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는 어떤 것들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늙었어요! 나는 이렇게 대꾸했다. "그리고 너는 어떤 것들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젊어." "그것도 맞는 말이군요." 조는 인정했다. - P233
(위생이라는 이름으로 더러운 일을 얼마나 많이 저지르는가!) - P234
사실 복지란 바로 사람들로 하여금 우산을 버리고 비닐 비옷으로 바꾸거나, 여기저기 흩어진 숲과 나무들, 녹색 지대를 파괴한 다음 습기 제거나 공기 정화를 위한 가전제품으로 대체하거나, 기껏해야 신선한 콩을 생산해 깡통 안에 담아 먹도록 이끄는 것이다. - P235
그런 복지는 대중 관광을 고안해 냈고, 여행의 노고를 절반으로 줄여주는 고속도로를 제공했지만, 그 결과는 모터를 장착한 대중들이 주말 휴가를 위해 300킬로미터가 아니라 600 킬로미터를 달리도록 유도했을 뿐이다. 전혀 쓸모없는 킬로미터들, 땀, 분노의 광란은 주말을 엄청난 노고와 신경쇠약으로 전환시킨다. 왜나하면 ‘경제 기적‘의 모토는 바로 ‘혼란과 소란 없이 즐거움이란 존재할 수 없다.‘ 이기 때문이다. - P238
"정말 미친 짓이군요!" 젠체하는 남자는 외쳤다. "자동화 시대에 자동차를 내버려 두고 우스꽝스러운 꼬마 기차를 이용하다니! 도대체 제정신인가요? "제정신을 가진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이곳이랍니다. 자연에 대한 존경. 말하자면 인간의 개성에 대한 존경이 남아 있지요" - P238
사실 과격 혁명주의자 무리가 왕궁 안에 난입해 칼을 휘두르면서 동상, 그림, 아라스 천, 값비싼 가구 들을 파괴하는 것과, 여행자 무리가 악취 나는 자동차의 소음이나 트랜지스터 라디오의 찢어지는 소음과 함께 평화, 고요함, 아름다움, 안식과 휴식의 모든 가능성을 파괴하는 것은 아무런 차이가 없다. - P246
우리는 제2차 세계 대전 직후의 우울한 철도 여행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더러운 발을 일등칸 의자의 붉은 벨벳 위에 올려놓은 채, 종이에 싼 생선 튀김을 먹고 플라스크 병에 입을 대고 포도주를 마시는 것이 그들 무리에게 얼마나 커다란 만족이었던가. 부르주아 특권의 상징이었던 붉은 벨벳을 담뱃불로 지져 구멍을 내고, 정어리 통조림의 기름으로 더럽히고, 면도칼로 커다란 조각을 잘라내 그것으로 신발 밑창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었던가. - P247
"멍청이 같은 남편들이 없다면 성질 사나운 아내들도 없을 거예요." - P254
내 방은 다락방이었고, 커다랗고 비틀린 대들보가 서까래를 지탱하고 있었는데, 나는 그 대들보 위에다 커다란 글씨로 ‘침착성을 잃지 말자!‘고 써 놓았다. 내 방으로 들어가거나 나올 때마다 나는 어김없이 대들보에 머리통을 찧곤 했지만, 그 현명한 경고를 읽고, 그리하여 화를 내지 않고 혹 위에 물에 적신 종이쪽지를 붙이고 미소를 짓곤 했다. ‘모나리자‘처럼 부드러운 미소는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의도를 고려하면 미소인 것만은 분명했다. 그 다락방에서 나는 중요한 것들을 얼마나 많이 배웠던가. 숙명적으로 그 일부는 잊어버렸지만, 자기 절제만은 결코 잊지 않았다! - P256
마르게리타는 교양이 넘치는 여자가 아니다. 단순한 여자이며, 그녀의 성격이 돌변하는 것은 복잡한 추론 때문이 아니다. 마르게리타는 마치 어떤 사람이 바나나 껍질에 미끄러져 나무통 속에 빠지는 것처럼 자신의 두 번째 개성 속에 빠진다. 앞에서 말했듯이, 다행히 나는 완벽하게 나 스스로를 자제 할 줄 안다. - P258
‘인생에는 젊은 시절뿐이고, 우리의 나머지 날들은 그 시절을 후회하며 보낸다. 세상에 그보다 더 경이롭고 감동적인 것은 없다.‘ • • 젊은이들은 그 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특히 마치 노인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젊은이들 자기 젊음을 부끄럽게 여기는 듯 젊음을 위장하기 위해 수염을 기르거나 인류를 괴롭히는 엄청난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 같은 분위기를 내려고 원래 좋은 시력을 망치는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안경을 끼고 다니는 젊은이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젊은이들은 명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나중에 기억할 것도 없고, 한탄할 것도 전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뿌리가 땅속에 깊이 박히지 않은 나무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첫 번째 바람에 쓰러지고 말 것이다. - P265
나는 가지가 많이 꺾인 늙은 나무이지만 땅속에 단단하게 뿌리내리고 있으며, 따라서 수많은 폭풍우들을 쉽게 극복했다. 나는 어떤 인플레이션이나 혁명도 결코 빼앗아 갈 수 없을 커다란 자본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뜨겁게 살아왔고 절대 배신하지 않은 젊은 시절에 대한 생생한 기억이다. -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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