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심리학 - 사는 게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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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에 관심을 갖은 지 10년이 되어가는 것 같다. 만세력에 생일을 입력해서 사주팔자가 나오면 "이 사람이 어떤 성향이고 어떤 인생을 사는구나" 하는 정도는 짐작해 볼 정도이다. 그리고 내 사주를 알고 나니 내가 왜 지금 이런지도 또 과거에 왜 그랬는지 , 앞으로 어떠할지도 조금은 알 것 같다. 

 철저히 실용적인 이유로 사주를 공부한 나와 학문적으로 공부한 저자 사이에 엄청난 괴리감을 느꼈다. 저자의 일간이 임수라고 하셨는데 나의 일간도 임수이다. 하지만 저자가 편인과 정인을 모두 갖고 있다고 한것에 반해 나는 금이 없는 무인성 사주이다. 그래서 그런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이 책이 있다는 걸 안지는 좀 되었다. 나도 사주에 관심이 있던터라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 책은 '사주보기'가 아니라 명리학에 관한 책이어서 생각보다 어렵고 심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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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편지
이머전 클락 지음, 배효진 옮김 / 오리지널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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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나는 이 책을 다 읽지 못했다. 읽다가 끝으로 가서 결말을 읽고 하이라이트 부분을 먼저 읽었다. 하지만 주인공이 낯선 편지를 발견하고 또 그 편지 주인을 만났으니 일단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다 본 것이다. 어떻게든 읽어 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다 읽지 못한 이유는 낯선 문체 때문이었다. 이렇게 현재형으로 씌여진 소설을 거의 못 본 것 같다. 그래서 과거형으로 바꿔서 읽어보니 훨씬 몰입도 잘 되고 등장인물들에게 연민도 생겨났다. 하지만 현재형을 그대로 읽으면 숨이 막히고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시제가 바뀌면 느낌도 이토록 바뀔 수 있는 것인가? 과거와 더 과거와 현재와 비교적 가까운 과거와 왔다 갔다 하는 구성은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시간으로 가든 다 현재형으로 서술 되는 건 무슨 시나리오도 아니고 연극 대본도 아니고 너무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작가에게 건의한다. 과거형으로 다시 출판할 생각은 없으신가요? 


 오늘은 쉬는 날이고 푹 자고 일어나서 좋은 컨디션으로 다시 이어서 읽어보았다. 역시 힘들다. 내가 읽다가 멈춘 부분은 애니의 남자친구 조가 집에 처음 방문한 날이다. 애니의 아버지가 남자친구 앞에서 엄마를 무시하고 모욕하고 몰아대는 장면을 실시간 현재형으로 읽자니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처럼 화가 난다. 작가가 의도한 것도 독자의 적극적인 동참이었을까? "아빠 미친거 아니야?" 이런식으로 공분의 대상으로 만들려는 것이었을까?  어제 저녁에 현재형이 문제인지 내용이 문제인지 알고 싶어서 현재형으로 밝고 행복한 장면을 써보았다. " 언제나 그렇듯이 퇴근하고 주차를 하고, 내려서 집 현관까지 가는 길에 고양이들을 찾아본다. 얘네들은 길고양이도 아니고 집고양이도 아닌 공동의 고양이다. 담벼락아래 누군가 놓고 간 사료그릇이 있는 걸 보면 입주자 중에 돌봐주는 사람이 있는게 분명하다. 고양이 세마리는 자기들끼리도 적당한 거리, 사람들과도 적당한 거리를 두고 그렇게 주자장에서 논다. 세 놈중에 그래도 사람을 덜 무서워하는 놈과 마주친다. 치즈 줄무늬 꼬리를 가져서 내가 '너구리꼬리'라고 이름 붙인 대장이다. 내 시선을 피하지 않고 멈춰있는 너구리꼬리가 귀엽다. 나는 생애 처음으로 츄르라는 걸 사본다. 유튜브에서 본것처럼 위를 뜯어 구멍을 내고 조금씩 츄르를 밀어올린다. 냥이가 다가온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냥이가 내 츄르를 먹는다. 이젠 내츄르가 아니라 너의 츄르야. 속도가 느린지 불만스런 냐옹과 함께 앞발을 들어 서두르라 한다. "  이렇게 써보면 전혀 답답하지도 토할 것 같지도 않다. 그러면 이건 문체가 문제가 아니라 내용이 문제였나보다. 나는 아빠가 엄마를 괴롭히고 무시하고 누르는 것을 보기가 힘든것 같다.  그래서 미련을 갖지 않고 반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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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사적인 경제학 - 당신이라는 자산을 지키는 자본주의 생존 교양
최재용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P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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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경제학의 개념들을 4부로 나누어 각각 5개씩 설명하고 있다. 개념 설명 후에는 작가가 의도한 대로 인문학적 조언들이 이어진다.

  • 1부: 나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기

  • 2부: 불확실한 세상을 돌파하는 전략

  • 3부: 돈의 흐름을 꿰뚫는 통찰

  • 4부: 더 넓은 곳에서 승리하는 투자 마인드

그런데 책의 구성을 살펴보던 중 치명적인 오타를 발견했다. 목차에서 2부와 4부의 제목이 똑같이 나온 것이다. 처음에는 일부러 그런 건가 싶어 4부 시작 페이지를 찾아보니, 분명 본문에는 <더 넓은 곳에서 승리하는 투자 마인드>라고 적혀 있었다. 그렇다면 이것은 명백한 편집 오류! 이런 거 발견하면 문화상품권 같은 거 안 보내주나?

경제학 비전공자인 나에게는 개념 설명이 어려운 부분도 많아서, 일단 용어라도 확실하게 접수하기로 마음먹었다. 20개의 개념을 순서대로 다 외우진 못해도, 각 부에 속한 5개씩은 확실히 외웠다.

  • 1부: 기회비용, 탐색비용, 네트워크 효과, 외부효과, 시그널링

  • 2부: 게임이론, 퀀트, 레버리지, 복리효과, 가격차별

  • 3부: 행동경제학, 현금흐름, 항상소득, 인플레이션, 비용분석

  • 4부: 인덱스, 국제금융시장, 합리성가정, ESG혁명, 위험관리

이 20개의 뜻을 학술용어로 유창하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히 이해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어려운 용어들을 외워서 적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뿌듯하다. 어려운 경제학을 생활 속에 '접붙이기' 했으니, 앞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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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으려면 - 감정 기복이 심한 당신에게 필요한 기분 수업
나겨울 지음 / 위너스북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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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좋은 기분으로 좋은 태도를 만들고 싶어서 노력하는 중이고 어느 정도 성과도 나타나는 것 같다. 작가는 해방감-안정감-평정심을 추구한다고 했다. 나는 여기에 하나 더 바라는 게 있는데 생산성이다. 내가 책을 읽고 꼭 리뷰를 남기는 것도 나중에 나이가 더 들어서 지난 시간을 추억하고 싶어서다. 리뷰를 생산하는게 좋다.  그리고 내가 언젠가 이 세상에 더 이상 없게 되었을 때 혹시 나의 자식들이 내 목소리를 듣고 싶을 때 찾아온다면 도움이 될 것도 같다.. '우리 엄마는 이런 책을 읽었구나. 이런 생각을 했구나. 역시 엄마다워' 이렇게 라도 나를 느낄수 있다면 우리의 이별이 그렇게 슬프지만은 않겠지. 

 이렇게 많이 아파했던 사람들의 고백과 성찰이 담긴 글을 읽으면 죄송스러운 마음이 든다. 

 이 책에는 초록색 글씨로 10개의 text therapy 가 나오는데 나는 그 부분은 못 읽었다. 문체가 좀 달랐다. 초록색 글들은 작가의 감정이 더 많이 담겨있었다. 이렇게 글을 쓸 수도 있는 사람인데 나머지 부분을 프로답게 써냈다는데서 한 사람의 성장과 성숙이 느껴졌다. 

 감정을 설명한 챕터는 작가의 경험과 사색에서 나온 지혜들이 담겨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삶의 균형에 대한 챕터중에 건강한 소통과 인간관계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마음을 열고 연민을 갖고 그러다가 힘든 때가 오면 잠시 쉬어가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그러기 싫다. 남에게 쏟았던 관심과 기대를 이제는 나를 챙기는데 온전히 쓰고 싶기 때문이다. 아마 내가 작가보다 20년이나 더 나이가 들었고 나의 가족이 울타리가 되어주는 시기가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20년 전에 지금의 나처럼 타인에게 기대를 갖지 않고 살았다면 나는 힘은 덜 들었을지 모르지만 중년에 갖게 된 이런 좋은 기분은 갖지 못했을 것 같다. 그러고 보면 한때는 나의 나쁜 기분의 원인이 시간이 흐르고 나면 좋은 기분의 원인으로 바뀌기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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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은 것이 살아남는다 - 대전환의 시대를 건너는 진화론적 생존 법칙
대니얼 R. 브룩스.살바토레 J. 에이고스타 지음, 장혜인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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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한 페이지를 넘기는 데도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급기야는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을 제미나이에게 보여주며 해석을 부탁하기까지 했다. 분명히 한국어인데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결국 3장까지만 읽고 결단을 내렸다. "여기서 끝내자."

그 후, 제미나이와 다윈의 『종의 기원』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다윈은 정작 자신의 책에 '진화(evolution)'나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이라는 단어를 넣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다윈의 책을 그 누구보다 열심히 울궈 먹은 그 시대의 인플루언서, 허버트 스펜서가 '진화'라는 개념을 가져와 다윈의 이론과 합쳐버린 것이다. 그렇게 세상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진보의 서사'가 만들어졌다.

 나는 이 책을 『이기적 유전자』 이후로 나를 좌절시킨, 난해하고 재미없는 책 리스트에 올리기로 했다. 이 책의 높은 평점에 놀랐고, 쉽게 읽혔다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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