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인 - 세상 밖에서 세상의 중심이 되는 사람들
라미 카민스키 지음, 최지숙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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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만 갔다 오면 너무 힘들어서 직장에 가는 거 외에는 아예 은둔형 외톨이로 지낸 지 꽤 오래되었다. 이런 내가 뭐가 문제인지 알고 싶어서 내향인들,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들, 혼자가 좋은 사람들,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 등 많은 유형의 사람들에 대한 책을 읽었다. 그 결과로 '나는 사람들과 어울리면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 그렇게 이제는 더 새롭게 알게 될 인간 유형은 없을 거라 생각하고 살아가던 중 우연히 유튜브에서 이향인에 대해 듣게 되었고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런 계기로 이 책을 읽었는데 나의 앞날에 도움이 될 핵심 지식들을 많이 얻게 되었다. 이향인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소속의 욕구가 없는 사람들이다. 공동체 지향인으로 불리는 다수의 사람들은 같이 있을 때 안정감과 쾌적함을 느끼는 데 반해 이향인들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외롭고 불편해진다고 한다. 공동체 지향인들이 왜 무리를 만들고 싶어 하는지를 이해하게 되니 그 안에서 내가 어떻게 행동하면 되는지도 이제 알 것 같다. 그냥 가만있으면 되는 거였다. 내가 따뜻한 바다에 들어가서 찰랑거리는 파도를 느끼며 행복하듯 공동체 지향인들은 집단 안에서 좋은 감정을 누리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그걸 모르니 그냥 오고 가는 대화의 내용에만 신경을 쓸 뿐이고 누가 비용을 지불했는지 뭘 먹었는지 같은 정보에 집중했다. 그리고 감정을 공유하지 못하니 대화가 끊어지면 불안해서 말이 많아지는 부작용도 컸다. 말없이 느끼고 있는 그들에게 나의 TMI가 얼마나 소음공해가 되었을까 생각하면 낯이 화끈거린다. 

  이 책에 따르면 이향인의 성향은 타고나는 것이고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저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카민스키 박사가 그 점을 명확히 한 것이 마음에 든다. 이제 모임에 갈 때 한 명 한 명을 각각 대하기보다는 나와 그들 전체로 나눠서 보면 될것 같다. 그들이 서로 느끼는 소속감과 편안함을 보면 나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한 사람들을 보면 나도 행복해질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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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를 폐함 - 삼대 여자들의 종가 혁신 연대기 ㅣ 출구 5
강여름 지음 / 봄알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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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부장제를 여성착취적인 제도라고 결정낸 후 그 세계를 떠나기까지 하는 여자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나는 작가와 같은 1970년대 출생 여자이고 지금까지도 가부장제 가족안에서 차별을 느끼고 있다. 원가정에서나 결혼후 형성된 관계에서나 마찬가지다. 내가 오랫동안 이해할 수 없었던 대상은 어머니들이었다. 그들은 남편을 돌보는 역할을 당연히 받아들였고 그 역할을 거부하는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그들과 사이가 멀어졌다. 그러던 중에 최근에 '이향인'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고 그 책을 읽지는 못했지만 조각 조각 얻어 들은 책 내용을 통해 집단 소속욕구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개인주의자인 나와는 다르게 양가 어머니들은 돌봄 노동을 통해 가족이라는 무리를 만들고 지키며 그 안에서 정서적 행복을 얻어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리고 돈을 못 벌어오는 남편조차 앉아서 밥상을 받으면서도 눈치보지 않는 당당함은 바로 그들이 부인에게 소속감을 준다고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라는 것도 이제야 알게 되었다.  나는 애초에 집단에 소속되는 것이 답답하고 귀찮기만 할뿐 행복도 안정감도 얻지 못했으니 어머니들이 무보수로 착취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만 보였던 것이다.  

 한편 종가의 제사라는 것도 집단에 속하고 싶은 사람들의 입장으로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된다. 그들에게는 제사가 소속감을 확인하는 중요한 행사이고 사람들이 수십 명이 모이는 행사에 매번 누가 뭘 할 지 정하는 것도 불편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냥 힘 없는 여자가 하는 것으로 정해진 게 아닐지....  '식구들 다 같이 모여서 얼굴 보고 맛있는 거 먹으면 된 거지, 가족끼리 누가 일 할지 따지고 그러는 거 아니다"라는 말에 가부장제 내 여자들이 설득당한 것이다. 내 눈에는 착취로만 보였던 일이, 그들에게는 무리를 지키는 결속의 방식일 수 있었다. 그런 견해 차이를 받아들인 후로는 가부장제에 충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전처럼 밉거나 답답하게 보이지 않아 내 마음도 자유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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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 트렌드 2025
천준범 지음 / 이스터에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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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가의 책을 어떻게 하다보니 세권을 내리 읽었다. 처음 읽었던 법은 어떻게 '부자의 무기가 되는가'는 작가가 참 똑똑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두번째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가 온다'에서는 좀 나와 결이 안 맞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은 마음속에서 너무 심한 거부감과 불쾌감이 올라오는 이유를 정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빌린 이 책은 너무 깨끗했다. 누군가 읽은 흔적이 거의 없었다. 적어도 전작 두권은 그렇지 않았는데.. 

 나는 이 작가가 계속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주장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 월급 받으면 예적금만 하고 이 나이에 집도 없는 내가 이 금융 자본주의의 투자세계를 이해할수도 참여할 수도 없는 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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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프리미엄 시대가 온다
천준범 지음 / 이스터에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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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저자가 원하는 것은 일반주주에게 배당을 주든가 주식가격을 올리라는 것이다.

어떻게 돌려 말해도 내 귀에는 이렇게만 들린다. 

그런데 지금까지 계속 디스카운트 되기만 했던 한국주식 시장을 떠나지 않고 버텨온 개미들은 뭘 바라고 머물렀던 건지 궁금하다. 

 한편 저자는 우리나라가 3단계 상장회사라서 대주주가 거의 없어진 4단계 상장회사를 규제하는 법이 맞지 않고 이사회가 제기능을 할수 없는 단계라고 했다. 주식은 회사에 대한 권리증 같은건데 일반주주들은 그 권리를 행사할수 있는 줄도 모르고 그럴 기회도 없다고 한다. 

 먼저 읽었던 '법은 어떻게 부자의 무기가 되는가' 의 내용이 워낙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잘 전달해서 두번째 책도 이어서 읽었던 것인데 이 책은 좀 반복되는 내용도 많고 팩트와 주장이 정신없이 섞여있어서 읽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확실히 전편보다 지루했다. 그건 내가 거의 대부분의 분야에서 심화편을 힘들어하는 것과 일맥상통할 것이다. 간단한 걸 좋아하고 조금만 복잡해지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도망가버리기 때문이다. 나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는 저항이 없는데 주장을 받아들이는데는 너무 고집을 부리면서 거부한다. 그래서 이 책이 전편만큼 호감가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늘 양쪽의 주장을 다 들어보고 판단하는 편이다. 그래서 4단계 상장회사, 외국인이 불티나게 사가는 코리아 주식이 진짜 좋은건지 좀 생각해보고 결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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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어떻게 부자의 무기가 되는가 - 알면 벌고 모르면 당하는 '재벌법'의 10가지 비밀
천준범 지음 / 부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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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나는 중요한 것은 회사에서 만들어 내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뽀또'같은 과자나 '제네시스' 같은 자동차가 목적인줄 알았다. 하지만 시작은 돈(자본) 이었다. 돈으로 돈을 더 벌기 위해 이 책에서 예를 든 것은 치킨집을 차리는 것이었다. 치킨집을 차리고 싶어서 돈을 끌어온 것이 아니었다.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꼭 치킨집일 필요는 없었다. 그래서 식용유 장사도 하고 청소회사도 차렸다. 돈이 되는 것은 뭐든지 했고 그걸 해주는 사장도 고용했고 다른 직원들도 고용했다. 동업자의 몫을 줄이고 자신의 몫을 늘리기 위한 방법도 열심히 찾았다. 

 이 책은 그 방법 10가지를 보여준다. 다 읽고 난 지금 나는 뭔가 좀 속은 기분이 든다. 나는 분명 뽀또와 꼬깔콘을 사랑했다. 20년을 타고 다닌 현대차를 사랑했고 지금 7년째 쓰고 있는 LG폰도 사랑한다. 회사직원들과 소비자는 뭔가를 주고 받았고 그 과정은 분명 실체가 있었고 가치는 돈을 통해 교환되었다. 그 돈은 누군가에게 흘러흘러갔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그 누군가를 처음으로 만나게 된것 같다. 목소리만 있던 오즈의 마법사 실체를 맞닥뜨린 것 처럼 당황스럽다. 그 누군가는 흘러들어온 돈으로도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이 가진 권리증(주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팔아 한 밑천 챙기기까지 한다. 그 주식을 비싼값에 넘겨받은 사람들이 일반 주주들이다. 그런데 이 일반주주들은 대주주들로부터 희망의 증서를 넘겨 받았지만 실제의 이익까지 넘겨 받기 까지는 긴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세바세(세상을 바꾸는 세음절)'를 만들어냈다. 그것은 '총주주' 인데 총주주'를 위한 법이 만들어진 이후에 주식이 제대로된 평가를 받고 배당도 받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회사의 이익이 어디고 가야할지를 두고 사람들의 입장이 갈리는 것 같다. 나는 소비자로서 회사의 이익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재투자 되기를 바라지만 주주들은 투자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을 거고 직원들은 월급이 오르기를 바랄 것이다. 그런데 소비자가 바라는 것은 가장 후순위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그 회사에 아무런 투자도 안 해놓고 더 좋은 제품을 바라는 것은 성공한 것, 내 마음에 드는 것만 사겠다는 얌체로 보일 수 있을것 같다. 주식을 사서 자본을 빌려준 주주들이 보상을 받는게 맞는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일반 주주이든 회사 직원이든 소비자이든 결국 돈이 흘러흘러 어디로 가는지를 꼭 기억하는 것이다.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으로 만들어진 부를 직접 참여한 사람들도 좀 더 가져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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