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은 꼬리가 잘려도 다시 자라나. 재생과 부활을 상징하지. 그래서 중세 유럽에서는 전설 속의 동물, 불도마뱀 살라만다를 숭앙하기도 했어. 살라만다는 불 속에서 산다고 믿어졌지. 주변 환경에 따라 색깔을 바꾸는 카멜레온도 도마뱀의 일종이야. 도마뱀에게는 과거가 없어. 그것만으로도 신이 되기엔 충분하지. 그들에겐 영원히 현재만이 존재해.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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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의 스—가 입안에 뿌리를 내리며 혀와 뒤엉켜 버려요.
까마귀의 끄—는 목구멍 안쪽에 딱 달라붙어요.
달의 드—는 마법처럼 내 입술을 지워 버려요.
나는 그저 웅얼거릴 수밖에 없어요.

아이들은 내 입에서 혀 대신 소나무 가지가 튀어나오는 걸 보지 못해요.
아이들은 내 목구멍 안쪽에서 까마귀가 까악까악 우는 걸 듣지 못해요.
아이들은 내가 입을 열 때 스며 나오는 달빛을 보지 않아요.

나를 둘러싼 낱말들을 말하기 어려울 때면
그 당당한 강물을 생각해요.
물거품을 일으키고
굽이치고
소용돌이치고
부딪치는 강물을요.

그 빠른 물살 너머의 잔잔한 강물도 떠올려요.
그곳에서는 물결이 부드럽게 일렁이며 반짝거려요.
내 입도 그렇게 움직여요.
나는 그렇게 말해요.
강물도 더듬거릴 때가 있어요.
내가 그런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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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은 무릎 위에 놓여 있었지요. ‘양귀비로군, 붉게 빛나는 양귀비.‘ 코리올라누스는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도 젊은 시절이 있었음을 약간 고통스럽게 기억해냈습니다. 그 역시 한때는 들에 나가 곧 시들어버릴 양귀비꽃을 모아 커다랗게 타오르는 꽃다발을 만들곤 했지요. 내일이면 시들고 말 꽃들을 가지고 말입니다. 그러나 젊은 시절에 누가 내일을 걱정하겠습니까. 오늘 열정을 채울 방 하나, 또는 까만 두 눈이 있으면 그만인 것을. - P118

인생을 가치있게 만드는 것은 목표 자체가 아니다. 인생을 소중하게 만드는 것은 삶의 순간순간이다.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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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까지도 여전히 그것은 나를 사로잡는다. 곰스크로 가는특급열차가 저 멀리 돌진하는 소리가 들리고 그 찢어지는 듯 슬픈 기적소리가 초원을 뚫고 울리다가 멀리 사라질 때면, 갑자기뭔가 고통스러운 것이 솟구쳐 나는 쓸쓸한 심연의 가장자리에놓인 것처럼 잠시 서 있곤 한다. 그러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
면 말없이 아내와 아이들 곁을 지나쳐 내 전임자가 죽을 때까지.
묵었던 바로 그 다락방으로 올라간다. 나는 문을 잠그고 침대에몸을 던진 채 그 나머지 시간을 누구하고도 말하지 않고 숨어서보내곤 하는 것이다. - P62

"그리고 비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나는 그게 아주 아름답다.
고 생각하네. 보게. 젖은 도로는 마치 은빛 거울처럼 반짝이고,
날이 어두워지면 빗방울은 금빛 실처럼 가로등 불빛을 뚫고 미끄러지듯 떨어질걸세.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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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원한 것이 곧 그의 운명이고, 운명은 곧 그 사람이 원한 것이랍니다. 당신은 곰스크로 가는 걸 포기했고 여기 이 작은 마을에 눌러앉아 부인과 아이와 정원이 딸린 조그만 집을얻었어요. 그것이 당신이 원한 것이지요. 당신이 그것을 원하지않았다면, 기차가 이곳에서 정차했던 바로 그때 당신은 내리지도 않았을 것이고 기차를 놓치지도 않았을 거예요. 그 모든 순간마다 당신은 당신의 운명을 선택한 것이지요." - P59

"그건 나쁜 삶이 아닙니다." 그가 말했다.
의미없는 삶이 아니에요. 당신은 아직 그걸 몰라요. 당신은이것이 당신의 운명이라는 생각에 맞서 들고 일어나죠. 나도 오랫동안 그렇게 반항했어요. 하지만 이제 알지요. 내가 원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깨달은 이후에는 만족하게 되었어요."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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