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삭 사사삭 - 바람이 실어다 준 노래 저학년을 위한 마음상자 6
바바라 산투치 지음, 글마음을 낚는 어부 옮김, 로이드 블룸 그림 / 예꿈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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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음을 여는 세계명작 - 북아메리카 편  ㅣ 사사삭 사사삭  ㅣ  도서출판 예꿈

 

 

 

 여러분들은 할아버지에게서 받은 그 무엇이 있으신가요?

 

할아버지는 집안의 장손이신 아버지와 자연히 맏며느리가 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손주를 많이 기다리셨다고 해요. 그리고 결혼 2~3년만에 낳은 아이, 바로 저의 친언니였습니다. 어머니는 할아버지에게 죄스러운 마음이 앞섰데요. 늦게 가진 자식인데 아들부터 낳아줬음 엄마도 마음 편했을텐데 하고 말이죠. 그러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손녀를 그 누구보다도 이뻐하셨다고 합니다. 뒤이어 태어난 아이 역시 딸. 미역국을 목으로 넘기는 것 조차 기운빠지는 일였다고 하나, 역시 할아버지께서는 누구보다도 기뻐해 주셨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남동생이 태어났어요. 할아버지는 우리 자매에게 평등을 가르쳐주셨고, 예절을 말씀하셨습니다. 먼저 베풀면 반드시 돌아오게 되어 있다는 말씀도 해 주셨지요.

 

<사사삭 사사삭>에서 만난 안나의 할아버지는 안나에게 옥수수 밭에서 바람이 실어다 준 노래를 들려줍니다. 수확이 다 되어 마주하는 옥수숫대는 늘씬한 키와 진한 갈색의 수염을 내보이는 옥수수알통배기를 자랑하듯 서 있어요. 바람이 휘익하고 들판을 쓸며 달려올때 옥수수밭의 옥수수잎들이 바람에 몸을 기대듯 사사삭 거리는 소리를 들어본 기억이 납니다.

 

 

 



 

" 옥수수 밭이 노래를 부르는구나."

 

" 에이, 할아버지. 옥수수 밭이 어떻게 노래를 불러요? "

 

" 아냐, 잘 들어봐. 바람이 노래를 실어다 준단다. "

 

 

 

안나의 할아버지는 귀 옆에 손을 대고 손가락을 동그랗게 모은 뒤 조용히 들어보라고 합니다.

 

안나는 드디어 바람이 실어다 준 노래소리를 들었습니다. ' 사사삭 사사삭 '

 

 



 

 

옥수수 하나를 따서 옥수수 낟알을 떼어낸 할아버지는 쌈지에 담아서 안나에게 줍니다.

 

잘 보관해뒀다가 내년 봄에 심을 것을 부탁합니다.

 

 " 할아버지가 네게 주는 선물이란다. "

 

 



 

 

몸이 좋지 않던 할아버지는 끝내 봄을 맞이하지 못하고 돌아가시게 되고 
안나는 할아버지를 잃은 슾픔에 빠지죠.

 

그렇게 어김없이 봄은 찾아오고 안나네 옥수수 농장도 분주해집니다.

 

씨를 뿌리는 시기가 왔으나, 안나는 할아버지가 준 쌈지 속 옥수수알을 심지 못했습니다.

 

 

 



 

 

엄마는 안나에게 할아버지와 약속한 그 옥수수 알을 왜 심지 않느냐고 물어봅니다.

 

" 이걸 땅에 묻으면 영원히 사라져 버릴 텐데요. "

 

안나는 땅에 심어버리면 할아버지가 남긴 그것을 
다시는 만지지도 보지도 못할 거라고 말합니다.

 

엄마는 그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모양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말해요.

 

모양이 달라지는데, 해님이 도와주고 비도 도와줄 것이라는 말을 해 줍니다.

 

 

그리고 안나는 옥수수알을 모두 심게 됩니다.

 

 

 



 

 

싹이 나는 걸 지켜보는 안나, 결국 옥수수대는 비와 해님에게 도움받고, 
안나와 어머니의 보살핌속에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비를 한껏 맞은 옥수수대는 안나의 키보다 커진
 8월을 거쳐 지글지글 탕오르는 해님도 이겨냅니다.

 

그리고 10월 옥수수 수확철을 맞이합니다. 
( 옥수수는 자연속에서 자연의 도움을 받습니다.)

 

 

 



 

 

 

옥수숫대에서 옥수수하나를 따서 알을 떼어내는 안나. 
그 알을 쌈지에 담고는 내년 봄에 심을 것을 기약합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집중하면서 할아버지와 함께 들었던 
바람이 실어다 주는 노래를 듣게 됩니다.

 

 

 



 

 

 

씨앗을 땅에 심으면 사라질까봐 걱정했던 안나.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합니다.

 

" 이제는 알아요. 사라지는 게 아니라 새롭게 태어난다는 것을요.."

 

 

 

 

 

 

 

 

 안나의 할아버지가 안나에게 물려준 유산은 바로 굴렁쇠처럼 계속적으로 이어져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입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엄마 혹은 가족들과 함께하는 놀이로 세상을 배워가지요. 있다 없다를 시작으로 엄마와 떨어지는 일도 연습하고, 병아리를 키우다가 병아리의 죽음을 맞이하기도 하고, 작은 어항에서 키우던 이쁜 물고기들이 사실은 고향이 바다임을 알게되고, 동물의 변은 흙으로 흡수되어 좋은 영양으로 변모하는 그 모든 흐름을 알아가게 됩니다. 변이 만들어낸 영양제로 미옥한 땅이 이루어지고 그 위에서 자라나는 식물들. 그 식물의 열매를 먹는 동물들과 우리들은 자연에게서 얻고, 또 자연에게 돌려줍니다. 그 어떤 것이든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가는 긴 여정이 바로 우리 인간의 삶이 아닐까 합니다.

 

 할아버지가 남기신 유산! 비록 실제로 보여지는 모습은 옥수수알에 불과할지라도, 그 큰 뜻은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가르침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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