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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대탈출 - 감성키우기 ㅣ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7
홍찬주 글.그림 / 노란돼지 / 2010년 11월
평점 :
동물원이라는 곳에 동물대신 인간이 창살안에 갖혀 있다면...... 구경가시겠습니까?
동물이 동물을 구경한다. 우리들은 동물원에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기분나면 색색의 풍선도 장식품처럼 달고 다니면서, 그 무엇인가를 향해 열심히 삿대질한다. 동물원 창살 속 갖혀 지내는 동물들에게 말이다. 호랑이, 곰, 사슴, 원숭이, 코끼리, 뱀, 펭귄 등등 세상의 수많은, 그리고 다양한 지역의 동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임금님이 늘상 받아들던 수랏상이란......전국 각지의 진미들로 차려진 그 누군가의 노고인 것처럼, 동물원의 동물들은 삿대질해대는 우리 인간들에게 받혀진 수랏상 위이 진미들이다.
동물을 가둬두고 구경가는 우리들에게 과연 그럴 권리가 있을까? 물론, 드넓은 세상을 마음대로 다니면 좋겠지만 다들 여의치않고 게다가 경비도 만만치 않으며, 지구 한바퀴 돌려면 평생을 허비할 지도 모른다. 지구상에 사는 동물을 보려고 지구를 돌돌 돌아다니는 것은 바보같은 짓일지도 모른다. 동물원가면 되니까...... 아이들은 책으로 동물을 만나다가 실제로 그 주인공을 만나면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어설픈 발음으로 엄마에게 ' 꼬끼이~~" 라고 말할땐 엄마 아빠의 표정이 이루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밝아지는데, 그 기쁨을 자주 느끼고 싶어 주말이면 동물원을 찾아든다.
그 우리안에 우리 아이들이 갖혀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 안에서 성인으로 장성할 때까지 식사를 넣어주고, 똥오줌을 받아주는 사육사들....... 나 모르게 내 아이를 누군가 그물망으로 덮쳐서 물건너 바다건너 어느 인간원 ( 동물원이라고 말할 순 없겠다)에다가 넣어두고 누군가 구경가서 삿대질한다면...... 아~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과연 우리가 동물원에 동물들을 넣어둘 권리가 있는가? 그들의 자유란 인간의 발아래에서는 제한되어지는 그런 자유였던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그림책 노란돼지 출판 『코끼리 대탈출 』을 만났다.
<내용 살펴보기 >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07 - 감성키우기
『코끼리 대탈출 』
코가손 서커스단의 아기 코끼리들이 공굴리기 연습 중 새들이 날아들어
코끼리들이 깜짝 놀라 앞발을 높이 쳐들었고
당황한 서커스 단장은 잡고 있던 줄을 놓쳐버렸어요.
코끼리들이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어요!
" 서커스단으로 돌아가기 싫어."
코끼리들은 기왕 탈출한 김에 자신의 길을 가고 싶어했어요.
첫번째 코끼리는 미술관에 남아 그림을 그리기로 했어요.
(코로 잡은 붓놀림, 빈센트 반고흐의 기다란 코를 보니 기가막혀요^^)
두번째 코끼리는 자장면 집에 다다르자.
" 난 자장면 집 주인이 될 거야."
말하며, 남았어요.
( 코로 면을 말아쥐는 모습이 압권이예요.)
(코끼리들은 자기가 하고싶은 일이 분명히 있어요!)
세 번째 코끼리는 목적없이 떠돌다가 불이 켜진 집안으로 숨어들었어요
그 곳에서 마루라는 인간 친구를 만나게 된답니다.
마루는 세번째 코끼리(코코)를 위해 음식을 갖다주고, 목욕놀이도 하면서 지냈어요.
" 엄마 아빠가 너무나 보고 싶어.
내게 날개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날아갈 텐데...."
눈물을 쏟으려는 코코를 보면서 마루 역시 마음이 아팠어요.
마루는 그 뒤로 나는 것에 대해서 박사처럼 알아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코코와 마루는 언덕에 올라 풍선을 매달고 나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마루는 코코의 발에 있는 쇠발찌를 벗겨주고,
나는 연습을 하다가 드디어 성공하게 됩니다.
미술관, 자장면 집 코끼리는 다시 붙잡혀서 서커스단으로 돌아갔지만, 코코는?
코끼리가 하늘을 나는 것을 본 사람이 있고,
아주 커다란 발찌를 언덕 위에서 주운 사람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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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는 그토록 가고 싶어 하던 아프리카에 잘 갔겠지요?
코끼리의 넓은 귀로 날아서 아프리카에 간다......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코끼리는 육중한 몸을 귀의 날개짓으로 떠오르게 했지만, 코코는 분명 인간친구 마루의 도움을 받았다. 코코에겐 마루... 즉, 인간이 적이다. 그러나 코코는 적인 인간의 도움으로 아프리카로 되돌아간다. 결국 우리 인간이 얽어맨 실타래는 우리 인간 스스로가 풀어야 할 문제다. 얽어맨 실타래는 당사자가 푸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쉬운 방법이다.
아직 어린 우리 아이들은 그저 " 꼬끼이~~" 를 연발하면서 본다지만, 단순 그림책이 아닌 우리의 만행을 되돌아보게 하는 노란돼지의 질책이다. 얼마전 읽은 <초록눈 코끼리>란 청소년 소설책이 생각난다. 아프리카의 길잡이 초록눈을 가진 코끼리를 아프리카로 돌려보내기 위한 어린 소년의 노력. 인간의 만행을 알지만, 코끼리는 인간의 도움을 얻어 아프리카로 돌아가는 이야기였다. 동물원에 가둬 둔 그들이 인간의 언어를 모른다고 그들을 무시해선 안된다. 지구상의 고등동물이라 자부하는 인간이라면, 그 소리에 귀 귀울여 볼 필요가 있다. 과연 그들의 삶을 우리가 통치할 권리가 있는 것인지...『코끼리 대탈출 』을 통해서 아이와 함께 하는 눈으로 깨닫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