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얼굴이 더 빨갛다
김시민 지음, 이상열 그림 / 리잼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동시집으로 아름다운 수묵담채화가 어우러져 동시의 매력을 한껏 띄운다.
요즘 부쩍 동양적인 것들의 매력에 빠져 있다. 그림도 시도 너무 아름답다.
동시에는 가족에 대한, 어른들에 대한, 학교생활에 대한 아이들의 시선이 잘 담겨있다.
요즘 아이들은 흙과 모래보다는 아스팔트, 콘크리트 소재가 주위에 더 익숙하고
친구가 어울리는 존재가 아닌 찍어 눌러 내가 밟고 올라서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기에
정서가 메마르고 그 옛날 어른분들과 공감대 형성이 잘 안되리라 생각한다.
육아와 교육은 거의 한국에서는 엄마가 전담하고 있어서
엄마들은 실제로 마음의 여유가 없고, 아이들을 달달 볶는 편인 듯 하다.
그러나 아빠들의 경우는 대개 아이들에게 우호적이고
격무에 시달리느라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길지 않아서
어떻게 아이와 보내야 할지 적잖이 어색해 하지는 않나 싶다.
그렇지만 아빠도 하나의 인간이며 실수할 수 있고, 추억거리가 있음을...
아이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속에서 진한 정이 오가지 않나 생각해 보았다.
세상은 위험하고 어두운 곳이지만 그건 아이들이 이다음에 체득해도 되지 않나 싶다.
너무 어린나이부터 세상을 경계하고 사람을 두려워하게끔 가르쳐야 하는 상황이
그리 건전한 사회가 아니지 싶었다.
예전에는 살기 어렵고 배가 고파서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많이들 하시는데
그래도 그분들에게는 돌아갈 고향, 추억할 꺼리가 있지만
요즘 우리 아이들의 경우 그 나이가 될 때 추억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
잠시 생각해 보아도 왠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
나의 경우, 내 아이들이 쌍둥이라서 친할아버지, 할머니 곁에서 지내고 있는데
사람과의 관계라는 것...맺을수록 오묘하고 내 아이들을 부모인 나만큼...
어떨 때는 나보다 더많이 사랑해 주시는 존재가 아이들 곁에 있다는 것이 부쩍 감사히 느껴진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가 느끼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이 잘 담겨 있는 후반부의 시들이 인상적이고
그분들이 들려주시는 옛이야기에 맏이로 태어나서 온가족의 첫정을 듬뿍 받았던 내 어린시절도 떠올라서
다양한 세대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동시집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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