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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이 약방이 되는 면역력 밥상 - 비만, 당뇨, 고혈압, 암까지 우리 가족 건강 지키는 113가지 집밥 레시피
권영희 지음 / 책밥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좋은 책이다. 나 같은 독자에게는 꼭 지켜야 할 규칙을 늘 보여주듯이, 담아 놓은 내용마다 건강과 직결시켜 놓은 안내서 같기도 하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몸이 건강해야 하고 싶은 일도 할 수가 있고, 일상 속에서도 행복할 수가 있는 것이겠지. 몸이 아프고, 통증이 오고, 그로 말미암아 소소하게 놓쳐 버리게 되는 일상 속의 순간적인 행복감들, 어디서 어떻게 보상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하면 작은 행복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 전 인생을 걸쳐 크게 행복하지 못하는 삶이 되는 것일 것이다. 먹는 것은 일상이다. 맛있는 것을 찾고, 먹던 것에만 눈을 반짝이게 되고, 기름지고 튀긴 음식에 더 침을 삼키게 되지만, 그 사소하던 일상의 선택들이 이제는 걷잡을 수 없이 삶을 파고 들 때, 아, 대체 뭐가 문제이지, 할 것이 아니다. 요리책도 아닌 것이 마치 요리책 같이 생겼다. 그러나 그저 요리책이 아니다. 내 몸을 위하고 나아가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건강을 되찾기 위한 음식 책이다.
저자는 일찍부터 음식과 건강을 연결시켜 관심을 가져왔고, 음식 분야에서는 일반인이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까지 접했다. 다이어트, 푸드 컨설턴트, 이런 단어에는 우리 독자들도 익숙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마크로비오틱 이라는 단어를 접했다. 이것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다른 참고 설명 부분까지 찾아 보기도 했다.
<친환경 식이요법, 계절 음식을 뿌리에서부터 껍질까지 통째로 먹는, 유기농 곡류와 채식 중심의 식사, 음양 원리에 뿌리를 두고 있는 식생활법>
저자의 음식들은 사계절로 나누어서 그 철에 나오는 음식들로 이뤄진다. 그리고 간이 결코 센 느낌이 나지 않는다. 달콤하고 맛있는 맛에 길들여져 있는 어린이 입맛인, 나를 포함한 어른들에게는 밍숭거리고 맛도 나지 않는 이런 것들이 어찌 음식이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 할 지도 모르겠지만, 속이 불편함을 넘어서서 매번 아프고 이로 인해 일상을 손해 본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는 마음으로 다가서게 하는, 부드럽고 편안한 음식들로 이루어져 있다.
면역력을 올리는 식단, 면역력을 중심으로 만들어가는 음식, 그리고 기본 식단 등이 오호, 이렇게도 먹는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하기도 한다. 몸이 좋지 않을 때면, 감기로 골골 거리거나 기침이 심할 때 끓여 마시던 생강차, 속이 불편할 때 꺼내 마시던 매실차, 이런 낯익은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브로콜리, 연근 같은, 몸에 좋은 것은 알겠는데 어떻게 먹어야 맛이 날까, 고심하던 그런 재료들로 이뤄진 음식들도 소개한다. 이 저자분은 흰색깔의 설탕, 밀가루, 조미료 등을 절대 곁에 두지 않는 분인지라 요리 하는 것도 크게 복잡하지가 않다. 살짝 볶거나 끓이거나, 그다지 여러 단계를 거치지 않은 단순한 방법으로 음식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더 좋은 것 같다.
사계절에 맞는 음식 재료와 철마다 다른 요리 포인트가 유익하다. 봄요리에는 생채소보다는 찌거나 데치거나 삶아서, 여름에는 생채소나 과일을 많이 먹는다. 처서를 기점으로 가을로 넘어가면 뿌리 채소로써 위, 폐를 보호한다. 겨울에는 조림, 구이, 오븐요리가 중점이 되는 계절이다, 라는 내용들이 따라 볼 만한 지침서에 가깝다.
주로 현미밥에 된장과 야채를 이용하는데, 언젠가 TV 요리프로그램에서 보았던 우엉 잡채도 보이고, 카레를 이용한 음식, 진한 소스 없이도 먹는 마파두부 같은 것도 있다. 비록 맛깔스런 향이나 입맛 돋우는 조미료 등은 들어가지 않아서 맛은 보장하지 못할 지언정 몸을 위해서, 면역력을 위해서 절실하다는 생각을 하면 이런 음식이 반갑고 고맙다. 몸이 점점 이런 음식들을 더욱 가까이 하고 싶어하는 독자에게는 "부엌을 약방으로 만들게" 하는 비법서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