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토끼를 따라가라 - 삶의 교양이 되는 10가지 철학 수업
필립 휘블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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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면서 '철학'이라는 것에 대해 이렇게 길게 집중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거의 일주일을 이 책에 매달렸다. 작가가 최대한 일상 언어로 쓰긴 했지만 워낙 추상적인 내용과 인용되는 구절도 많고 논리를 따라가야 하는 구조여서 빠르게 진도를 뺄 수 없었다. 특히 언어를 설명하는 장에서는 내용의 반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문법이 머리 속에 있다는 '촘스키'의 주장에 나도 수긍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저자에 대한 호감이 많이 상승했는데 신에 대한 장에서는 나와 견해가 달라서 안타까웠다. 여기까지 읽고 나서는 아주 어려운 부분은 없었고 뒤로 갈수록 이해가 잘 되었다. 그리고 후반부에서 또 어려웠던 주제는 '알다'였다. 여기가 가장 철학적 논쟁의 중심인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서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는데 그동안 아무런 의심도 없이 '철학'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왔는데 '철학'의 '철'이 무슨 뜻인지 궁금해진 것이다. 그래서 제미나이에게 물어보니 '밝을 철' 이라고 한다. 정신을 밝혀주는 학문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영어로 philosophy 는 진리를 사랑하는 것인데 어떻게 정신을 밝혀주는 학문으로 전달된 것인지 알 수도 없고 동의도 안된다. 차라리 '진리학'이라고 불렀으면 사람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원래 궁금증으로 돌아와서 '진리'란 무엇인가? '진리'는 과연 있는가? 이 주제는 이 책에도 나온다. 내가 어렵다고 느겼던 '알다' 부분에 있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사람들은 그 '진리'라는 것에 이토록 다각적으로 매달려 왔다. 나도 그냥 별 관심 없이 살았던 '진리'에 대해 본격적으로 궁금해지기 시작했으니 이 책은 나를 제대로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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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의 고리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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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가 돌아다니면서 본 것을 묘사하는 것은 진짜 너무 재미없고 지루했다. 그런데 '나'가 알고 있는 것이나 겪은 일들, 생각한 것들을 이야기 하는 것은 정말 재미있었다. 서태후, 피츠제럴드, 조셉 콘라드는 들어본 이름이라 그런지 쉽게 읽혔다. 숲, 바다, 모래, 언덕 , 하늘, 집, 가구 등등에 대한 묘사는 원래 내가 안 좋아하는 부분이다. 그 장면을 그려 보아야 하는데 잘 안된다. 그래도 모처럼 아주 지적인 글을 읽어서 정신이 맑아진 느낌이 든다. 


 저자와의 가상  인터뷰

Q: 제발트씨께 묻고 싶습니다. 평소에도 그렇게 사람이 없고 황량한 곳을 몇 시간씩 혼자 걷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만약 그렇다면 생각을 하고 싶어서인가요? 아니면 풍경을 좋아하시는 건가요? 풍경을 보면 그런 생각들이 떠오르시는건가요? 

A: 

Q: 지식이 무척 풍부하신것 같은데 그것들의 연결고리를 놓치치 않고 배치하시는 게 작가님 소설의 친절함인것 같습니다. 그것은 작가님이 스스로의 인상을 기억하는 능력이 탁월하셔서인 것 같아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러한 인상도 작가님의 '창작의 결과물'인가요?

A:

Q: 소설의 제목에 대해서 여쭙고 싶습니다.  그 고리는  토성의 위성들이 부서진 채 같이 도는것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토성이 멜랑콜리의 행성으로 불리는 것입니까? 영국 동해안의 인적 끊어진 도시들을 토성의 고리라고 보시나요?  기능은 없고 관성만 남아았다고 보시는지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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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심리학 - 사는 게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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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에 관심을 갖은 지 10년이 되어가는 것 같다. 만세력에 생일을 입력해서 사주팔자가 나오면 "이 사람이 어떤 성향이고 어떤 인생을 사는구나" 하는 정도는 짐작해 볼 정도이다. 그리고 내 사주를 알고 나니 내가 왜 지금 이런지도 또 과거에 왜 그랬는지 , 앞으로 어떠할지도 조금은 알 것 같다. 

 철저히 실용적인 이유로 사주를 공부한 나와 학문적으로 공부한 저자 사이에 엄청난 괴리감을 느꼈다. 저자의 일간이 임수라고 하셨는데 나의 일간도 임수이다. 하지만 저자가 편인과 정인을 모두 갖고 있다고 한것에 반해 나는 금이 없는 무인성 사주이다. 그래서 그런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이 책이 있다는 걸 안지는 좀 되었다. 나도 사주에 관심이 있던터라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 책은 '사주보기'가 아니라 명리학에 관한 책이어서 생각보다 어렵고 심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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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편지
이머전 클락 지음, 배효진 옮김 / 오리지널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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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나는 이 책을 다 읽지 못했다. 읽다가 끝으로 가서 결말을 읽고 하이라이트 부분을 먼저 읽었다. 하지만 주인공이 낯선 편지를 발견하고 또 그 편지 주인을 만났으니 일단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다 본 것이다. 어떻게든 읽어 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다 읽지 못한 이유는 낯선 문체 때문이었다. 이렇게 현재형으로 씌여진 소설을 거의 못 본 것 같다. 그래서 과거형으로 바꿔서 읽어보니 훨씬 몰입도 잘 되고 등장인물들에게 연민도 생겨났다. 하지만 현재형을 그대로 읽으면 숨이 막히고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시제가 바뀌면 느낌도 이토록 바뀔 수 있는 것인가? 과거와 더 과거와 현재와 비교적 가까운 과거와 왔다 갔다 하는 구성은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시간으로 가든 다 현재형으로 서술 되는 건 무슨 시나리오도 아니고 연극 대본도 아니고 너무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작가에게 건의한다. 과거형으로 다시 출판할 생각은 없으신가요? 


 오늘은 쉬는 날이고 푹 자고 일어나서 좋은 컨디션으로 다시 이어서 읽어보았다. 역시 힘들다. 내가 읽다가 멈춘 부분은 애니의 남자친구 조가 집에 처음 방문한 날이다. 애니의 아버지가 남자친구 앞에서 엄마를 무시하고 모욕하고 몰아대는 장면을 실시간 현재형으로 읽자니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처럼 화가 난다. 작가가 의도한 것도 독자의 적극적인 동참이었을까? "아빠 미친거 아니야?" 이런식으로 공분의 대상으로 만들려는 것이었을까?  어제 저녁에 현재형이 문제인지 내용이 문제인지 알고 싶어서 현재형으로 밝고 행복한 장면을 써보았다. " 언제나 그렇듯이 퇴근하고 주차를 하고, 내려서 집 현관까지 가는 길에 고양이들을 찾아본다. 얘네들은 길고양이도 아니고 집고양이도 아닌 공동의 고양이다. 담벼락아래 누군가 놓고 간 사료그릇이 있는 걸 보면 입주자 중에 돌봐주는 사람이 있는게 분명하다. 고양이 세마리는 자기들끼리도 적당한 거리, 사람들과도 적당한 거리를 두고 그렇게 주자장에서 논다. 세 놈중에 그래도 사람을 덜 무서워하는 놈과 마주친다. 치즈 줄무늬 꼬리를 가져서 내가 '너구리꼬리'라고 이름 붙인 대장이다. 내 시선을 피하지 않고 멈춰있는 너구리꼬리가 귀엽다. 나는 생애 처음으로 츄르라는 걸 사본다. 유튜브에서 본것처럼 위를 뜯어 구멍을 내고 조금씩 츄르를 밀어올린다. 냥이가 다가온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냥이가 내 츄르를 먹는다. 이젠 내츄르가 아니라 너의 츄르야. 속도가 느린지 불만스런 냐옹과 함께 앞발을 들어 서두르라 한다. "  이렇게 써보면 전혀 답답하지도 토할 것 같지도 않다. 그러면 이건 문체가 문제가 아니라 내용이 문제였나보다. 나는 아빠가 엄마를 괴롭히고 무시하고 누르는 것을 보기가 힘든것 같다.  그래서 미련을 갖지 않고 반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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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사적인 경제학 - 당신이라는 자산을 지키는 자본주의 생존 교양
최재용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P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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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경제학의 개념들을 4부로 나누어 각각 5개씩 설명하고 있다. 개념 설명 후에는 작가가 의도한 대로 인문학적 조언들이 이어진다.

  • 1부: 나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기

  • 2부: 불확실한 세상을 돌파하는 전략

  • 3부: 돈의 흐름을 꿰뚫는 통찰

  • 4부: 더 넓은 곳에서 승리하는 투자 마인드

그런데 책의 구성을 살펴보던 중 치명적인 오타를 발견했다. 목차에서 2부와 4부의 제목이 똑같이 나온 것이다. 처음에는 일부러 그런 건가 싶어 4부 시작 페이지를 찾아보니, 분명 본문에는 <더 넓은 곳에서 승리하는 투자 마인드>라고 적혀 있었다. 그렇다면 이것은 명백한 편집 오류! 이런 거 발견하면 문화상품권 같은 거 안 보내주나?

경제학 비전공자인 나에게는 개념 설명이 어려운 부분도 많아서, 일단 용어라도 확실하게 접수하기로 마음먹었다. 20개의 개념을 순서대로 다 외우진 못해도, 각 부에 속한 5개씩은 확실히 외웠다.

  • 1부: 기회비용, 탐색비용, 네트워크 효과, 외부효과, 시그널링

  • 2부: 게임이론, 퀀트, 레버리지, 복리효과, 가격차별

  • 3부: 행동경제학, 현금흐름, 항상소득, 인플레이션, 비용분석

  • 4부: 인덱스, 국제금융시장, 합리성가정, ESG혁명, 위험관리

이 20개의 뜻을 학술용어로 유창하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히 이해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어려운 용어들을 외워서 적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뿌듯하다. 어려운 경제학을 생활 속에 '접붙이기' 했으니, 앞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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