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코 서점 북스토리 재팬 클래식 플러스 4
슈카와 미나토 지음, 박영난 옮김 / 북스토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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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코 서점은 참 기묘하고 흥미로운 책이다.

한 번 듣거나 보면 좀체로 잊어 버리지 않게 되는 것이 바로 무서운, 오싹한 공포물이어서 공포 영화는 절대 보려 들지 않는 타입인 나로서는 책도 두말 할 것도 없이 가까이 하지 않는 쟝르가 바로 공포스럽게 하는 종류의 것이다. 만약 사치코 서점을 읽기 전에 어떤 힌트로써 책 내용이 기묘하고 귀신 등장 이야기로 이어진다, 라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아마도 읽을 목록에서 빠지고 영영, 영원히 손 대지도 않고 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해 보매 어이쿠, 만약 그랬었다면 이 재미있는 책을 읽지도 못하고, 읽을 생각도 않고 그대로 지나갔겠구나 싶으니 선입관을 주는 말을 미리 듣지 않았던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도 든다.

 

참 재미있었다, 그 만큼.

 

사치코 서점을 손에 들게 되었을 때는 단락 당 제목이 있어서 각기 다른 이야기들을 한 권으로 묶은 것이고 에세이류 정도로 생각을 했었다. 어허, 선입관이란....  전혀, 아니었다.

 

사치코 서점이 있는 동네에 이사를 오면서 알게 된 여러 가게들과 그 가게 주인들에게 얽혀 있는 사연들이 하나 씩 밝혀 지면서 이야기가 전개 되어지는 구조인데 한 편 당 한 사람의 주민이, 그 사람 입장에서, 그 만의 시각으로 바라 본 상황들이 재미있게 펼쳐지고 있다.

 

사치코 서점 이라는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주인을 구심점으로 두고 라면 가게 부부의 딱한 사정, 아이들만 데리고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마담의 이야기, 동생을 지극히 잘 보살피던 형의 사연, 사치코 서점에 있던 책을 사이에 두고 책갈피를 이용한 사랑 고백, 방 안으로 뛰어들던 고양이를 보살펴 준 만화가 지망생, 레코드 가게를 하고 있는 주인의 지난 날, 그리고 사치코 서점의 주인의 아내까지, 평범한 소시민들의 이야기였지만 공통적으로 등장했던 귀신의 존재감이란......  

 

미지의 저 세상 사람들이라 무서운 존재들과의 어울림은 그리 산뜻하고 기분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저 이유없이 무섭기만 한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되는건가, 라고 더욱 빠져들게 하는 흡인력이 강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었다. 귀신들 저마다 모두에게 이유없는 흩어짐이 아니었기에 더욱 감동에 이르게도 했던 것 같다.

 

이야기의 중심선에 놓여있던 사치코 서점의 주인도 비껴갈 수 없었던 사연이 있었으니..... 이것으로 결말을 장식하는 역할에 있어서도 톡톡히 한 자리를 차지했다.  죽은 사람들을 소재로 했던 영화, 브루스 윌리스 출연작 The Sixth sense 와 니콜 키드먼이 출연했던, 전쟁에 나갔던 남편이자 아버지를 기다리던 부인과 두 자녀, 그 영화들이 겹쳐 생각나며 오싹함 면 보다는 오히려 극적인 느낌마저 더 강하게 닿아왔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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