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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의 추구 - 하버드대 최고의 행복 강의
탈 벤 샤하르 지음, 노혜숙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하버드대 교수 탈 벤 - 샤하르의 행복한 강의 <완벽의 추구>를 읽은 지금 나는 산속의 큰 나무들 사이에서 해를 드문드문 받아 웃자란 어느 풀처럼 실속없게 커버린 나를 싹뚝 자르고 새로이 시작하고 싶다는 다짐을 했다. 가능하다면 뿌리째 파버리고 키 큰 나무들 사이에서 경쟁하는 풀이 되지 말고 넓은 들로 나오고 싶을 지경이다. 나는 그저 키가 큰 그 나무들을 닮고 싶었다. 억지로 비집고 들어가봐야 나는 풀이거늘...... 억지스러운 목표를 정해놓고 살았지 않나 싶다. 드문드문 드는 해를 볼려고 키만 커가는 나였음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는 책인거 같다.

집에서는 둘째딸로 태어나 나 스스로가 옳다고 생각되는 것은 의견을 굽히지 않는 대같은 성격이였다. 부모님은 그런 나를 늘 타일렀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타이틀로 땍땍거리는 나를 지켜봐주시곤 했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책을 접하게 되면서 남의 말을 들을 줄 아는 소통을 배웠고, 나를 단련해 나갔다. 그러나 덕분에 나는 완벽주의를 지향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19살 대입을 치르고 부모님은 사회생활을 하기 전 아르바이트라는 좋은 건널목이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나는 아르바이트에 뛰어들었다. 페스트푸드점,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 자신을 소개하는 그 짧은 시간에 딱딱하게 굳은 얼굴이 움직이지 않아, 결국 나는 낙방했다. 내 인생에서 첫 낙방이였다. 하찮아보이는 이 일에 나는 심한 실망감을 느꼈다. 그것은 패배감이였다. 나와 함께 면접을 본 친구는 붙었는데 나만 떨어지다니.....라는 생각에 용납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똑같은 그곳에 도전했다. 그리곤 합격했다. 합격하기 위해 억지웃음을 지어보이며 면접을 봤지만, 이번에 떨어뜨리면 폭발해버릴꺼다라는 표정을 비장하게 보여주면서 협박했던거 같기도 하다.
이 작은 일에도 실패를 맞보는 것을 두려워하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던 걸 생각하니 우습지만, 나는 아주 사소한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완벽함을 사랑했다. 직장에서도 완벽할려고 하는 내가 힘겨워 후배들은 앓는 소리를 해대곤 했는데, 나 스스로도 그러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말로 달랬다. 그러나 완벽을 추구하려고 노력하다보면 실패를 할까봐 두려운 마음에 더 긴장하게 되고 일이 잘못되면 하루종일 아무것도 되지 않았다. 실패가 두려워 내가 가능한 목표만 세우고, 실패하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실패를 극도로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 실패를 하지 않으면 배울 수 없다. ( page. 14)

불행한 완벽주의자 와 행복한 최적주의자 사이에서 나는 어느쪽인가?
둘 사이에서 추구하는 최종 목표가 같다면 과연 이 둘 사이에서 차이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목표달성 과정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완벽주의에게 실패란 없다. 성공으로 가는 길에 실패가 없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적주의자는 최종 목표지점까지 가는 길이 험난할 수도 있고, 장매물을 만날 수도 있으며 지름길을 만날 수 있음을 인정한다. 그러므로 최적주의자가 만나는 실패는 목표지점으로 가는 길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하나의 행보다. 인생은 그래서 굽이굽이 흘러가는 물이라고 말하는가 보다.
완벽주의자의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접근방식이 결국은 자신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저자는 하버드대에서 강의할 때 학생들에게 실패를 더 많이 해 보라고 한다. 그것은 실패를 많이 경험한다는 것이 바로 도전을 자주 시도한다는 말이 될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그 실패를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실패에서 얻을 수 있는 배움을 얻지 못하는 것이 바로 완벽주의자다.

행복한 척 하지 말라.
" 예전에는 소녀들이 부끄러울 때 얼굴을 붉히곤 했는데 지금은 얼굴이 붉어지면 부끄러워한다." (Page. 288)
병원에서 근무할때 한 환자가 입원했다. 그 환자의 병은 외과적 질병이였으나, 그녀의 병력에 모두들 주목했다. 우울증. 메이져급이였다. 우울증으로 인해 외과적 수술후 회복이 더딜 수도 있으며 급기야 병원 옥상으로 올라가는 이도 있다. 자살하는 이도 있기에...... 우리는 특별히 주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우울증이라곤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명랑했다. 늘 친절했고, 깔끔했으며 모든 병원에서의 규칙을 철저하게 지켜나갔다. 하지만 수술 후 그녀는 자괴감에 시달리며 치료를 거부했고, 결국 다른 병원으로(정신과병동이 있는)이송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완벽주의자가 아니였나 싶다. 오히려 그것이 그녀의 정신을 황폐하게 만들었고, 우울증에 시달리게 한건 아니였을까.......
긍정적인 감정만 느끼는 ’환벽한’ 삶을 살 수 없다. 고통스러운 감정, 실패, 두려움등을 거부할수록 완벽한 삶을 이루어내야 한다는 것 자체가 고통이 될 것이다. 인간이 행복감만 느낄 수 있는 동물이라면 이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아마도 멸종할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 모든 감정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저자의 말처럼 거부하지 말고 용기내어 받아들여야 한다. 분명 그 크기가 작은 것일지라도 성공이라는 것을 이룩해내고 그에 따른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실패 뒤에 무조건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실패가 성공에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마음속의 지옥을 피하려고 하면 마음속 천국에서도 멀어진다." - by 에이브러햄 매슬로 (Page. 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