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야?
무카이는
늘 그런
식이야.

신경에 거슬리는 말만 골라서.
왜 그런
비아냥거리는 말투를 쓰는 거냐고!
하지만
정말로 나를 괴롭히는 건
그 지점이 아닌 것
같아.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던
내 자신. - P60

정말 그래.
정말 그렇군.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게’ 라거나
‘시집을 보낸다’ 라거나
그건 마치
어딘가에 선물로 보내지기 위해
키워진 것 같잖아.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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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만 늘어놓는 사람이 있는 걸까?
마음에 들지 않아도
굳이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 더 많은데.
나를 흉보는 것도 아닌데…
왜 마음속에만 담아두지 못하는 걸까.

왜 나는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은 걸까?
나를 흉보는 것도 아닌데…
무엇 때문에 상처받고 있는 걸까.
- P42

어느날의 아카네

그 사람과
함께 산다면
방귀는
어떻게 하지?
하고 생각했다.

소리보다
냄새가 더
창피할 것
같아.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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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좋은 떡볶이란 무엇인가? 좋은 떡볶이는 맛있는 떡볶이인가? 맛있다는 것은 주관적인 감상이 아닌가? 객관적으로 맛있는 떡볶이가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객관적인 맛있음은 무엇에 의해 결정되는가? 좋음‘이 ‘맛있음‘이 아니라면, 음식을 만들어 파는 음식점의 본질이 다른 것으로 결정되는 것이 합당한가? 위생이나 재료 상태, 점주와 본사의 관계, 지점과 아르바이트생의 관계는 ‘좋음‘에 어느 정도의 자리를 차지하는가? ‘좋음‘은 누구에게 ‘좋음‘인가? 여기서의 ‘좋음‘은 사회적 ‘좋음‘까지도 포함하는 것인가? ···죄송하다. 철학자들은 원래 성가신 인생의 질문을 보따리에 이고 행복한 사람들의 뒤꽁무니를 좇아 달려가는 이들이다.
철학자에게도, 철학 전공자에게도 떡볶이의 맛은 공평한 법. 전국의 철학도들에게 떡볶이 한 그릇의 따뜻함만큼 큰 응원을 보낸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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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이 떡볶이에 대한 각자의 감상이다.
팀원 1: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아서 어떤 것을 집게 될지 알 수 없죠. 짜장이든 초콜릿이든 일단 검정이면 의미는 대충 다 통하는 것 같습니다. 온도와 재료에 따라 무한한 변주를 선사하는 가성비 최고의 랜덤 박스. 첫맛과 끝맛이라는 개념을 익히는 데에 아주 효과적인 스타터 키트. 우연에서 탄생한 수많은 요리의 이름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어쩌면 이 떡볶이의 유일한 흠은 짜장이라는 이름의 구속구가 아니었을까요. 현재로서는 가장 가깝게 설명할 수 있는 맛이 짜장이었을 뿐, 오늘우리는 미래의 유명 메뉴 탄생의 역사 그 첫 장에 자리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 P103

팀원 2: 검었다.
떡볶이도, 그것을 바라보는 내 마음도, 그것의 맛도.
심연에서 손을 허공에 휘저으며 길을 찾듯 떡볶이 맛을 음미해본다. 찾을 수 없었다. 내 두뇌의 언어적 표현이 부족해서인지, 미각적 부분이 부족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이 떡볶이의 맛도, 존재의 이유도 찾아낼 수 없었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는 문구가 있다. 그 문구마저, 이 떡볶이가 존재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을 듯하다.
나는 오늘 떡볶이가 아닌, 어둠을 먹었다. - P104

팀원 3: ‘먹방’이 하나의 문화가 되긴 했지만 수많은 먹방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굳이 예로 들지 않아도 음식을 사랑하는 친구들을 오래전부터 지켜보며 항상 궁금했다. ‘셰프도 아닌데 음식에 대해 저렇게 할 말이 많다고? 음식의 맛에 대한 표현이, 재료 선택과 조화에 대한 깊은 분석이, 그냥 저렇게 먹어보는 것만으로 나올 수 있다고?’ 지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맛알못‘인 내게 음식에 대해 길고 멋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늘 신기한 사람이었다.
오늘 친구의 소개로 접한 특별한 짜장 떡볶이의 떡 하나를 집어 먹은 뒤 친구들과 이 음식의 재료와 조리 방법, 그렇게 탄생한 최종 결과물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는 나 자신을 보았다. 떡을 넘어 야채, 어묵을 집어 먹으며 터져 나오는 나의 분석력에 스스로 놀랄 지경이었다. 오늘 나는 백종원이고 고든 램지였으며 대장금이었다. 아, 그랬구나…. 나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별생각이 없고 그렇지 않은 음식을 먹을 때는 똑똑해지는 사람이었구나…. 30년이 훌쩍 넘는 삶을 살며 이 사실을 오늘 처음 알았다. 고마워, 특별한 짜장 떡볶이야…. 네 덕분에 나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어….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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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무척이나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싫어하는 이유.
아닌가
싫어하는 게 아니라
싫어지게 되는 이유.
뭔가 한 가지가 싫은 게 아니라
사소하게 싫은 몇 개가 마치
장롱 뒤의 먼지처럼
조금씩 조금씩 쌓여가고
커디란 먼지 뭉치가 된다.
그렇게 청소기로 빨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미움이 커진다. - P32

혼쭐을 내면
혼쭐났던 기억만 남는다.
순순히 고치니까 부드럽게 얘기하면 그만이다.
윗사람은 그런 걸 귀찮아해서는 안 되는 거야.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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