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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뒤의 사람들
김세은 지음 / 오클미디어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세계를 움직이는 숨은 조직인 일루미나티에 대한 소설이다.
한달 전 쯤 중학생 아들이 일루미나티에 대한 유투브 동영상을 보고 이야기를 하며 빅뱅의 G드래곤이 일루미나티의 일원일 수도 있다고 말해 '뭐 그런 얘기가 있어' 하며 넘긴적이 있었다.
도서관에서 신간들을 구경하던 중 이 책을 발견했고 내가 모르고 있는 내용들이 담겨 있는 것 같아 빌려왔는데 이 책 속에서 일루미나티라는 말을 다시 접하게 된 것이다.
권력을 둘러싼 그들만의 세상이 존재하고 자신의 부와 명예와 권력에 대한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한
거의 사이코패스같은 정치인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모를만큼 순진하지는 않다.
그래서 이 책 역시 스케일이 세계를 무대로 한다는 것 외에는 권력을 차지하고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을 채우려는 사람들의 음모에 대한 이야기일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우연히 그들의 비밀을 알게된, 자의식과 자신감으로 충만한 주인공은 그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과 정의에 대한 신념을 갖지만 그의 노력은 그들에 의해 쉽게 제압당하고 전도유망하던 그의 삶 역시 궤도이탈을 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권력비리를 다룬 픽션의 전형적인 구성인것 같은데 결말이 의외였다.
일루미나티가 추구하는 것은 특정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전인류의 평화와 질서라는 메세지를 전하는 것이다. 그들이 세계정부와 단일통화를 가지려는 이유는 민족과 국가라는 경계가 오히려 세계의 불평들을 불러오며 지구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부유한 나라와 빈곤한 나라 사이에 조정을 해줄수 있는 세계단일정부가 있어야하며 환경파괴를 부르는 산업또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계의 단일화폐가 없이는 환율과 주가를 조작하며 부를 빼앗아가고 있는 세력을 없앨수 없다는 것이다. 일루미나티는 어린시절부터 욕망을 절제하는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언어, 과학, 수학, 역사, 심리학 등 피나는 공부를 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과하고 높은 성취를 이룬 사람들에게 인류를 위한 일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고 한다. 이 책은 일루미나티에 대한 어느정도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자유라는 것에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나를 둘러싼 환경에 의해 지배를 받으며 살고 있는 것일까?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인간은 인간인데 인간이 다른 인간을 통치한다는 것이 정당한 것일까?
그래서 일루미나티는 개인이 아닌 단체로 존재하지만 단체역시 인간이 모인 것인데 그들이 늘 선하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결정만을 내릴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목적이 인류의 공동선을 위하는 것이라 하였지만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살인을 포함한 모든 추악한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리고 세계정부의 필요성을 사람들에게 일깨우기위해 일부러 전염병을 퍼트리고 주가를 폭락시키고 테러를 일으켜 불안을 조성했다.
이것은 전체주의다.
일루미나티는 인간을 차별한다. 능력이 있는 사람과 무지한 사람으로...
그런 면에서 토머스모어가 그린 '유토피아'는 개인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보고 있어서 진정한 고전으로 읽히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일루미나티를 악의 세력으로 보고 그들을 저지하는데 자신의 인생을 걸었던 주인공이 15년이 지난후 처음에 가졌던 자신의 판단이 옳았는지에 대해 의문과 혼란을 갖게 되는 것으로 으로 끝을 맺는데 나도 그냥 마지막 책장을 덮고 리뷰를 쓰지 않았다면 일루미나티같은 권력기관이 필요하다는 마음이 조금은 생겼을것 같다. 하지만 리뷰를 쓰면서 일루미나티가 저질렀던 수많은 죄악들을 되새기면서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해줄수 없다는 진리를 다시한번 되새기게 된다. 그리고 권력기관은 적을수록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누릴수 있는 자유의 범위가 제한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