한다. 사라다 햄버튼의 주인을 찾아주기로 하고 전단지를 붙였다. 그리고 찾아온 고양이 탐정. 고양이 탐정을 만나면서 나즈막한 능선을 타던 곡선들이 갑작스럽게 상승과 낙하의 폭을 키운다. 고양이의 주인 PK와 자카르타로 떠난 S와의 관계를 의심케 하고, 그 시점에서 아버지(계부)는 K와 생부를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베일에 싸인 엄마의 임신가간등, 독자의 추리력에 던져진 에피소드들은 명확한 답을 내지 않고 독자에게 맡겨진 채 맺음을 찍는다.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은 책을 끝까지 다 읽은 나에게 촉감좋은 담요를 목끝까지 덮게 하는 소소하면서도 따스한 책이다.

 

 그 어떤 이에게든 일상은 늘 찾아드는 것이고, 무료할 수도 있고 다이나믹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며, 나와 엮어진 주변의 가족, 친구, 동물, 사물, 현상 등등이 첨가되어야만이 진정한 한그릇이 되는 것 아닐까? 편안한 듯 잘 읽혀지고, 자신이 고양이 탐정으로 깜짝 등장했다는 작가의 고백에 기분좋아지는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이팅 클럽
강영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글을 쓰겠다는 열망을 품게 되는 순간부터 그 사람은 환자가 되어버리고 만다.

 

 

 요즘은 너도 나도 글을 쓴다. 어떤 형식으로든 말이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들이 아이의 사진 한장을 올려놓고, 몇자 적는다. 미니홈피를 하는 이들이 사진을 올려놓고 사진에 대한 에피소드를 올려놓는다. 인터넷상에서 어떤 이의 수필을 실시간으로 읽을 수도 있고, 연재되는 소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인터넷이 발달되면서 글을 쓰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 옛날 글쓰는 이들이 책상머리에 앉아 쌓아두었던 원고지는 자주 볼 수 없지만, 하루에도 수십권의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여전히 책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세상의 종말을 다루는 영화에서 큰 데미지로 다가온 장면이 있다. 우리가 흔히들 무인도에 간다면 어떤 것을 갖고 갈 것인가? 라고 질문을 자주 하게 된다. 고민할 것도 없었다. 바로 휴대폰이다. 요즘 스마트폰이야 말로 노트북도 필요없고, 메모지도 필요없지 않은가. 그 영화에서 주인공은 바로, '책'을 챙겼다. 시대적 배경이 미래이지만 그 미래에서도 여전히 마음의 양식이라는 책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무리 인터넷 발달이 되어있다 하더라도, 종이의 향과 잉크로 찍혀있는 활자가 주는 즐거움은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라이팅 클럽>에 등장하는 김작가와 그의 딸 영인. 이 두사람은 평생을 글쓰기는 것에 집중한다. 모든 것은 글쓰기에 맞춰져 있다. 그녀들의 삶은 글쓰기가 없으면 시체와 다름없는 것이다. 글쓰기에 몰두하고, 좀 더 나은 글쓰기를 위해 고뇌한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 하지만 그녀들은 무엇을 위해 평생을 글쓰기에 바친단 말인가. 어떤 글을 만나고 싶어서 그토록 가난에 시달리고, 삶의 모든 것이 글쓰기를 향해 있는가.

 

 


 

 영인은 자신이 쓴 첫번째 소설을 들고 그녀의 롤모델인 J작가를 찾아간다. J작가가 그녀에게 준 첫번째 과제. " 설명을 하려 들지 말고 묘사를 하라." 묘사하는 것이 무엇인지, 글쓰기를 하는데 전문적인 트레이닝 없이 오로지 그녀는 가난하고 쓸쓸한 그녀의 인생이란 길 위에서 찾아 나선다. 생계를 이어가는 사투속에서 글쓰기에 대한 열망은 식지 않는다. 그녀가 늘 한심하게 여기는 김작가는 '글짓기 교실'을 열었고, 수많은 작품이 나와야 할 것 같은,말이 번지르르한 ' 글짓기 교실'은 아줌마들이 종이컵을 하나씩 들고 수다를 떠는 곳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누구도 찾을 것 같지 않은 그곳에 글쓰는 것에 관심 있다며 드나드는 걸 보면 우리 모두는 글쓰기에 중독자들이다.

 

 영인은 결혼한 남자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간다. 그곳에서 네일숍에서 일하며 '라이팅 클럽'을 만들게 되고, 회원모집 글을 보고 찾아든 다양한 사람들과의 하루를 보내게 되는데...... 나이많은 사람, 나이 어린 사람, 장애인, 건축가 등등 각기 다른 직업의 혹은 위치의 사람들 모두 글쓰기라는 공통된 관심사로 ' 라이팅 클럽'을 찾아들었다. 미국에서도 글쓰기 열정이 다른 것은 아니였다.

 

 책의 후반에 김작가가 뇌종양으로 병원에 입원한다. 정신줄이 깜빡거리고, 반복되는 경련에 영인을 두렵게 하였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김작가는 병상에서도 끊임없이 글을 썼다. 정말이지 글쓰기에 빠지면 미쳐야만 하는 것처럼 김작가는 글쓰기에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 영인의 생모이지만 모성애라고는 찾아 볼 수 없었던 김작가. 영인에게는 계모보다 못한 친엄마 김작가, 그녀는 영인의 영원한 멘토였던 것이다. 김작가의 영향이였는지 알 수는 없지만 힘든 미국생활 속에서 놓치 않았던 책 <돈키호테>와 글쓰기는 하루하루의 삶을 완성하는 원동력이였다. 결국 그녀는 네일 아트스트일을 했어도 평생의 직업은 ' 글쓰기'였던 것이다.

 

 

왜 난 생리 현상의 흐름조차도 모두 다 글쓰기와 연관이 되고 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Page 238 중에서)

 

 

 



 

 

 영인이 평생을 글쓰기를 위해 보내면서도 자신이 쓴 글을 들여다보고는 외친다. " 이런 쓰레기들......" 만족스러운 단 하나의 문장을 위해 작가들은 얼마나 많은 실패를 경험했을까?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이 책  <라이팅 클럽>을 쓰기위해 작가 강영숙은 얼마나 고뇌하고 노력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을까. 그러나 이렇게 힘든 글쓰기를 멈출 수 없는 것은 무엇을 위한 것인지, 글쓰기는 작가 강영숙을 포함한 수많은 작가들 그리고 글쓰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나 또한 왜 책읽기를 멈추지 못하고 오늘도 이렇게 서평을 쓰고 있는 것인지.  <라이팅 클럽>은 무던하게 글쓰는 것에 몰두해오던 많은 사람들에게 질문한다.

 

 내가 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단 한사람일지라도 그 단 한사람이 있기에 나의 글쓰기는 멈출 수 없을 것이고, 그 글쓰는 것이 마침내 행복에 다다르는 것이며, 또다른 글쓰기를 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글쓰기를 하는 우리들은 같은 글이라도 좀 더 ' 좋은' 글을 얻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노력한다. <라이팅 클럽> 을 읽고 난 지금, 오늘도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책들에게 경건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들이 그 단 한권을 위해 쏟아부은 열정과 시간에 박수를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세이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10월에 리스트 작성한 것 중에 한권도 온 건 없지요.  

산티아고 가는 길과 스님의 주례사.. 사실 스님의 주례사는 무척 보고 싶었던 책이기도 해요^^ 

 

자 그럼 다음 페이퍼 준비~! 11월 도서 리스트 뽑아볼까요? 

 

1. 문학 부문 - 기행문 / 답사기  

 

 문인들의 흔적을 찾아 나서는 문학 기행 수필집. 

 

60여명의 문인들의 발자취를 찾아 나서는  서울 거리  

성북동, 정동, 청계천, 인사동 ~~~~~선유도까지.. 

 7개로 나뉜 길을 소개하는 저자...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2. 문학 부문 - 에세이 / 산문집 

 

 

 

정말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책 표지부터 엄청 끌린다.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행복을 얻으려면 고생이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인지.. 

 

그의 이야기가 듣고 싶다. 

 

 

 

사는게 참 행복하다. 

 

이 책의 제목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같다. 

행복이 뭐 있나? 화려한 차와 화려한 집 그리고 화려한 보석까지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그런 것들이 없어도 

내가 살 집이 있고 내가 먹을 음식이 있는 곳이라면...시골이라도 괜찮다. 

시골의 이야기 정말 정말 듣고 싶다~~ 꼭 읽고 싶은 책!!!!! 

 

 

 

 여행이 사람에게 주는 무한 감동과, 생생한 깨달음은 무시할 수가 없다.  

 

천년동안 백만마일..길 위에서 얻는 그 무언가를 글로 전해받고 싶다 

 

 

 

 

북아트를 하던 그녀가 사긴과 글로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북아트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겐 희소식과도 같고, 나와 다른 분야를 달리는 그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도 된다.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에서 나에게 맞는 무언가를 얻어 낼 수만 있다면 책을 읽는 기쁨을 모두 알게 된 것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이상 다섯권을 뽑아 보았어요. 11월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손꼽아 보질 못했네요. 11월에 신간이 눈에 띄는데 12월 페이퍼에 더 담아봐야 겠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음의 춤 - 시몬느 드 보부아르
시몬느 드 보부아르 지음, 성유보 옮김 / 한빛문화사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인간의 삶 자체는 모순이다.

 

 시몬느 드 보부아르는 20세기 프랑스 지성을 대표하는 실존주의 인물 중 하나이다. 그 시대 또다른 인물 사르트르와의 인연이 깊은 그녀는 1964년 원제 : 아주 편안한 죽음 이란 제목으로 이 책을 출간했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 책을 발간했던 그때 사르트르가 노벨문학상 수상을 거부하여 화제가 된 해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죽음의 춤>은 보부아르의 소설 중 가장 의식이 순화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한다. 발표당시 그녀 나이 56세. 이 작품으로 그녀는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표현이 어려웠던 삶에 대한 부분을 담담한 듯 때론 슬픈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어머니의 죽음을 바라보는 딸의 시선으로 그려낸 이 자전적 소설 <죽음의 춤>은 이미 암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를 1년 6개월이란 시간동안 지켜본 나에게 의미있게 다가왔다. 그리고 책을 읽어가기가 조금은 힘겨웠다.

 

 

 

 

  암으로 투병중이던 엄마를 곁에서 무려 1년 6개월이나 지켜봤다. 그러나 나는 그 힘겹고 외로운 죽음과의 싸움에서 헐떡이던 엄마를 보지 못하고 성숙하지 못한 감정을 드러내보이며, 왜, '내 엄마이니까'라는 상념에 횡포를 부려댄걸까...... 보부아르가 엄마를 떠나보내면서 엄마와 함께 맞줄을 잡은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할때 나는 왜 우리 엄마의 맞은편에서 연신 줄을 잡아 당기는 죽음을 인식하지 못했을까. 섬뜻하다. 내 앞에서 찢어지게 웃음을 흘기는 그 죽음이, 줄다리기에서 당연히 승리할 것이라는 강렬한 눈빛을 쏘아대면서 엄마의 목숨줄을 잡아당기는 장면이 상상이 되니 섬뜻하고 오싹하다. 불 보듯 뻔한 줄다리기에서 끌려가지 않으려고 앙상하게 말라 힘도 없는 두 다리에 힘을 싣고 사투한 엄마의 고독을 나는 너무 늦은 후에야 알게 되었다.

 

 



 

 소장에 있던 암덩어리를 제거했으나, 의학기술이 지금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그 당시, 보부아르의 어머니는 살고자 하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찌르는 듯한 통증엔 장사없다고, 의사들이 처방하는 모르핀은 한줄기 빛이였다. 보부아르는 엄마의 고통이 섞인 신음소리가 얼마나 괴로웠을까? 모르핀을 맞아도 그치지 않자, 약을 더 요구했지만 나는 안다. 모르핀의 부작용을......호흡수가 떨어지고 심장을 멎게 할 수도 있다. 그런 부작용 때문에 일정용량 이상은 줄 수 없다는 말을 할 수 밖에 없는 의료진. ' 그들은 도대체 무엇을 바라고 있단 말인가?' 장이 마비될 수 있으니 더이상의 모르핀 처방은 불가능하다! 그렇다. 병원에 근무할때 호스피스 환자를 상대로 느낀 나의 딜레마였다. 아직도 나는 갈등한다. 어떤 것이 더 나은 선택인지..... 고통을 줄여주는 방법과, 남은 생을 더 연장하는 것. 그 어떤 것도 나는 선택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보호자가 원하는 방향이 정답일 수도 없다.







 

 삶엔 죽음이 포함되어 있다. 그 죽음은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의 종착점이란 것이다. 그럼 내가 하루하루를 힘차게 살겠다고 다짐하는 오늘이, 바로 죽음을 향하는 걸음걸음이란 결론이다. 고로 나는 이 하루를 살 필요가 없다? 어차피 죽으니까...... 이런 결론은 분명 어딜봐도 틀림이 없다. 그러나 나는 매일매일을 어제보다는 더 나은 방향으로 설계하고 살아가고 있다. 살기위해 태어났으니까, 그리고 죽기 위해 살아가니까......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내 삶은 어쩔 수 없는, 그리고 무조건적인 행보다. 철저히 고독하고 완전한 외톨이다.

 

 

 보부아르의 어머니는 자신을 구덩이에 빠지도록 놔두지 말라고 말했다. 자신을 위해 옆에 있어 달라고 당부했다. 자신을 짐승과도 같은 의료인들에게 맡기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다. 죽음과의 줄다리기에서 지지 않으려고 하는 그 희망이 책을 읽는 나를 더 가슴 아프게 했다. 그녀의 엄마는 잠만 자다가 보내버린 하루를 살아가지 못한 날이라고 말한다. 잠을 잔 그 하루는 살지 않은 하루다.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결국엔 찾아오게 될 죽음은 그녀의 말처럼 폭력이다. 죽음은 약속을 하지 않는다. 그냥 무턱대고 느닷없이 찾아오는 법이다. 그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현명할까? 보부아르는 이 책을 통해 고독한 죽음과, 죽음을 기다리는 인간과 그를 지켜보는 인간과의 공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딴은, 우리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자연사란 없다.

인간에게 닥쳐오는 어떤 일도 결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 인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야말로. 세상에 그들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은 죽는다.

그러나 개인에게 자신의 죽음은 하나의 돌발사건이다.

죽음은, 그가 인식하고 받아들인다 할지라도 무엇으로든 정당화 할 수 없는 폭력이다.

 

(page. 195)

 

 

 

 '인생은 모 아니면 도! 두판지기다.' 라는 말로 자신의 암 소식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던 엄마가 생각난다. 등뒤에선 시뻘건 눈으로 세상을 욕하며 ' 왜 하필......'이라는 말을 욕처럼 내지르던 나는 인생에 순리가 어디있냐며 엄마의 죽음을 거부했다. 내가 거부한다고 오지 않을 엄마의 종말은 아니였지만 그건 아마 발악이라도 해야 나중에 나를 위해 위안거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겉치레식 행위였을런지도 모른다. 엄마는 나의 소유물이 아니였는데, 억지로 몸에 좋다는 것 먹이고, 먹고 싶은 음식 멀리하면서 그렇게 조금씩 조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차오르는 가쁜 숨을 편안하다, 편안하다 반복하던 바짝 마른 입술이 기억난다. 무척이나 힘겹고, 외로웠을 그 싸움을 언젠가 나도 겪게 될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죽음은 찾아온다. 나는 앞으로 죽음에 대한 입장을 달리 해 보고 싶다. 희망을 가졌으나 그 꿈은 찢어지고 말았다는 글로 마무리 지은 보부아르의 생각엔 반대한다. 난 결코 희망은 놓지 않을런다. 희망이 있어 내일 죽을 지라도 오늘은 분명 밝을 테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