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 개정판 갈릴레오 총서 3
사이먼 싱 지음, 박병철 옮김 / 영림카디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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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은 중3 아들의 수학 수행평가로 학교에서 정해준 책이다.

 책이 배달되고 아들은 관심이 없고 또 내가 먼저 책 구경을 시작했다.

 책의 두께와 제목을 보았을때 이 책을 다 읽으려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막상 책을 읽기 시작하자 하루밤 지나면서 책을 마칠 수 있었다.

 얼마나 재미가 있던지 새벽에 너무 졸려 끝을 보지 못하고 잠들었다가 새벽에 일어나서 국이 푹 끓을 동안 책을 다시 잡을 정도였다. 물론 이 책에 나와있는 수학적인 내용은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이 한편의 영화나 소설을 보는 듯 흥미진진했다.

 페르마라는 17세기의 천재 수학자가 던진 문제를 풀기위해 300년이 넘는 동안 많은 수학천재들이 도전하는 이야기들과 수학이 발전하는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그 주인공은 물론 앤드루라는 영국 출신의 수학자이다. 그는 10살에 도서관에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접했고 운명처럼 자신이 풀어야할 문제로 받아들였다. 그뒤 30년동안 그는 혼자서 간직한 도전을 완성하기 위해 고독한 노력을 한다. 그리고 현대수학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지식들이 나타나고 그것을 100페이지가 넘는 논문속에 통합시키며 결국 페르마의 정리를 증명한다.

 페르마의 정리는 1993년부터 1994년에 걸쳐 증명되었다.

 수학은 겉으로보면 너무 냉정하고 딱딱해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참 아름다운 학문인것 같다.

 이 책에서도 수학의 우아함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계산이 복잡해지고 컴퓨터가 진화해감에 따라 컴퓨터가 공리를 만들어내는 시대가 왔다고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인간이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고 하니 수학자의 열정과 수학의 아름다움은 이제 박물관에 남겨진 유물이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주말에 무한대를 본 사나이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그것은 20세기 초의 라마누잔이라는 인도의 수학자에 대한 것이었다. 수학은 나의 지력으로 이해하기 너무 어렵지만 진리에 가장 가까이 간 것 같아서 경외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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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천하 - 채만식 장편소설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11
채만식 지음, 이주형 편집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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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0년대 사회상은 착찹하다. 자본을 조금이라도 쥔 사람들은 그것을 이용해서 어떻게든 더 불리려고 혈안이 되어있고 없는 사람들은 자본에 매여 모든걸 다 빼앗기고마는 비참한 삶을 살았다. 영감탱이들이 남의 집 귀한 어린딸을 유린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로 일어났고 열 살이 조금 넘는 아이들을 결혼시키는 조혼 풍습도 그래도 있었다.  돈이 있는 집의 아이들은 일본이나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를 하고 돌아오지만 그들을 써줄 나라가 없다. 그들은 일본에 굽히고 들어가 관리라도 하나 해보든가 아니면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해 볼 수 있지만 집에 돈이 있다면 이러저러하다 주색잡기에 빠져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던 것이다. 사회주의도 하나의 중요한 운동이었고 여기에 몸담는 지식인들도 많았다. 봉건주의, 자본주의, 사회주의, 제국주의가 온통 뒤섞여있는 혼란의 시대가 일제식민지 시대였다.

 그런 시대에서 채만식은 여러가지 부정적인 모습을 외면하지 않으려했고 그것을 이 책에서는 풍자라는 형식으로 독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채만식은 지식인이 사회와 역사인식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주요한 비판대상은 자신의 동물적 욕구만을 채우려고 하는 윤직원이라는 영감이다. 그는 일제가 자신을 재산을 지켜주기에 좋은 존재라고 생각하며 그런 세상이 태평천하라고 말한다. 자신의 증손자와 동갑인 어린 기생을 탐하는 것에도 양심에 거리낌이 없으며 타고온 인력거꾼에게 삯을 지불하는것에도 아깝다고 느낄만큼 덕이 없는 인물이다. 그의 자식과 손주들은 주색잡기에 빠져 살고 있으며 누구하나 나라 걱정을 하거나 주변의 사람을 돌아보지 않는다.  채만식은 그러한 행태를 비판하며 물질적이고 동물적인 생활에서 벗어나서 생각을 하고 주변을 돌아보라고 촉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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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 - 염상섭 장편소설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3
염상섭 지음, 정호웅 편집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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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은 분량이 많다. 당연히 등장인물도 많다.

 작가는 그들 하나하나를 생생한 인물로 만들어 놓았다.

 그것은 인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사건들은 마치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 처럼 상상이 되고 그들의 목소리도 실생활에서든 영화에서든 한번쯤은 들어본 것 같이 들려온다.

 작가가 그들을 바라보는 감정은 연민같다.

 만세전의 이인화나 삼대의 조덕기 같이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비교적 편안하게 성장했기 때문인지 염상섭의 작품에는 극단적인 분노나 울분가 보이지 않는다.

 염상섭은 그 시대의 두 부류였던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사이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한다.  친일과 항일에 있어서도 염상섭은 중립적이었을 것 같다. 그는 문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그것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해방후 서라벌예대의 학장이 되었어도 그는 출근하는 날 보다는 집에 칩거하는 날이 더 많았다고 한다. 살림도 넉넉하지 않아 상으로 받은 시계를 팔아야할 정도 였다고 한다. 지식인의 곤궁한 삶에 대해서는 '두파산'에 잘 나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토마스만이 떠올랐다. 그 역시 독일의 문학가로 형인 하인리히 만이 사회문제에 적극적이었던 것에 반해 그것을 예술로 형상화하기 노력했다.

 나는 소설의 목적 또한 다른 예술분야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예술성의 추구이다.

예술성이란 아름다움과 완전함을 담는 것이고 그것을 통해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을 화해시켜 개인적 차원의 완전함을 경험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런 면으로 보았을때 염상섭의 작품은 목표에 거의 근접했다고 생각한다.

 욕망이나 감정은 사실 언어의 영역이 아니다. 오히려 음악이나 미술이 그런 정동을 표현하기에는 더 쉬운 수단인것 같다. 언어는 이성의 활동으로 여겨졌었다. 이성의 힘으로 비이성적인 것까지 다뤄야 한다는 점에서 소설은 무척이나 어려운 작업이다. 그래서 소설을 누구나 쓸수는 있지만 걸작이 나오기란 확률적으로도 매우 적다. 그만큼 고된 작업일것이다.

 소설을 읽고 감동을 받고 마음과 생각에 변화가 생겼다면 그것은 소설이 제 할 몫을 해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염상섭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이 분명한 생기는 그가 뛰어난 소설가이며 예술가임을 입증해 주는 것이다.  염상섭은 진정 대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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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읽는 현대 철학 - 30개의 키워드로 현대 철학의 핵심을 읽는다
남경태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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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서 책 구경을 하다가 맘에 들어 읽기 시작한 책을 끝마치고 난 후에 다른 사람들이 써 놓은 서평을 읽거나 저자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무척 설렌다. 아무도 서평을 올리지 않은 책은 밤새 내린 눈 위에 처음으로 발자국을 남기는 기분으로 서평을 쓰기도 하고 너무 유명한 작가의 유명한 책이면 그런 책을 나 스스로 찾아낸 뿌듯함과 함께 마이리뷰 목록에 글을 추가한다.

 이 책의 리뷰를 훑어보던중 저자가 2014년에 돌아가신것을 알게되었다. 저자의 많은 저작들과 그를 존경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았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고 나서 저자에 대한 존경심이 들던 참이었다. 이분은 저술가로서 충실한 삶을 사셨던 것 같다.

 책의 내용으로 돌아가서, 저자가 소개한 30명의 현대 사상가 중 내가 접했던 사람들은 반 정도 되는 것 같다. 그 외 반 정도의 이름은 무척 생소했다.

 학자들이 모두 철학자인 것은 아니고 구지 나누자면, 물리학자, 경제학자, 마르크스주의자, 구조주의자, 언어학자, 형이상학철학자, 심리학자 정도로 구분해볼수 있을 것 같다.

 근대가 이성의 시대라면 현대는 위의 학자들이 말하듯이 이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시대이다.

1989년 사회주의가 붕괴되기 전까지는 마르크스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리고 프로이트가 무의식이라고 칭하기 시작한 영역에 대한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하이데거와 하버마스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다.

 이 책은 대부분 프랑스와 독일의 학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저술가이자 번역가라고 하는데 독일어와 프랑스어를 공부한건지 아니면 독일어가 프랑스어로 번역된것을 공부한건지 궁금하다. 

 사회적 관습이나 부와 명예에 대한 욕망, 이성의 판단 등등 무엇에 기대어 살아가야할지 목표를 잃어 버린것 같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30대를 지나면서 알게 된것 같다.

 그 무렵 융을 읽었고 포스트모더니즘의 소설들도 좀 읽으면서 이면에 감추어진 무엇인가를 막연히 느꼈다.

 이 책의 저자도 서문에서 말하고 있듯이 '해 아래 새것은 없다'.

알아야 보이고 보아야 안다는 말은 배움의 핵심인것 같다.

나는 이제 보기 위해서 알려고 한다.

현대 철학입문을 좋은 선생님을 통해 했으니 하나하나 더 공부해나가야겠다.

그러면 복잡한 이 시대가 좀더 잘 보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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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뒤의 사람들
김세은 지음 / 오클미디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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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세계를 움직이는 숨은 조직인 일루미나티에 대한 소설이다.

한달 전 쯤 중학생 아들이 일루미나티에 대한 유투브 동영상을 보고 이야기를 하며 빅뱅의 G드래곤이 일루미나티의 일원일 수도 있다고 말해 '뭐 그런 얘기가 있어' 하며 넘긴적이 있었다.

 도서관에서 신간들을 구경하던 중 이 책을 발견했고 내가 모르고 있는 내용들이 담겨 있는 것 같아 빌려왔는데 이 책 속에서 일루미나티라는 말을 다시 접하게 된 것이다.

 권력을 둘러싼 그들만의 세상이 존재하고 자신의 부와 명예와 권력에 대한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한

거의 사이코패스같은 정치인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모를만큼 순진하지는 않다.

 그래서 이 책 역시 스케일이 세계를 무대로 한다는 것 외에는 권력을 차지하고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을 채우려는 사람들의 음모에 대한 이야기일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우연히 그들의 비밀을 알게된, 자의식과 자신감으로 충만한 주인공은 그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과 정의에 대한 신념을 갖지만 그의 노력은 그들에 의해 쉽게 제압당하고 전도유망하던  그의 삶 역시 궤도이탈을 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권력비리를 다룬 픽션의 전형적인 구성인것 같은데 결말이 의외였다.

 일루미나티가 추구하는 것은 특정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전인류의 평화와 질서라는 메세지를 전하는 것이다. 그들이 세계정부와 단일통화를 가지려는 이유는 민족과 국가라는 경계가 오히려 세계의 불평들을 불러오며 지구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부유한 나라와 빈곤한 나라 사이에 조정을 해줄수 있는 세계단일정부가 있어야하며 환경파괴를 부르는 산업또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계의 단일화폐가 없이는 환율과 주가를 조작하며 부를 빼앗아가고 있는 세력을 없앨수 없다는 것이다. 일루미나티는 어린시절부터 욕망을 절제하는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언어, 과학, 수학, 역사, 심리학 등 피나는 공부를 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과하고 높은 성취를 이룬 사람들에게 인류를 위한 일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고 한다. 이 책은 일루미나티에 대한 어느정도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자유라는 것에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나를 둘러싼  환경에 의해 지배를 받으며 살고 있는 것일까?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인간은 인간인데 인간이 다른 인간을 통치한다는 것이 정당한 것일까?

그래서 일루미나티는 개인이  아닌 단체로 존재하지만 단체역시 인간이 모인 것인데 그들이 늘 선하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결정만을 내릴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목적이 인류의 공동선을 위하는 것이라 하였지만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살인을 포함한 모든 추악한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리고 세계정부의 필요성을 사람들에게 일깨우기위해 일부러 전염병을 퍼트리고 주가를 폭락시키고 테러를 일으켜 불안을 조성했다.

 이것은 전체주의다.

일루미나티는 인간을 차별한다. 능력이 있는 사람과 무지한 사람으로...

그런 면에서 토머스모어가 그린 '유토피아'는 개인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보고 있어서 진정한 고전으로 읽히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일루미나티를 악의 세력으로 보고 그들을 저지하는데 자신의 인생을 걸었던 주인공이 15년이 지난후 처음에 가졌던 자신의 판단이 옳았는지에 대해 의문과 혼란을 갖게 되는 것으로 으로 끝을 맺는데 나도 그냥 마지막 책장을 덮고 리뷰를 쓰지 않았다면 일루미나티같은 권력기관이 필요하다는 마음이 조금은 생겼을것 같다. 하지만 리뷰를 쓰면서 일루미나티가 저질렀던 수많은 죄악들을 되새기면서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해줄수 없다는 진리를 다시한번 되새기게 된다. 그리고 권력기관은 적을수록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누릴수 있는 자유의 범위가 제한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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