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바우 나무에 새기는 사각의 시간 - 조각가 정상기의 글 이야기
정상기 지음 / 시디안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며 멋진 목각 작품들과 작가의 이야기를 동시에 누릴 수 있어서 뿌듯했다.
반복되는 직장생활과 아이들의 육아로 가까운 곳의 예술작품 관람도 쉽지 않아진 현실...
예술가분들이 책을 많이 내주셨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보게 되었다.
정말 다양한 느낌의 나무들...그리고 작가의 정교한 손놀임으로 인한 조각칼의 터치...
나무의 입장에서야 자연 그대로 인공의 힘이 들어가지 않은 상태가 좋으리라.
그렇지만, 예술혼이 담긴 나무는 그 자체로 또하나의 자연으로 다가왔다.
작품이 클로즈업되는 것과는 달리 작가분은 거의 흔들리거나 흐릿한 사진으로 제시된다.
굳이 그러실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말이다^^ 얼핏 뵈서 꽤 훈남이셨다^^ 자연인의 모습~!
작업실의 풍경이나 작품...그리고 그의 이야기에서 그의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외로움과 그리움은 현재 사랑하는 사람이 있건 없건 인간의 삶에 늘 존재하는 감정이리라.
세월을 느끼게 하는 나무의 단면...
나이테를 통해 나무가 겪었던 인고의 세월이 느껴지기도 하고...
만져보고 싶으리만큼 다양한 질감의 나무들...나무의 향도 진하게 풍길 것 같다.
정말 그림의 떡인 채로 존재하는 작품들이라 아쉬움이 남지만
요즘 사람들의 시선을 한번에 사로잡을 수 있도록 색을 칠하고 많은 변형을 가져오지 않아도
나무와 작가의 예술혼이 담긴 칼만으로도 멋진 작품이 될 수 있다.
어떤 작품은 크게 손길이 닿지 않아도 나무 자체만으로도 멋스러워 보였다.
우리들에게 모든 것을 제공하는 나무...열매로, 땔감으로, 또는 종이로 변화하며
더울 때는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고, 뿌리로 든든히 버텨 산이 무너지지 않게 해주는...
의외로 우리 주변에 정말 가까이 살아숨쉬며
우리 인간의 삶을 무심한 듯 내려다 보고 있는 나무들에게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는 추억이 되었지만
어린 시절 미술시간에 다양한 모양의 조각칼을 쥐고
이리 저리 비누도 깎아보고, 고무도 깎아 보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작가의 다양한 작품세계 뿐만이 아니라 작가의 삶 전체를 넓게 포용해 줄 수 있는 분...
작가가 너무나 갈구하는 그 분도 가까운 시일내에 작가님의 곁에 계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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