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도 당당하게 빚 많아도 떳떳하게 - 갈수록 가난해지는 99%의 빈곤 탈출 경제학
김철수 지음 / 밥북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는 국가 기관인 중앙 은행이 화폐를 발행한다.

     정부가 국회의 의결을 거쳐 채권을 발행하면 중앙 은행에서 화폐를 찍어 정부에게 보내는 것으로 끝난다. (...)

     미국의 화폐 주권은 미국 정부가 아닌 미국의 대형 은행들에 있다. (51쪽)

 

경제는 돈벌이에만 있지 않다며 저자의 화폐 강의는 이렇게, 미국의 달러화의 발생부터 시작하고 있다.

금 세공업자들의 후예인 금융 재벌, 은행이 정부와의 관계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구조, 금본위제와 기축 통화로써 달러가 가진 힘, 힘이 있기에 휘두르는 권력, 화폐 그 자체는 종이 조각에 불과하지만 만들어진 배경과 발생 과정에서 점점 정책 입안자에게로 번져가는 그 이야기가 두려움을 불러 일으켰다. 화폐의 얼굴을 자세하게 파고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돈을 돈으로써 보아오던 그 생각과 자세에 미묘한 깨우침을 일으키는 순간을 맛 보기도 했다.

 

제목만 보자면 돈이 없어도 당당하고 빚이 많아도 떳떳하라, 이 자체만으로 무슨 해법이 있다는 것일까, 궁금증도 불러 일으키고 가벼운 주제를 생각하게도 할 수 있다. 또, 저자의 책이 화폐부터 시작하고 노동과 토지를 다루면서 내용면에서 너무 어려운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읽어가면 갈수록 잘 알지 못하고 있던 부분을 자세히 파고 들어가고 저자의 설명은 차근차근히 해결해 가는 구조로 되어 있어 경제학을 다룬 책이면서도 절대 지루하지가 않다.

 

:::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심해진다는 말은 한 나라의 총 소비중 99%를 담당하는 대중들이 가난해 진다는 뜻이다. 대중들이 가난해져 소비가 줄어들면 기업의 상품이 팔리지 않는다. 상품이 팔리지 않아 기업의 이익이 줄어들면 노동자에 대한 정리 해고가 늘어난다.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으면 소비는 더욱 침체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양극화는 경제 불황의 가장 큰 원인이다.

(172 쪽)

 

1: 99 라는 양극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말은 많이 듣는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경기 불황의 원인이 된다는 설명이 이런 방식으로 독자에게 닿아오게 만든다. 저자의 자본주의 설명은 화폐의 얼굴, 노동자는 곧 소비자이며 소비자는 곧 왕 이라는 논리로 전개된다. 설명이 이렇게 자세할 수가 없다. 우리가 왜 올바른 정책 입안자, 정치인에게 표를 던져야 하는지의 이유도 파고 들어가면 이런 식의 구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  현대인들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도 정작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에 천문학적인 가계 부채를 지면서까지 아파트를 구매했다.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상품으로 만든다. 토지를 비롯한 부동산은 하나의 상품이며 가장 비싼 상품이다. 자본은 만들어진 상품을 대중에게 판매함으로써 이익을 얻는다. ( 200 쪽)

 

저자의 표현대로 자본주의에 대한 생각을 거의 하지 않으며 살아왔다. 법률과 규칙을 따르고 관습대로, 교육 받은 대로 살아 왔을 뿐인데 어느 날 보니 그 구조 속에서 치여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아무리 비싸도 의식주 중 주거를 위한 투쟁이 계속 되고 이렇게 우리 대중은 또 다른 실수, 주택 가격이 올라가는 것을 정책으로 삼은 정치인에게 표를 던져주고 있었던 것이라는 것을, 거대 자본만이 이익을 얻는 정책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저자가 서술해 온 화폐 구조, 노동, 토지 3가지는 자본주의 사회가 굴러가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 요소들은 대중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상품을 생산하고 그 상품을 팔아 이익을 얻는 기업, 상품을 매개로 거래되는 화폐는 금융 권력이 다시 대중에게 대출해 주는 방식으로 부채가 발생한다. 꼬리에서 꼬리를 물고 돌아가는 이 구조를 저자의 자세한 설명으로 무엇이 원천적으로 잘못 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여태까지 생각해 보지 않았던 부분이었다면 터무니 없는 부채에 눌려 개인적인 문제로만 치부하며 찌들리며 살아왔을 것이겠지만, 잘 다듬어 놓은 이론 뒤에 숨어있는 구조적인 잘못을 알게 된다면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한 생각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경제, 어려운 것이라 생각했던 탓도 있겠지만 자세히 알려는 의지를 갖지 못하며 살아왔다는 생각도 해 봤다. 근면, 성실하게 노력하면 잘 하고 있는 것이다, 라는 생각이었을 테니까 말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을 쓴 저자가 삶에 물음표를 던지며 그의 호기심을 풀어 줄 생각의 차이점을 지니고 있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또한 자본주의를 깊이 연구하고 생각하는데에 참고로 했었던 85 권의 책과 166 개의 주석을 달기까지의 그 노고 덕분에 이 한권의 책이 탄생한 점을 생각할 때 독자로서는 너무 편안하게 그 많은 생각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두었으니 이 또한 감사한 마음이다.

 

 

::: 부채를 못 갚는 것이 도둑놈 심보라며 비난하기 이전에 부채를 질 수 밖에 없게 만들고 또 갚지 못하게 만드는 구조에 대해 함께 분노할 때 공동체 구성원 이라 말 할 자격이 생긴다.    (302 쪽)

 

저자가 강조하고자 했었던 부분을 다른 독자들도 같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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