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파괴자들 - 학교를 배신하고 열정을 찾은
정선주 지음 / 프롬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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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대한 새로운 생각

 

:::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독자 대다수는 학교는 꼭 다녀야 한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은 모두 배우고 잘 해야 한다는 것을 한번도 의심해 보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상식이 자신의 창의력을 죽이고 재능을 펼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이 되었던 것도 모른채.. (16쪽)

 

 

학교 밖으로, 를 외치며 저자는 우리 대다수의 사람들의 생각 속에 자연스럽게, 당연하게 자리잡고 있는 학교에 관한 인식에, 어쩌면 새롭지 않을지도 모를, 학교 문제를 질문하고 있다.  이 책에 관심을 갖거나 읽어 보려고 손을 뻗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의식 속에는 이미 학교 교육에 대해 의심이나 환멸, 의문이 조금은 있어왔던 사람들일 것이다.

정형화 그 자체, 칠판에 써 놓은 정보나 지식을 노트에 베끼고 외우고 꼭 그만큼만 시험을 내고 맞추는, 어찌 보면 로봇 양성소와 같은 천편 일률적인 방식이 바로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 유학을 했거나 글자 깨나 읽었다던 지식인 이라는 사람이 선생이 되고 제자를 길러내면 그 고정적인 방식으로 그 다음 세대를 길러내는 그것으로 계속 이어 내려져 왔던 것이다. 그렇게 한 세대 뒤쳐져 있는 교육에 따라 가기 싫어도 발 맞추며 따라가 주어야 하는 구조, 언제까지 이렇게 이어져야 할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끊기지도 않을, 변하지도 않을 대열에서 이탈자가 보이고 있다.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던, 어린 학생들이 학교 시스템의 느린 구조와 집단 교육 방식에 맞추기를 거부하고 학교를 그만 다니게 된 사례들이 바로 그것이다. 수학, 과학, 언어 분야 혹은 창의력 부분에서 뛰어나고 독특한 사고를 지닌 학생들이 너무 많은 질문들을 학교에서 해 보았자 제대로 답을 구할 수도 없고, 늘 같은 방식에 흥미를 잃은 학교에 가지 않기로 결정을 했던 것이다.

 

우리 처럼 " 남들 하는 만큼, 남들 따라 해야"  하는 사회에서 대열 이탈의 문제는 두려움과 조바심 때문에라도 불안에 떨게 되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용감한 결단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좋은 현상 이라고 생각한다.

소수이긴 하나 이런 발전적인 결단은 앞으로도 계속 되어서 결국은 변화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옳지 않은 방법이었고 뻔한 결과를 보인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남들이 하고 있는데 어찌, 라고 하면서 할 수 없이 따라가는 경향,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 둘 시작해서 남다른 결과를 보이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라도 이 책, 학력 파괴자들의 출현은 좀 더 일찍 나왔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세상은 이미 그런 사람들이 많고 정형화된 틀 에서 벗어난, 남 따라 하지 않은 유별난 사람들이 꽤 된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졸업장을 가져서, 특정 직업군의 무리에 합류해서 꼭 그 길 만이 행복한 것 만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  기준은 내가 만든다.   (4 장  소제목)

 

자기 만의 삶을 완벽하게 스스로 설계해 나간 것 아닌가, 하는 설렘을 안겨준 소개였다.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다큐멘터리 감독 무어의 소개, 그 밖에 학교의 지루함을 못 견디고 뛰어 나와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갔던 사람들의 실예는 학교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도 보여준다. 어떤 면에 있어서는 반기를 든 셈이기도 한 것이다.

 

사회의 발전과 개혁을 위한 반기, 자기 주장을 하고자 하는 용기와 자신감이 꼭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 역사 속의 16 세기, 조광조 사건이 대표적으로 떠오른다. 젊고 영특한 인재의 개혁 의지는 기존 질서와 벽에 부딪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꺾이운다. 장벽이 너무나 높았다는 사실만 일깨울 뿐이다. 조광조 본인 조차도 옥 안에서 왜?, 라고 물으며 어리둥절해 했었다는 후문도 있었다 하니 반기와 강한 자기 주장에 대해 가히, 모난 돌 정 맞은 꼴 이 되었던 순간도 있었다.

 

이에 반해 무어 감독, 그야말로 종횡무진 했었던 모양새를 보여준다. 비리, 부패, 사회적인 문제의 고발을 언론 매체를 통해, 영화 제작을 통해 설쳐 대고 들쑤셔 대었음에도 그의 신변에는 무리가 없었다는 점에서 표현의 자유가 크게 작용했던, 자유의 힘을 느낀다. 우리나라에서 그랬다면 어떤 결과가, 어떤 사회적인 파장이 있었을까?  학원, 학교 공부를 강요하는 엄마를 죽이고 싶다는 시를 지었던 초등학생, 사회적 파장이 적지 않았었다. 그 아이는 시, 라는 문학적 도구로써 사회적인 고충과 애로점을 표현한 것으로도 볼 수 있었는데 윤리, 도덕, 가정 문제로까지 파고들어 가며 한 동안 그 가족들에게 따가운 시선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런, 남 과는 다른 시선, 다른 방식들을 돌봐 주고 고려해 볼 줄 아는 관중들의 시선도 아직은 틀 속에 박혀 있어서 똑바로 생각해 볼 줄 아는 정신에 이르는 길은 아직도 멀리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겠다.

 

수행하는 자, 바라 봐 주는 자, 모두 틀 속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저자는, <왜 중퇴자들을 주목하는가?> 에서 지금의 학교가 놓치고 있는 것과 미래에 무엇이 필요할 것인가를 고찰하게 했다.

세계의 유명한 중퇴자들을 통해서 오늘의 우리가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할 부분 중의 하나로써  <학력파괴자들>의 일독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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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도 당당하게 빚 많아도 떳떳하게 - 갈수록 가난해지는 99%의 빈곤 탈출 경제학
김철수 지음 / 밥북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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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는 국가 기관인 중앙 은행이 화폐를 발행한다.

     정부가 국회의 의결을 거쳐 채권을 발행하면 중앙 은행에서 화폐를 찍어 정부에게 보내는 것으로 끝난다. (...)

     미국의 화폐 주권은 미국 정부가 아닌 미국의 대형 은행들에 있다. (51쪽)

 

경제는 돈벌이에만 있지 않다며 저자의 화폐 강의는 이렇게, 미국의 달러화의 발생부터 시작하고 있다.

금 세공업자들의 후예인 금융 재벌, 은행이 정부와의 관계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구조, 금본위제와 기축 통화로써 달러가 가진 힘, 힘이 있기에 휘두르는 권력, 화폐 그 자체는 종이 조각에 불과하지만 만들어진 배경과 발생 과정에서 점점 정책 입안자에게로 번져가는 그 이야기가 두려움을 불러 일으켰다. 화폐의 얼굴을 자세하게 파고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돈을 돈으로써 보아오던 그 생각과 자세에 미묘한 깨우침을 일으키는 순간을 맛 보기도 했다.

 

제목만 보자면 돈이 없어도 당당하고 빚이 많아도 떳떳하라, 이 자체만으로 무슨 해법이 있다는 것일까, 궁금증도 불러 일으키고 가벼운 주제를 생각하게도 할 수 있다. 또, 저자의 책이 화폐부터 시작하고 노동과 토지를 다루면서 내용면에서 너무 어려운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읽어가면 갈수록 잘 알지 못하고 있던 부분을 자세히 파고 들어가고 저자의 설명은 차근차근히 해결해 가는 구조로 되어 있어 경제학을 다룬 책이면서도 절대 지루하지가 않다.

 

:::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심해진다는 말은 한 나라의 총 소비중 99%를 담당하는 대중들이 가난해 진다는 뜻이다. 대중들이 가난해져 소비가 줄어들면 기업의 상품이 팔리지 않는다. 상품이 팔리지 않아 기업의 이익이 줄어들면 노동자에 대한 정리 해고가 늘어난다.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으면 소비는 더욱 침체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양극화는 경제 불황의 가장 큰 원인이다.

(172 쪽)

 

1: 99 라는 양극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말은 많이 듣는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경기 불황의 원인이 된다는 설명이 이런 방식으로 독자에게 닿아오게 만든다. 저자의 자본주의 설명은 화폐의 얼굴, 노동자는 곧 소비자이며 소비자는 곧 왕 이라는 논리로 전개된다. 설명이 이렇게 자세할 수가 없다. 우리가 왜 올바른 정책 입안자, 정치인에게 표를 던져야 하는지의 이유도 파고 들어가면 이런 식의 구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  현대인들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도 정작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에 천문학적인 가계 부채를 지면서까지 아파트를 구매했다.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상품으로 만든다. 토지를 비롯한 부동산은 하나의 상품이며 가장 비싼 상품이다. 자본은 만들어진 상품을 대중에게 판매함으로써 이익을 얻는다. ( 200 쪽)

 

저자의 표현대로 자본주의에 대한 생각을 거의 하지 않으며 살아왔다. 법률과 규칙을 따르고 관습대로, 교육 받은 대로 살아 왔을 뿐인데 어느 날 보니 그 구조 속에서 치여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아무리 비싸도 의식주 중 주거를 위한 투쟁이 계속 되고 이렇게 우리 대중은 또 다른 실수, 주택 가격이 올라가는 것을 정책으로 삼은 정치인에게 표를 던져주고 있었던 것이라는 것을, 거대 자본만이 이익을 얻는 정책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저자가 서술해 온 화폐 구조, 노동, 토지 3가지는 자본주의 사회가 굴러가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 요소들은 대중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상품을 생산하고 그 상품을 팔아 이익을 얻는 기업, 상품을 매개로 거래되는 화폐는 금융 권력이 다시 대중에게 대출해 주는 방식으로 부채가 발생한다. 꼬리에서 꼬리를 물고 돌아가는 이 구조를 저자의 자세한 설명으로 무엇이 원천적으로 잘못 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여태까지 생각해 보지 않았던 부분이었다면 터무니 없는 부채에 눌려 개인적인 문제로만 치부하며 찌들리며 살아왔을 것이겠지만, 잘 다듬어 놓은 이론 뒤에 숨어있는 구조적인 잘못을 알게 된다면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한 생각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경제, 어려운 것이라 생각했던 탓도 있겠지만 자세히 알려는 의지를 갖지 못하며 살아왔다는 생각도 해 봤다. 근면, 성실하게 노력하면 잘 하고 있는 것이다, 라는 생각이었을 테니까 말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을 쓴 저자가 삶에 물음표를 던지며 그의 호기심을 풀어 줄 생각의 차이점을 지니고 있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또한 자본주의를 깊이 연구하고 생각하는데에 참고로 했었던 85 권의 책과 166 개의 주석을 달기까지의 그 노고 덕분에 이 한권의 책이 탄생한 점을 생각할 때 독자로서는 너무 편안하게 그 많은 생각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두었으니 이 또한 감사한 마음이다.

 

 

::: 부채를 못 갚는 것이 도둑놈 심보라며 비난하기 이전에 부채를 질 수 밖에 없게 만들고 또 갚지 못하게 만드는 구조에 대해 함께 분노할 때 공동체 구성원 이라 말 할 자격이 생긴다.    (302 쪽)

 

저자가 강조하고자 했었던 부분을 다른 독자들도 같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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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글을 잘 쓰게 될지도 몰라 - 매일 글쓰기 70일
캐런 벤크 지음, 황경신 옮김 / 큐리어스(Qrious)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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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이 문장 하나에도 예사롭지 않게 독자의 마음에 대고 노크를 해 왔던 황 경신 작가의 편역, 어쩌면 말이지, 글을 잘 쓰게 될 지도 모른다, 며 귀를 쫑긋거리게 하며 다가 온 책이다.

매일, 70일 간의 글쓰기 프로젝트가 가동 되었다.

 

아, 멋진 생각이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글감들이 조금씩 보이면서 저절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 세상의 모든 노란색을 찾아 보세요.

    누구에게도 하지 않은 이야기를 해 보세요.

    한 가지 동사 만으로 글을 써 보세요.

    영혼의 색깔에 대해, 당신이 좋아하는 시간에 대해 써 보세요.

 

이런 종류의 질문들을 받으리라는 것을 예상치 못했다.

 

유치원 수업 중에 아마, 여러분, 노란색으로 된 물건들 말해 보세요, 그런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란 생각이 언뜻 든다.

70가지 질문들 중에서 가장 먼저 내 눈에 들어오게 된 것도, 가슴 설레는 색깔처럼 노란색을 예의 평범한 다른 색깔들 처럼

대우해 오지 않던 내 마음이 우선적으로 그 질문에 눈을 돌리게 했던 탓이리라.

 

노란색, 뭐가 있을까... 아, 노란 이불, 노란색 병아리, 노란색 책 표지, 황색 신호등 이라 부르는 노란 신호등, 연필 깎기의 겉 포장 박스, 노란 약 상자, A4 용지를 싸고 있는 노란 포장지, 해바라기의 노란 이파리, 연필과 볼펜을 가지런히 늘어 놓은 작은 노란색 받침대. 생각보다 내 주변을 둘러 싸고 있는 환경에서 부터 아침 저녁 출, 퇴근 길에 지나던 도로에서 보아 온 신호등까지, 많은 노란색이 존재함을 느끼게 된다.

 

게다가 포근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좋아서 노란색을 특별히 선호하게 된 이유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내게 있어 사랑스럽고 귀여운 색깔이기도 하다.

 

:::  잘 쓰고 싶은 당신에게

세상에는 엄청나게 많은 조언들이 있지만 저는 별로 신경쓰지 않아요.

저는 지금 스스로에게 하는 이야기를 당신에게 할 뿐 입니다.

스토리텔러가 되세요. 작가들은 모이기만 하면 이야기를 합니다.

좋은 작가들은 글을 쓰듯 이야기를 합니다.

글 뿐 아니라 말을 할 때도 스토리텔링을 연습하세요.      (131쪽)

 

 

그렇다. 스토리텔링. 어렵지 않은 듯 하지만 쉬운 일도 아닌, 끊임없이 말을 해 가는 작업.

좋은 조언이라 생각이 든다. 누구든지 스토리텔링은 좋아하니까 더욱.

그렇게 시작을 해 보는 것이다.

 

또한, 어려운 과제도 존재한다. 의태어, 의성어로만 문장을 만들어 본다든지 누구에게라도 말하기 어려운 것을 써 보라는 주제는 정말 머리 속이 복잡해 지기만 했다. 이런저런 과제들은 당연하게 다가 오지 않기에 더욱 글쓰는 맛에 다가가게 하고, 그 맛은 당연히 씁쓸하기만 하다. 그러다보면 그 씁쓸하던 맛이 언젠가는 맛깔스런 글에 도달하게 하는 것 아닐까도 기대해 보기도 하고.

 

:::  닭의 최고 비행 기록은 13초다. / 달팽이는 3년 동안 잘 수 있다. / 악어는 혀를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다.

     당신과 생일이 같은 사람은 최소 9백 만명이다. /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72.8 퍼센트는 물이다.     (216쪽)

 

참 재미있지 않는가?

이런 방식의 상상력을 동원해 가면서 글을 써 간다는 연습은 바로 자신에게로 거듭 다가가게 하는 역할도 충분히 해 내지 싶다.

그러고 보면 좋은 것이 참 많은 것이 바로 글쓰기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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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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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거 참. 한 평생의 삶이 이렇게 가치 있을 수가 있나 싶은, 뭐라 한 마디로 수식어를 선택해서 붙일 수 있는 소설이 아니었다.

 

오베라는 남자 스타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오해 받기 딱 좋은 사람이다. 무뚝뚝, 불평이 가득해 보이는 얼굴, 누구인들 좋아할 턱이 없는 그런 사람이다. 그런데 까고 또 까서 속을 들여다 보면 절대적으로 그렇게 좋아하지 않을 부분만으로 이루어진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그 사실을 알고 난 후엔 이미 늦어 버리게 되는, 그런 사람이 바로 오베같은 남자 이다.

 

한 평생 이렇게 한 곳만 끊임없이, 줄기차게 같은 형식으로만 살아 낼 수 있는 사람이 몇 이나 될까?

어렸을 때 부터 한 가지, 한 업종에서 끝까지 묵묵하게 철도 회사에서 근무 해 왔고, 일이 온통 인생의 전부인 양 살아 온 사람. 아버지가 물려주신 자동차, 사브를 시작으로 사브 회사의 자동차 만을 평생 고집하며 다른 회사의 자동차는 왠지 반감을 갖고 사는 그.

 

조용하던 주택 지구에서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들고 수리하며 살아오는 오베에게 그의 삶을 침범하는 주변인, 이웃, 관료들은 모두 오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오베에게는 아주 간단하고 당연히 할 줄 알아야 하는 자전거 수리, 트레일러 후진 시키기 등을 이웃에 이사 오는 파르바네 가족에게는 너무나 무리인 일들 이었다. 어쩔 수 없이 오베가 나서야 했고, 정말 어쩔 수 없이 그 가족들을 도와야 하는 상황이 자꾸 눈 앞에 닥친다.

 

오베는 사실, 아내인 소냐를 땅에 묻고 난 후 살아 있어도 살고 있는 삶이 아니었다. 매일같이 아내 곁으로 가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시도 할 적마다 그는 모든 뒤에 남은 것들의 깔끔한 정리를 신경 쓰고, 자신이 죽고 난 이후에도 다른 사람들이 힘들지 않게 미리 인생 정리까지도 다 해 놓은 상태이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인가 너무나 바빠지게 된 오베, 죽으려고 해도 그 때마다 죽지 못할 만큼 해결할 일이 투성이 였던 오베는 우여곡절 끝에 강도를 당하고도 살아 남는다.

 

여태까지 그렇게 자살 실패를 해 오더니 결국 강도를 만나서 죽임을 당하나 보다, 했더니, 아니다. 그에게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었던 거였다. 묵묵히 흘러가던 스토리에 점점 감동이 밀려드는 이야기, 400 쪽이 가까워져 오면서 결국은 눈물을 자아내게 했던 오베.

 

오베같이 살았던 삶이 값진 것이라고, 그의 아내 소냐가 아주 자랑스러워 했을 것 같다.

독자인 나도 오베에게 조용히 자랑스러움의 눈길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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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괜찮아질 거예요 - 오늘, 위로가 되는 이야기를 처방했습니다
김준형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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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환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의 마음 상태까지 세심히 살피는 내과 의사인 저자, 몸과 마음은 절대 따로 분리해서 진료하지 않고, 몸의 이상이 오기까지의 내력까지도 꼼꼼하게 살피는 저자.

이래서 큰 돈 벌지 못하고 사람 좋은 얼굴로, 허허 실실 하는 듯 보이는 저자는 모모 의사로 불리운다.

 

그럼,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된 내과 의사인가?   그의 의사 친구들 처럼 자기 병원도 갖고 돈도 많이 벌어야 제대로 굴러가는 삶으로 보이려나, 되묻고 있다.

 

환자들의 상태와 상황을 조금씩 각색해서 소개해 주는 이야기를 들여다 보면 따뜻한 인간미가 넘쳐 난다.

지금 당장 아파서, 힘들어서 병원에 달려 왔지만 그 아픔과 통증의 이면에는 환자 자신이 느끼지도 못했고 알기 어려웠던 배경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과식욕으로 고생하는 여자 환자는 감정 노동자로서 겪는 고충이 바로 그것의 원인이었고, 그 원인에 따라서 처방을 내린다. 자신의 일로 받아 들일 일이 아니라 둔하고 미련하게 살아가라는 이런 처방이 내려진다.  자수 성가해서 성공을 일궈 낸 회사 사장은 요즘 젊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해 나가는 방식에 좀처럼 맞추지를 못하겠다며 스스로 오만이 넘쳐 흐른다. 결국 손해는 그 자신에게 심근 경색 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날 뿐이다.

 

각각의 환자들이 보여주는 통증은 보편적인 듯 해 보여도 역시나 핑계없는 무덤은 없었던 것이다. 눈으로 보여지는 증상으로만 진료하지 않고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하는 모모의사, 의사라면 최소한 이런 생각과 태도로 환자를 배려해야 하지 않는가, 그것이 맞지 않나, 라는 생각도 해 봤다.

 

병원에 가면 환자 한 명을 직접 진료하는 시간은 고작 단 몇 분 이라지 않는가.  그 몇 분 안에 모든 판단을 내리는 작업, 글쎄, 올바를까?,  싶기도 한데, 괜찮아질 거예요, 토닥토닥 하는 듯한 한 마디는 자연 치유의 느낌마저 들게도 한다. 실제로도, 병원 진료 때에 만나는 의사 선생님의 말 한 마디, 태도 하나에 따라서 질병을 이겨내고 빨리 완쾌되는 그 속도감은 천차 만별로 달라진다고 생각이 든다.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도도 있겠지만 담당 의사의 정신적인 토닥거림은 환자에게 이 보다 더 큰 응원은 없으리라.

 

이 책은 바로 그렇게 환자를 응원하고 있다.

크든 작든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인문학적으로 접근해 가는, 보기 드물지만 우리 주변에서 좀 더 많이 있어 주면 좋겠다, 생각이 드는 그런 타입의 의사 선생님이 이야기 해 주는 사례들이다.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환자의 이야기를 다 듣고 그 질병이 생기게 된 원인도 찾아 보면서 하나 씩 파고 들어가는 이야기가 감동으로 까지 전해져 온다. 나 스스로까지도 뒤돌아 보게 하는 힘까지 보여 주었다.

 

저력이 대단한 책이다. 모든 이에게 추천 하고픈 그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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