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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은 문 밖에 있다 -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일상 속 마이크로 어드벤처
앨러스테어 험프리스 지음, 김병훈 옮김 / 윌북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모험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정신 이며 편안한 영역에서 벗어나는 행동이다. 편안한 일상에서의 벗어남, 일상을 탈출하고픈 생각은 있으면서도 늘 마음 속의 생각으로만 남는 당신에게 이 책은, 당장 엉덩이를 떼라고, 실천하라고 말 하고 있다.
마이크로 어드벤처는 모험의 대용품은 아니란다. 진짜 모험이고 집 근처에서 할 수 있는 작은 모험으로 이루어져 있다.
책에는 온통, 이런 작은 모험으로 가득 차 있다. 금방 해 볼 수 있는, 하룻밤 정도에서 할 수 있는, 또 몇 날 며칠을 계획해서 실컷 푹 빠져 볼 수 있는 모험에 이르기까지 수준과 소요 시간과 난이도 까지도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시간이 없어서, 바빠서, 돈이 없어서 못 가고 있는, 모험을 즐기고픈 이들을 위한 게으른 변명은 사절이란다.
작게 시작해서 성과를 얻는 것이니 만큼 일단 실행을 하고, 시작하자, 이번에야 말로, 라고 강조하고 있다.
모험가이자 아웃도어 작가인 저자가 직접 몸으로 실행해 보이고 있는 이 책에는 이불과 베개가 필요한 비박에서부터 막다른 길까지 작고 큰 모험들이 기다리고 있다. 퇴근 후 부터 출근 전까지의 짧은 여행은 사실 생각할 수 없었던 종류였기도 하다. 우리는 너무 피곤하고 긴, 지루한 일상 속에서 묶여 지내는 생활 속 직장인들이므로 생각조차도 막혀 지내고 있었던 것이었는지 모르겠다.
긴 하루를 마치고 그 날 저녁에 바로 어디론가로 탈출한다, 그 다음 출근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너무 무리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있지만 큰 움직임과 동선을 요하는 것은 없다. 또 우리 조건에 맞는 활동을 선택해 볼 수도 있으니까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지 싶다. 꿈 같은 계획만은 아니라는 이야기 이다.
각 종목마다 장소, 소요시간, 난이도, 필요장비가 꼭 기록되어 있어서 이대로 따라해 보고 싶은 독자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다.
저자는 영국의 장소 곳곳을 탐험하고 모험에 나섰던 것을 보여주고 있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의 곳곳을, 역사를 찾아서, 7번 국도를 따라, 해안가 마을만을 탐방 한다는 것과 같은 주제를 정해 놓고, 한 가지 목적으로 만들어진 주제아래 정해진 길을 따라 방황을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 봄직도 하다.
가벼운 걷기, 비박 정도는 독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전국적으로 불어오는 캠핑의 열기가 바로 그것을 즐길 준비가 다 된 신호가 아닐까? 자연 속에서의 사람들과의 어울림, 텐트를 치고 캠핑 요리를 즐기는 분위기가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분위기를 본다면 말이다. 가까운 생태 공원에서의 작은 머뭄 조차도 마이크로 어드벤처의 한 방편이 아닌가. 그런데, 이 책에서 소개해서 보여주는 대륙 횡단, 무인 해변에서의 하룻밤, 황야 탐험 같은 것은 규모적으로도 적지 않고 마치 생존 게임이나 생존 대결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섬 일주라든지 레프팅, 고속도로 따라가며 걷기 같은 것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한 비야의 책, 걷기 여행에 관한 책도 나왔었고 경남 산청에서 레프팅을 즐기는 사람들, 남도섬 일주에 관한 각종 책들을 접할 수 있었던지라 우리에게도 흔한 종류의 모험이라 할 수 있다.
한편,작가가 소개해 준 모험 중에 24시간 산악 자전거 레이스는 상상 초월이었다.
4명이 한 조로 15시간 동안 어둠 속에서 달리는, 봅슬레이 통로처럼 매끄러운 얼음으로 이뤄진 길을 자전거로 달리는 대회는 사진으로 보여준 그것 만으로도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위험천만해서 우리나라에서는 엄두도 못 낼 대회 같았다. 그러나 스릴과 그 성취감은 어디에도 비할 바가 없을 것 같기도 했다.
늙어가고 있다는 이유로, 한편으로는 세월의 힘에 짓눌리고 스트레스로 지쳐 버려서 잃어가고 있던 모험에의 갈구는 이 책을 보면서 조금씩 불이 켜지려는 것을 살며시 느낄 수 있었다. 지나간 시간 속의 작은 시도들, 먼 거리도 불사하면서 행동과 실천에 의미를 두어가며 움직여 보았던 그 작은 시도들은 오늘 날, 그런 것들이 바로 마이크로 어드벤처라는 이름으로 마음 속에 추억으로 남길 수 있었음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 때로는 길을 잃기도 했었고 생각지도 못했던 당황스러움도 있었지만 예상치도 못했던 별빛들을 즐길 수 있었고, 계획에 없었던 성과도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들 이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중요한 것은 마음 먹기에 달린 것, 이 책을 읽으며 마음이 들썩이며 요동 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독자라면 몇 가지 해 낼 수 있을 것 같다. 책꽂이에만 꽂아두지 않는, 나 만의 모험 속에 하나 씩 추가 할 수 있는 행동력부터 구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책이다.
독자가 움직일 때다, 자신만의 작은 모험, 지금 시작할 때, 라고 저자는 책을 통해 용기를 북돋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