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성장으로 가는 즐거운 책읽기
데이비드 매케너 지음, 조계광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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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정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의 글 곳곳에서 책을 좋아하고, 서점 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서만 발견되는 특징적인 모습들이 드러난다!

1장의 ‘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 부분에서는 성경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하는 것이 지루하게 느껴졌다. 물론 기독교인으로서 성경을 기본적으로 읽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책은 성경을 읽기에 대한 책이 아니라 경건 서적 독서에 대한 부분이라면 성경에 대한 부분은 그냥 넘어가는 것이 더 좋았을 듯...

2장의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에서는 아주 자연스럽게 책의 제목부터 세세한 부분까지 살펴보면서 책을 선택하는 방법을 잘 가르쳐주고 있다. 내용도 좋았지만, 그러한 분위기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꽤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3장이 ‘책을 분별하는 지혜’는 기독교 서적이 특별히 성경의 기준에 의해서 까다롭게 판단 받아야 한다는 점을 매우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어서 좋았다. 경건서적이라면 판단하고 자시고 할 것 없이 그냥 읽어 재끼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기독교 서적은 저자가 누구이든 성경적인 기준에 의해서 평가되어야 한다.

그 외의 영적 훈련이라는 부분, 개인 서재 만들기, 3년간 독서 계획, 기독교 고전 읽기는 실제로 적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며 메모한 것들, 괄호 안의 숫자는 페이지)*****


1. “성경 이외의 책은 ‘이것이 사실일까?’하는 의구심을 갖고 읽다가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야 특별한 관심이 생기곤 한다. 하지만 성경을 읽을 때는 그런 질문 자체가 필요하지 않다.”(23)

2. “성경 외에 또 다른 계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교부들이 성령의 인도 아래 신구약 성경을 결정함으로써 계시는 완성되었다.”(26) - 첫 번째 문장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과 관련하여... 두 번째 문장은 잘못되었다. 교회 역사상 어느 누구도 성경을 ‘결정’한 적은 없다. 교부들이 성경을 결정했다는 것은 오류다. 교회는 교회 역사를 통해서 신구약 성경을 정경으로 ‘인정’했을 뿐 결정한 적이 없다!

3. “우리는 책을 통해 진리를 찾고 참지식을 넓혀갈 수 있다. 책을 읽지 않는 기독교인은 그 자체가 모순이다.”(32) - 책을 읽지 않는 그리스도인! 모순!!

4. “주제 문장을 찾는 것은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된다. 책을 읽을 때는 항상 질문을 던져라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의 주제는 무엇인가?’하는 질문을 생각하라.”(75) - 주제뿐 아니라, 저자가 그 주제를 정당하게 다루고 있는지, 기독교 서적의 경우 성경적으로 다루고 있는지도 늘 질문해야 한다. 즉,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

5. “좋은 책은 문장도 이해하기 쉽고, 문체도 막힘이 없어서 생각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준다.”(79)

6. “모든 책을 비판적으로 읽을 필요는 없다. 주석과 같은 책은 다른 책보다 훨씬 더 엄격한 비판력을 요구하지만, 소설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대개 적용을 위한 실천적인 책보다 이론적인 책이 더 많은 비판력을 요구한다.”

“신학, 변증학, 윤리학에 관한 책을 읽을 때는 항상 그 내용이 성경에 부합하는지를 생각하면서 비판적인 독서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경에 일치되지 않는 사상을 받아들이게 될 위험의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우리의 생각에 근거해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분별력을 가진 독자란 언제든지 진리를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로, 자신의 판단을 하나님의 말씀과 교회의 신조와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보는 사람을 말한다. 기독교인다운 태도로 책을 읽는 것은 곧 비판적인 자세로 분별력을 가지고 책을 읽는 것을 뜻한다.”(84, 86, 87)

7. “개인과 인간 관계를 다룬 책을 읽거나 구입할 때는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 사실 그런 책들은 현대 심리학이나 인간 발달 이론, 심리 요법이나 상담학 등에 나오는 이론에 근거해 쓰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그 이론들이 성경에 부합하는지 살피지 않고, 곧바로 기독교인의 삶에 적용하는 우를 범하기 쉽다.”(107)

8. “기독교인의 사회적 책임은 두 가지 측면을 지니는데, 그 중 하나는 정의다. 기독교인은 사회ㅏ의 체제 속에서 이루어지는 법과 행정을 통해 정의를 추구해야 한다. 또 하나는 사랑이다. 기독교인은 고통을 당하고 있는 개인과 집단을 돌봐야 할 책임이 있다.”(114) - 잘된 정의

9. “책을 읽을 때는,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사상을 찾아보라. 남의 사상을 내 것으로 만든다고 해서 그것이 꼭 표절이나 속임수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책에 담긴 저자의 사상을 통해 기독교 신앙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면 그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히려 책을 읽을 때는 그 안에 담겨진 사상을 자신의 것으로 완전히 소화해 신앙생활에 도움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132)

10. “생각하고 있는 것을 글로 표현하기 전에는,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134)

11. “우리의 지식을 판단해 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아이를 가르쳐 보는 것이다. 이 점에서 모든 부모에게는 세상의 그 어떤 학자보다 좋은 교육의 기회가 주어져 있는 셈이다. 물론 뛰어난 학자들의 대부분은 가르치는 능력도 탁월한 경우가 많다. 그들은 복잡한 사상을 아이에게 쉽게 잘 설명할 수 있다.”(134, 135) - 뒤이어 나오는 아인슈타인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12. “오늘날의 시대는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새롭고 실용적인 것만 선호한다. 요즘의 책은, 심지어 기독교 서적조차도 세속적인 견해를 표방하고 있다. 기독교인은 과거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이 교회의 역사에 관해 관심이 없다.”(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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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인물 독서법 - 전기를 읽으면 인생이 바뀐다
백금산 지음 / 부흥과개혁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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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자의 책읽기 혁명]을 읽은 후 바로 이어서 읽었다. 그리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가볍게 넘어간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또 기존의 내 생각에 대한 지지도 발견했다. 1부는 전기 독서법에 대한 내용이고, 2부는 저자가 읽은 전기 독서 노트를 소개하고 있다. 전기 독서에 대한 동기 부여도 되었지만, 읽은 책들을 정리하는 부분에 더 많은 동기 부여가 되었다.

* 저자의 전기 독서 노트를 보면서 떠올린 나와 전기...

1) 신학을 하고자 결심하던 고3 대에는 D. L. 무디에 대한 책을 읽었었고 그것이 나에게 크게 도움이 되었다. 거기 나오는 한 문장... 오래 되어서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세상은 하나님께 전적으로 자신을 헌신한 사람과, 하나님께서 그런 사람을 통해 어떻게 역사하시는지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2) 더 거슬러 올라가면 중학교 때에 [성프란시스의 작은 꽃들]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스도를 닮아가고자 하는 프란시스의 열정과, 특별히 ‘공동체’에 대한 소원을 품게 되었다. 모두가 형제자매로 지내를 수 있는 사랑과 화목의 공동체... 지금 목회하고 있는 교회가 그런 공동체가 되기를 꿈꾼다.

3) 고등학교 때였던 것 같은데, [썬다싱 전집]이라는 책을 읽었었다. 영계를 드나든다는 것이 신비하게 여겨지기도 했지만(이 무렵 스웨덴보그의 [천국과 지옥]도 읽었었다), 썬다싱에게서는 두 가지 인상 깊은 것을 발견했었다. 첫째는, 그의 ‘목숨을 건 진리 추구’이다. 그 이후로 나는 무엇보다도 ‘진리 추구자’가 되기를 소원하게 되었다. 둘째는, 그리스도를 향한 철저한 사랑과 낮아짐이다. 환상 가운데 나타난 예수님의 더러운 발에 입을 맞추는 것이 그 당시에는 상당히 충격적으로 보였다.


*****(읽으며 메모한 것들, 괄호 안의 숫자는 페이지)*****


1.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신앙교육을 시킬 때 가장 중요한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어릴 때부터 신앙전기를 폭넓게 읽히는 것임을 배울 수 있습니다.”(23) - 우리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은 만들어 주었지만, 전기 부분은 별로 생각하지 못했었다! 지금에라도!

2. “전기를 읽을 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첫 번째 유익은 자기 인생에 전환점이 될 만한 중요한 동기를 부여받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29) - 그건 정말 그렇다! 내 경우를 보더라도...

3. “그 목사님의 선교방침은 한국 선교사를 인도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 인도 현지 사람들을 한국에 데리고 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국내 신학교에 입학시켜 신학공부를 하게 하고 또 사역자로서 필요한 여러 훈련을 거치게 합니다. 그런 다음 그들을 다시 인도로 파송했습니다. 이런 선교전략으로 인도 현지인들을 선교사로 보내면 국내 교회 부목사 한두 사람의 사례비로 10-20명의 인도 사역자들을 지원할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앞으로의 한국 교회 선교전략과 방향에 대해 매우 소중한 자료와 모델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31) - 자국인 선교사의 필요성을 더 많이 인식하고 지원하는 것은 앞으로의 선교에서 필수적이라 생각된다.

4. “우리는 목회자로서 또는 성도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목표를 너무 낮게 잡고서도 그것이 얼마나 낮은지 모른 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시각이 얼마나 근시안적이며, 우리의 행동이 얼마나 천박한지에 대해 모른 채 자만할 수 있습니다. 우리 시대의 교회 모습이 얼마나 영적으로 침체되어 있고, 신앙의 본질에서 많이 이탈해 있는지를 알지 못한 채 시대정신에 영합하여 교회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18세기 웨일즈 부흥의 주역으로 쓰임 받았던 하월 헤리스의 전기나 다니엘 롤런드의 전기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교회가 얼마나 영광스럽게 바뀔 수 있는지를 보게 됩니다. 특히 신앙부흥 시대의 목회자와 성도들이 가졌던, 하나님으로 충만한 그들의 삶의 질을 보면서 우리는 얼마나 영적으로 빈곤하고 눈멀어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교회 역사에 대해 우리가 너무나 무지한 상태에 있다는 것입니다. 목회자와 성도들이 맥체인 목사를 모르고, 조나단 에드워즈를 모르는 것은 한국 사람이 세종대왕을 모르고, 이율곡이 누군지를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현대 교회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교회사에 대한 엄청난 무지입니다. 교회사에 대한 무지는 곧 우리 자신에 대한 무지로 연결됩니다. 과거를 알지 못하면 결코 현재를 알지 못합니다. 지금의 우리는 어느 날 공중에서 저절로 떨어진 존재가 아닙니다. 과거의 역사를 거쳐서 오늘의 우리가 된 것입니다. 역사를 안다는 것은 곧 현재의 나를 아는 것이며, 역사를 모른다는 것은 현재의 나를 알아야 할 만큼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교회의 역사에 대한 무지가 곧 오늘날 우리 상태에 대한 무지를 말해 주기 때문에 굉장히 심각한 것입니다”(33, 45) - 전적으로 동의!!!

5. “엘리엇의 전기가 독자들에게 줄 수 있는 유익... 모방의 대상을 제시한다. 하나님의 주권적 사랑의 틀을 보여준다. 순종은 큰 대가를 수반하지만 순종의 보상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것임을 실증해 준다.”(36) - 엘리엇의 전기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전기가 그럴 것이다.

6. “하나님이 한 번 나에게 엄청난 분량으로 성령의 기름을 부어주시기만 하면 내가 크게 성장하고 변할 것이라는 생각만 했지, 실제로 성장하기 위해 매일 싸워야 할 영적 싸움에 대해서는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39) - 많은 사람이 빠지는 오류!! ^^;

7. “여기에서 내가 발견한 한 가지 해답은 ‘사람마다 그릇이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 모든 설교자가 그렇게 위대한 설교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교회사에 이름이 남을 정도의 위대한 설교자가 되는 데에는 몇 가지 필수적인 요소를 갖추어야 합니다. 그 중 첫 번째는 일반은총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로서 태어날 때부터 지적인 재능이 우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깨닫고, 지나간 선배들의 성경해석을 참고하면서 성경이 말하는 메시지를 설교로 구성하는 것은 탁월한 지적인 재능이 없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위대한 설교자가 되려면 또한 설교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어느 정도 천부적인 언어적 재능이 필요합니다. 물론 노력해서 되는 부분이 있지만 대부분 위대한 설교자는 태어날 때부터 언어전달 능력 면에 이어서도 남다른 재능을 타고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위대한 설교자가 되는 것은 이러한 일반적이고 지적이고 언어적인 재능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닙니다. 위대한 설교자가 아니어도 이러한 일반적인 재능을 소유한 사람과 설교자는 수없이 많습니다. 위대한 설교자가 되는 데 있어 결정적인 한 가지 요소는 특별은총에 속한 영역으로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깊은 체험입니다. 성경말씀은 성도의 삶에서 체험되고 실천해야 할 내용들입니다. 따라서 설교자가 이러한 성경의 진리들을 자신의 체험을 통해 확인하는 것은 무척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위대한 설교자들은 남다르게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체험한 사람들입니다.”

“선천적으로 음치인 사람이 구원을 받았다고 해서 갑자기 빼어난 성악가가 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나는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모든 설교자가 모두 위대한 설교자가 되어야만 하는 것인가? 모든 설교자가 모두 한 시대, 한 나라를 움직였던 휫픽드나 스펄전과 같은 설교자가 되어야 하는 것일까?’ 성경을 묵상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깨달은 한 가지 진리는 하나님이 설교자를 부르실 때 모두를 똑같게 부르신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61 이하) - 소재찬의 [설교, 누구나 잘 할 수 있다]는 책을 읽으면서 했던 생각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 내용이다. ‘보편화, 일반화’를 부르짖는 것까지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모든 영역에서 그럴 수 있다고(즉, 모든 목사는 다 위대한 설교자가 될 수 있고,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성급한 결론이며, 성경적인 결론도 아니다.

8. “최근 목회자들 사이에 미국의 성장한 몇몇 교회를 탐방하는 것이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몇몇 교회에서 사용하는 목회방법이나 프로그램을 배우는 세미나가 유행합니다. 이른바 교회성장의 비법을 배우겠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성장한 교회들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에는 자칫 그것을 주최하는 사람이나 참석하는 사람 모두가 속기 쉬운 측면이 있습니다. 그것은 성장한 교회가 사용하는 방법 자체가 삶들을 교회 안으로 많이 불러모으는 특이한 비결이라고 생각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가나 지역을 초월하고 교파나 개별교회의 특성을 뛰어 넘어 또 목회자가 누구이든지 간에 그러한 방법만 사용하면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덧 방법주의를 신봉하게 됩니다. 모두 속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방법 이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원리와 목회자의 인물됨입니다.”(70, 73) - 내 평소 생각과 정확히 일치하는!!!

9. “철학을 가장 잘 배우는 길은 훌륭한 철학자의 전기를 많이 읽는 것입니다. 과학을 잘 배우는 길은 훌륭한 과학자의 전기를 많이 읽는 것입니다. 문학을 가장 잘 배우는 길은 훌륭한 작가의 전기를 많이 읽는 것입니다. 물론 신학도 예외는 아닙니다. 신학을 가장 잘 배우는 길은 훌륭한 신학자의 전기를 많이 읽는 것입니다. 선교를 가장 잘 배우는 길은 훌륭한 선교사의 전기를 많이 읽는 것입니다. 신앙을 가장 잘 배우는 길은 훌륭한 성도들의 전기를 많이 읽는 것입니다.”(99)

10. “도산은 이렇게 대답한다. ‘우리 중에 인물이 없는 것은 인물이 되려고 마음먹고 힘쓰는 사람이 없는 까닭이다. 인물이 없다고 한탄하는 그 사람이 자신이 애 인물 될 공부를 아니하는가?’”(138) - 고등학교 때 후배들에게 곧잘 해주던 말이다. 주위에 본받을 사람이 없으면 너 자신이 너의 후배가 본받고 싶어 할 사람이 되고자 노력해라! 언제 도산의 글을 읽었던 것일까?...

11. “고전은 형식에 있어서는 고대의 것이지만 내용은 보편적인 완성도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고전의 정신을 현대적인 새로운 형식에 담아 표현하는 것이 곧 대가가 되는 지름길이다. 어느 분야든지 고전이 있기 마련이다. 섣부른 자유주의자가 되지 말고 철저하게 고전에 정통하라. 그러나 고전을 앵무새처럼 흉내 내지 말고, 완전히 소화하여 새로운 목소리를 내라. 고전은 곧 기본기다. 기본기를 철저하게 마스터한 다음에 자유자재로 변형을 가하라. 원칙에 철저할 Eoks 변칙은 아름다운 것이다. 그러나 원칙을 무시한 변칙은 반칙이다. 반칙은 추하다.”(161) - 마음에 새겨둘 만한... 좋은 글이다!!!

12. “추사는 최고의 지필묵을 고집했다. ‘실력 없는 목수가 연장 탓 한다’는 말이 잇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최고의 서예가는 당연히 최ㅏ고의 지필묵을 원한다. 추사는 언제난 최고의 종이, 최고의 붓, 최고의 묵이라는 조건에서 작업하려고 했다. 이런 조건들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작업하지 않으려고 했다. 서예가의 실력이라는 소프트웨어는 지필묵이라는 하드웨어의 조건이 최상일 때 최상의 기량이 발휘된다.”(164) - !!!

13. “휫필드의 일기는 우리에게 영적 각성제의 역할을 한다. ‘휫필드는 살았다. 다른 사람들은 단지 반만 살다 간 것처럼 보인다’는 스펄전의 말처럼 휫필드의 일기에 나타난 휫필드의 거룩한 삶은 오늘 반쪽도 제대로 살지 못하고 있는 우리, 아니 휫필드와 비교해서 영적으로 죽어 있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우리의 모습을 비추어 주는 거울이자 우리의 잠든 영혼을 깨우는 나팔소리요 각성제다.”(175) - 숙연해지게 만드는 글...

14. “아이들의 정신을 바로잡아 주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의 고집을 꺾어서 순종하는 성격을 길러 주는 것이다.”(179) - 이것은 모든 부모가 명심해야 할 원칙이다. 자녀의 기를 살려준다는 명목으로 버릇없는 아이로 키우는 것은 그 자녀에게 독을 먹여 키우는 것과 같다!

15. “신학은 교회가 이단에 빠지지 않도록 지켜 주어야 한다. 반대로 교회는 신학이 세속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지켜 주어야 한다. 이것이 신학이 교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엄청난 봉사다. 신학이 이렇게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교회는 잘못된 길로 갈 수밖에 없다.”(230) - 학창 시절에 리델보스의 책들을 조금 보기는 했지만, 저자가 소개하는 것처럼은 그를 알고 있지 못했다. 관심 갖고 살펴볼 필요가 있는 사람이다.

16. “좋은 전기는 한 인물의 삶만이 아니라 그 인물이 살았던 시대를 잘 보여준다.”(232)

17. “깊고 넓은 독서 없이 어떻게 위대한 신학자가 나오겠는가!”(253)

18. “이 책은 좋은 전기를 쓰기 위한 조건과 자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해주었다. 첫째, 다석 류영모의 제자인 박영호는 약 20년간 스승의 사상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서 전기를 썼다. 박영호는 류영모가 남긴 글을 모두 읽고 이해하려고 했고, 류영모가 읽은 책을 모조리 따라 읽고자 했으며, 류영모와 관련된 모든 사람을 만나보고자 했다. 이런 자세는 전기 작가가 취해야 하는 최상의 태도다. 둘째, 류영모를 이야기하면서 류영모와 관계 있는 인물들에 대해서도 함께 서술한 것이 돋보인다. 셋째, 류영모의 사상을 개인적으로 적용하면서 수많은 비슷한 인물들에 대한 전기적 설명과, 사상적 통찰력을 언급하는 것이 매우 설득적이다.”(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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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의 책읽기 혁명
백금산 지음 / 부흥과개혁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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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책이기도 하고, 이전에 같은 저자가 쓴 [책 읽는 방법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도 보았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손에 들었다.

1부는 [책 읽는 방법을...]에서 본 내용의 요약판 정도라고 할 수 있고, 2부와 3부는 좀 더 구체적/실제적으로 ‘로이드 존스’와 [기독교 강요]에 대해 다루고 있다.

로이드 존스에 대한 소개를 보면서, 이런 방식의 ‘가이드’가 있으면 한 사람과 그의 저작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에는 그냥 책을 읽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좀 더 체계적으로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기독교 강요는 성경과 함께 ‘유명’함에도 불구하고 잘 읽히지 않는 책이다. 저자의 설명을 보면서 한 번 기독교 강요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며 메모한 것들, 괄호 안의 숫자는 페이지)*****


1. “성도의 독서수준은 결국 목회자의 수준에 달려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목회자의 수준은 목회자의 독서수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28) - 나는 책을 많이 강조하는 편이다. 나 자신이 책을 통해 많은 유익을 얻었기에... 하지만 성도들이 강조하는 만큼 책을 많이 읽는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강조하지 않는 목회자가 있는 교회의 성도보다는 낫겠지만... 어쨌든 목회자가 성도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써야 하는 것은 틀림이 없다.

2. “목사로서의 목회 사역 가운데 설교는 다른 것과 대체할 수 없는 목사의 고유한 직무이며, 가장 우선적인 직무가 되어야 함을 보여준 것입니다.” “설교를 하는 사람도, 설교를 듣는 사람도 설교를 통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예배의 설교 시간에 임하는 것이 오늘날 대부분의 한국 교회 현실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45, 46) - 설교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설교는 하나님이 쓰시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그럼에도 목사들이 설교에 목숨을 걸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설교의 본질보다 그것의 겉꾸밈에 더 치중하는 이유는?...

3. “요즈음 우리 한국 교회의 안타까운 현상 가운데 하나는 조직신학의 중요성에 대해 그리고 교리공부의 필요성에 대해 너무나 무시하고 소홀히 하는 경향입니다. 교리는 지루하고 딱딱하고 재미가 없기 때문에 성도에게 가르치지 말고, 성도의 생활에 관련된 흥미 있는 주제를 설교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그 결과 성도들의 신앙이 너무나 주관적이고 편협하게 흐르는 한편 교리와 생활을 분리해 생각하는 기현상을 낳기도 했습니다.”(49) - 전적으로 동의하는 생각! 교리는 뼈대다 뼈가 없이 살과 피부만으로는 제대로 된 사람으로 설 수 없다. ‘요구’보다는(그것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필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4. “사실 한 번 읽어서 이해되는 책은 보지 않아도 되는 책입니다. 이미 내가 책의 수준과 같거나 능가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목회자의 영적 성숙을 방해하는 병적인 독서 습관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가벼운 책만을 편식하는 것입니다.”(87) - ‘가벼운 책의 편식’에 대한 지적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한 번 읽어서 이해되는 책이라고 해서 꼭 가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런 책들을 통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다시 정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꼭 그 책의 내용이나 저자의 사상이 나보다 밑돈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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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의 오류 사전 1 -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은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가!
발터 크래머 & 괴츠 트렌클러 지음, 박영구 외 옮김 / 경당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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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학’에도 관심이 많아, 인터넷 헌책방을 뒤지다가 구입한 책이다. 말 그대로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을 다루고 있다. 진지한 이야기에서부터 잡다한 이야기까지... 저자들의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이 이야기가 맞는가, 틀리는가’라는 관점으로 선정한 주제들이다. 일부분은 다른 책들을 통해서 알고 있던 내용들이고, 조금 위험스러워 보이는 내용도 드문드문 있고, 전혀 새로운 내용들도 꽤 눈에 띈다.


***(읽으며 메모한 것들 중에서 몇 가지만, 괄호 안 숫자는 페이지)***


1.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의 진짜 의미는? 고대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Juvenalis)가 한 말로서 원래 의미는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까지 깃들면 바람직할 것이다.’이다. 당시에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한 신체 단련 열풍에 대한 공격으로서, 요즘식으로 푼다면 ‘이 근육만 키우는 멍청이들이 생각을 할 줄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35) - 요즘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다. 건강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운동하는 걸 보고 있자면 새로운 종교(운동교!)를 보는 것 같을 정도다.

2. “기아 현상에서 본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식량의 양이 아니라 분배”(52) - 맬더스의 주장처럼 산술급수적인 식량 증가량이 기하급수적인 인구 증가량을 따라잡지 못해서 굶어죽는 게 아니라는 말! 분배만 적절하게 한다면, 지구에서 생산되는 식량은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먹고 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예수원의 대천덕 신부가 오래 전에 했던 말이다.

3. 나그네쥐(레밍)는 남아 있는 나그네쥐들을 위해 바다로 뛰어들어 자살하는 것이 아니다. 진로 계산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바다를 강이나 호수인 줄 알고 뛰어드는 것!(54)

4. 정작 본인은 하지 않았는데 했다고 알려진 유명한 말들 몇 가지...

① 갈릴레이의 “그래도 지구는 돈다.” 100년 후 프랑스 신부 이라이유(Irailli)가 쓴, 부정확하기로 소문난 [문학 논쟁]에 처음 등장하는데, 그가 직접 지어냈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이 먼저 지은 것을 모방했을 것이다.(49)

② 루터의 “나는 여기에 서 있으며, 달리 어쩔 수가 없다.” 그는 변론 후에, 일상적인 표현인 “하나님의 가호를 비나이다. 아멘”이라는 말로 끝맺었을 뿐이다. 보름스 의회에서는 이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없으나, 후에 비텐베르크 판에서 처음 등장한다.(55)

③ 마르크스의 “종고는 인민의 아편이다.” 이것은 노발리스가 1798년에 기록한 말이다.(256)

④ 마리 앙투아네트의 “그러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잖아.” 이 말은 마리 앙투아네트가 막 태어날 무렵인 1760년에 이미 장 자크 루소가 지어낸 것이다. 그의 [참회록]에 토스카나의 공작 부인으로 추측되는 악명 놓은 여군주가 그렇게 말했다고 적어 놓았다.(287)

5.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에서 참패한 것은 지독한 추위가 아니라 자신의 실수 때문이었다. 원정 기간 대부분 평상시보다 더 따뜻했다. 나폴레옹의 대참패가 있은 지 한참 후에야 큰 추위가 왔다.(57)

6. 네로는 로마 시내에 불을 지르거나, 화재를 보고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네로는 그 화재로 누구보다도 많은 재산을 잃었다. 궁전, 수집해놓고 아끼던 예술품, 엄청난 양의 현금까지... 화재 후 네로는 완전히 빈털터리가 되었다. 네로가 불을 질렀다는 얘기는 수에토니우스가 퍼뜨린 이야기이다. 또한 네로가 화재를 보며 노래를 불렀다는 장소까지도 화염에 휩싸였었다. 게다가 그 장소에서는 불타는 로마가 내려다보이지도 않았다.(64)

7. 남북 전쟁은 노예 해방이 계기가 되어 일어난 것이 아니다. 링컨은 진정한 의미에서 볼 때 노예 제도 폐지론자가 아니었다. 남북 전쟁 발발 1년 뒤인 1862년 8월에 쓴 그의 편지에서 그는 연방이 분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했을 것이라고 썼다. 분열을 막기 위해서 노예 해방이라는 카드를 선택한 것뿐이다.(68)

8. 대마 잎에서 추출한 대마초, 일명 마리화나는 알코올이나 니코틴보다 오히려 중독성이 약하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달게 생각하고 있는 이유는 이 흥분제에 대해 잘 모르고 있으며, 대마초를 헤로인이나 코카인과 같은 정말로 위험하고 강한 마약과 혼동하고 있기 때문이다.(85)

9. 어두운 곳에서 글을 읽으면 눈이 나빠진다고 하는 말은,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카메라가 상한다는 말과 같다. 전혀 그렇지 않다. 어두운 데서 글을 읽으면 눈이 피곤해지고 머리가 아프기는 하겠지만 눈 자체가 상하는 것은 아니다.(88)

10. [톰 소여]와 [허클베리 핀]을 쓴 작가 ‘마크 트웨인’은 두 사람이다. 아이제이어 셀러(Isaiah Seller)라는 미시시피 강 수로 안내인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마크 트웨인’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했고, 나중에 새뮤얼 클레멘스(Samuel Clemens)가 같은 필명으로, 셀러가 쓴 이야기들을 익살스럽게 흉내 냈다.(108)

11. 적의 머리 가죽 벗기기는 아메리카 인디언이 시작하지 않았다. 오히려 백인이 들어오기 전에는 그런 짓을 할 줄 몰랐으며, 서부 개척 시대에 적의 머리 가죽을 벗긴 사람은 홍인종이 아니라 주로 백인종이었다(인디언을 죽인 상금을 타기 위한 증거물로). 인디언들은 그것을 백인들에게 배웠다.(111)

12. 사람의 머리카락은 사후에는 자라지 않는다. 심장이 멎으면 피의 순환도 멈추고, 피를 통해 영양소를 공급받는 모근은 자랄 수 없다. 턱수염의 경우는 길어진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수염이 자라서가 아니라 피부가 말라 수축하기 때문에 길어 보이는 것이다.(114)

13. 인공 방부제는 천연 방부제보다 건강에 해롭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조상들의 훈제법과 소금절이가 암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조상들이 대체로 종양이 형성되기 전에 죽었다는 데는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130) 이와 마찬가지로 유기 비료가 식물에 더 이롭다는 주장도 옳지 않다. 영양 공급 측면에서만 본다면 둘 사이에 차이가 없다. 식물은 그것을 구분할 줄 모르며, 화학적으로는 똑같이 취급된다.(235)

14. 부메랑은 고대 이집트에 이미 존재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의 고유한 발명품이 아니다. 또한 부메랑의 결정적인 장점은 던진 사람에게 되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곧은 나무토막보다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사냥용 부메랑은 되돌아오지 않는다.(140, 141)

15. 비타민의 과잉섭취는 해롭다. 비타민 A의 과잉섭취는 설사, 탈모, 두통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고, 비타민 D는 메스꺼움, 근육무력증, 구토, 관절통을 유발하고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다. 비타민 C도 담석증, 설사, 환각증상의 부작용이 있다.(149)

16. 상어는 자극을 받거나 먹이가 아무것도 없을 때처럼 부득이한 경우에만 사람을 공격한다. 백상어가 인간을 공격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1건도 안 된다. 사람을 공격하는 범상어나 청상어, 황소상어와 같은 종류들을 합치면 사망 피해 건수는 많아지지만 그래도 매년 개에게 물려 죽는 사람의 수에는 못 미친다.(161)

17. 식사 후의 수영은 건강에 좋지 않고 위험하다? 수영선수들과 취미로 수영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배를 가득 채우고 난 뒤에서 헤엄을 친다. 배불리 먹고 나서 수영을 심하게 하면 가벼운 메스꺼움 증세를 보일 수는 있다.(166)

18. 술은 많이 마시면 물론 건강에 해가 된다. 지나치면 해로운 것은 술뿐 아니라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이다. 포도주(또는 맥주)를 매일 한두 잔씩 마시면 나이에 따른 기억력 감퇴를 예방할 수 있다. 규칙적으로 알코올을 섭취하면 단기 기억력이 17% 개선된다. 또한 보고 들은 것들이 더 빨리 머릿속에 저장되고 더 논리적인 사고력을 갖게 된다. 그 이유는 적당한 알코올 섭취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혈액순환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어떤 연구가들은 알코올이 뼈조직 성분을 강화시켜준다는 또 다른 효능을 들고 있다. 금주가들이 관상혈관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성은 규칙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보다 오히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규칙적으로 알코올을 섭취할 경우 관상혈관 심장질환의 위험성은 오히려 감소한다. 포도주는 장수를 도와주는데, 매일 세 잔에서 다섯 잔의 포도주를 마시는 남성과 여성들의 사망 위험률이 금주가들과 비교하여 절반으로 줄었다. 그에 반해 맥주와 소주는 순수 사망률에 관한 한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167~)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일찍 죽는다. 하지만 그 이유는 담배 때문만은 아니다. 흡연자들은 비흡연자들보다 더 자주 자살을 하고, 더 자주 살해되며, 더 자주 자동차에 치인다. 심리학자들은 ‘흡연자 인격’ 같은 것이 있다고 말한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더위험하게 살기 때문에 담배 때문이 아니더라도 더 일찍 죽는다고 한다.(333)

19. 아침 식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식사 시간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영국의 영양학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연구를 의뢰한 미국의 콘플레이크 회사가 이 연구 결과를 대중에게 보여주어 아침 식사의 중요성을 믿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50년 후인 오늘날까지 수많은 실험이 있었지만 아침 식사의 특별한 역할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증명된 바가 없다. 다수의 영약학자들은, 적어도 성인의 경우, 매일 식사를 점심부터 시작해도 별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191)

20. SOS는 'Save our souls'나 ‘Save our ship', 'Stop other signals' 등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단순히 모르스 부호로 옮기기 쉽다는 이유로 선택되었다. SOS는 '짧게 세 번, 길게 세 번, 짧게 세 번’으로 타전된다.(206)

21. 대부분의 중세 기사들은 그 자신들이 오히려 강도였다. 그들은 말 그대로 골칫거리였다.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은 온갖 트집을 잡아 사람들을 괴롭히고,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살육을 일삼고, 상부의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틈만 나면 여행하는 상인들을 강탈하고 순례자들을 털었으며, 농부들에게 새로운 농사법을 가르쳐주기는커녕 이듬해에 뿌리려고 남겨둔 씨앗까지 빼앗아갔다. 붉은 수염왕(바르바로사) 프리드리히 1세가 ‘국내 평화령’을 발포하고 십자군 원정이 여러 차례 시작되면서 비로소 기사의 이미지가 좋아지게 되었다. 교황 우르바누스 2세는 서양의 기사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예전에는 강도였지만 이제는 기사가 되어야 한다. 옛날에는 형제와 이웃들을 공격했지만 이제는 정당하게 이교도들과 싸워야 한다.”(261, 262)

22. 지렁이가 같은 크기로 두 부분으로 잘리면 앞쪽만 살아남을 수 있다. 뒤쪽은 잘린 부위에 다시 꼬리가 생겨 머리가 없고 꼬리만 둘 있으니 죽을 수밖에 없다. 반면에 몸의 앞부분을 조금만 떼어내면, 그 잘려나간 앞부분은 죽게 되고, 나머지 부분에서는 새로 머리가 생긴다. 중요한 것은 잘릴 때 재생하는 기관이 같이 붙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싱 기관은 지렁이의 아홉 번째와 열다섯번째 체절 사이에 있다(지렁이의 몸뚱이는 많게는 180개의 마디로 이루어진다).(264)

23. 지금까지는 여성 신체의 25%, 그리고 남성 신체의 15%가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견해에 따르면, 여성 신체가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지방이 많다는 가설은 틀린 것이다. 핵스핀 공명이라는 원리에 기초한 최근의 측정방식은, 남성과 여성의 지방조직이 서로 다른 부위에(여성은 하체에, 그리고 남성은 허리선에) 집중되어 있기는 해도 순수 지방함량은 양쪽 모두 약 23%로 차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264)

24. 초콜릿에 당분과 지방, 칼로리가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초콜릿에는 비타민 A, B1, B3를 비롯하여 철, 갈슘, 칼륨, 인이 들어 있다. 초콜릿 종류에 따라서는 이 영양소들이 사과 한 개나 요구르트 한 컵, 건조한 치즈 1인분에 들어 있는 것보다 더 많이 들어 있다. 이 식품들은 우리가 보통 초콜릿보다 더 몸에 좋은 것으로 알고 있는 것들이다.(278)

초콜릿이 이를 상하게 한다는 이야기도, MIT에서 나온 연구 결과를 믿어도 된다면, 완전히 맞는 소리가 아닌 것 같다. “널리 퍼져 있는 선입견과는 반대로, 충치를 일으키는 물질에 섞어 동물 실험을 해본 결과, 코코아 가루는 오히려 충치를 막아주는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279)

25. 카멜레온이 자신의 피부색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더위나 추위, 배고픔 또는 공포 탓이며 환경에 따라 색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밤에 카멜레온의 피부색은 더 밝아진다.(284)

26. 태양도 다른 모든 별들과 마찬가지로 움직인다. 은하계의 중심점을 기준으로 할 때 1초에 250km 정도를 이동한다. 태양은 그런 운동뿐 아니라 자체의 축을 중심으로 회전 운동도 한다. 태양이 한 바퀴 도는 데는 ‘적도’ 부근이 27일 걸리고, 양극 부분은 31일 걸린다. 이 차이는 태양이 지구와 같은 고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태양은 적도 부분이 더 빨리 돈다.(298)

27. 다른 말로 강직성 경련증이라고도 하는 파상풍은 ‘클로스트리듐 테타니’(Clostridium Tetani)라는 세균에 의해 감염된다. 이 세균은 특히 초식 동물들의 창자 속에서 번식하며 배설물과 함께 땅 위로 나오기도 한다. 그러니까 녹슨 못이 쇠똥 속에 있거나 어떤 다른 식으로 해서 오염되어 있을 때 그 못에 찔리면 파상풍에 걸릴 수 있다. 쇠못의 녹 자체는 강직성 경련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307)

28. 맥도널드의 빅맥 햄버거는 초호와 일류 레스토랑의 음식보다 더 건강에 좋지도, 그렇다고 더 건강에 나쁘지도 않다. 햄버거는 칼로리로 볼 때 지방이 너무 많고 무기질은 너무 적지만 그 대신 비타민과 칼슘, 철 등은 10배나 비싼 다른 음식보다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 현대의 영양학 전문가들도 대부분 패스트푸드 식품이 고급 요리에 비해 영양가치 면에서 뒤떨어지는 점을 거의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문제는 ‘패스트푸드를 먹어도 되는가’가 아니라 ‘얼마만큼 그리고 얼마나 자주 먹는가’에 있다는 입장들도 있다.(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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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강화 창비교양문고 10
이태준 지음, 임형택 해제 / 창비 / 199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 글쓰기에 대하여 ‘기초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을 ‘전반적’으로 잘 다루어주고 있다. 어렵지 않게, 그러면서도 실제적이고 친절하게 잘 다루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설명과 함께 제시되는 적절한 예문은 설명을 더욱 생생하게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많은 이들이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기본적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던 말이 ‘정말 그렇구나!’ 싶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이들뿐 아니라, 나와 같이 목사로서 ‘설교문’을 작성해야 하는 이들에게도 꼭 한 번쯤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읽으며 메모한 것들, 괄호 안의 숫자는 페이지)*****


1. “글은 곧 말이다.”(12) - 글쓰기에 있어서 기본적인 전제다. ‘말이 곧 글’인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글 쓰는 일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하는 듯...

2. “명필 완당 김정희는 ‘난초를 그림에 법이 있어도 안 되고 법이 없어도 또한 안 된다’;라 하였다. 문장에도 마찬가지이다.”(16) - 매우 절묘하면서도 적절한 원칙이라고 생각된다. 법이 있어도 안 되고 없어도 안 된다...

3. “활판술이 유치하던 시대에 있어서는, 오늘처럼 책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자연히 한 사람이 읽되 소리를 내어 읽어 여러 사람을 들리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소리를 내어 읽자니 문장이 먼저 낭독조로 써지어야 할 필요가 생긴다. ‘문장 곧 말’만이 아니라 음악적인 일면이 더 한 가지 필요하게 되었던 것이다. 내용은 아무리 진실한 문장이라도 소리 내어 읽기에 거북하거나 멋이 없는 문장은 널리 읽히지 못하였을 것이니, 쓰는 사람은 내용보다 먼저 문장에 난조투어(亂調套語)를 대구체로 많이 넣어 노래조가 나오든, 연설조가 나오든, 아무튼 낭독자의 목청에 흥이 나도록 하기에 주의하였을 것이다.”(20) - 옛 글들이 ‘읽기’보다는 ‘듣기’ 위주였다는 것을 찬찬히, 설득력 있게 이야기한다. 성경을 보는 데 있어서도 그러한 ‘구전(口傳)’과 또한 ‘소리 내어 읽기’라는 점이 충분히 고려될 필요가 있다.

4. “이제부터의 문장작법은 글을 죽이더라도 먼저 말을 살려, 감정을 살려놓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22) - 문어체 보다는 구어체가 좋다는 지적인 듯... 가능하면 글을 말하듯 쓴다면, 읽거나 듣는 사람 입장에서도 쉽지 않을까... 지나친 문어체나 지식을 자랑하기 위한 현학적인 표현은 사양해야 할 것.

5. “그 단어가 들지 않고는 자연스럽고 적확(的確)한 표현이 불가능할 경우엔 그 말들은 이미 여깃말로 여겨 안심하고 쓸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신어의 남용으로, 넉넉히 표현할 수 있는 말에까지 버릇처럼 외국어를 꺼낼 필요는 없다.”(28) - 외국어나 새로 들어온 단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지적이다. 중요한 것은 ‘적확성’이다. 우리말로 써도 충분한 것을 구태여 한문이나 영어, 그 외의 언어들로 쓰는 것은 글을 쓰는 바른 자세는 아니다. 꼭 필요한 경우, 우리말로는 그 적확성을 드러낼 수 없는 경우에만 외국어를 사용할 것!

6. “어느 언어든 표현 가능성의 일면과 아울러 표현 불가능성의 일면도 가지고 있는 것, 그리고 이 표현 불가능성은 언어마다 불일(不一)해서 완전한 번역이란 영원히 불가능한 사실쯤은 알아야 하겠다.”(29)

7. “더구나 우리 문화의 저류(底流)에는 우리의 사유와 감정에는 아직도 한문학의 난류(暖流)와 혈맥(血脈)이 통하여 있느니만치 우리 문화의 과거와 현재를 통찰함에 있어서 우리는 도저히 한문학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는 자문화(自文化)의 수립 선양(宣揚)을 위하는 나머지 성급하게 한문학을 거부함이 무모한 태도임을 안다. 하물며 이 전통적인 저류를 모르고 극히 피상적인 서문학(西文學)에만 심취하여 한문학을 경시하는 태도는 성급과 천려(淺慮)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다”(67) - 예문으로 제시하고 있는 양주동 선생의 글 가운에 한 부분이다. 예문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주장에 대해 동의한다. 한문이 이왕 우리 문화에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있는 한은 한문을 배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외국어의 사용과 마찬가지로 우리말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것을 굳이 한문체 표현을 쓰는 것 역시 주의해야 할 것이다.

8. “한 가지 생각을 표현하는 데는 오직 한 가지 말밖에는 없다(플로베르).” “우리가 말하려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표현하는 데는 한 말밖에 없다. 그것을 살리기 위해선 한 동사밖에 없고, 그것을 드러내기 위해선 한 형용사밖에 없다. 그러니까 그 한 말, 그 한 동사, 그 한 형용사를 찾아내야 한다. 그 찾는 곤란을 피하고 아무런 말이나 갖다 대용(代用)함으로 만족하거나 비슷한 말로 맞추어 버린다든지, 그런 말의 요술을 부려서는 안 된다(모빠상).” (75, 76) - 유일어(唯一語)를 찾으라는 설명 가운데 나오는 문장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A. W. Tozer의 지론과 상통한다. 정확한 표현, 정확한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 것의 중요성!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말을 많이 알아야 할 것.”(78) 그리고 그와 함께 제시되는 글 쓰는 이의 양심의 문제! “정도 문제지만 남의 발견을 써선 안 된다. 문장에 있어서야말로 특허권 도덕을 지켜야 한다.”(81) 남이 고심해서 발견한 ‘단어, 표현, 문장’을 제 것인 양 표절하지 말 것!

9. “문장은 대체로 음향을 주로 하는 것과 뜻을 주로 하는 것으로 갈리게 된다.” “운문은 리듬이 주(主)요 뜻이 종(從)이다.” “운문은 노래하듯 쓰는 것이라면 산문은 말하듯 쓰는 편이다.”(84, 86, 88) - 운문과 산문의 차이에 대한 설명.

10. “감정을 상하지 않게 쓸 것, 마주 대해서 말로 할 때는 얼굴의 표정이 있어 말은 비록 날카롭더라도 표정으로 중화시킬 수가 있다. 그러나 글에는 표정이 따라가지 못한다. 그래 이쪽에선 심한 말이 아닐 줄로 쓴 것도 저편에선 오해하는 수가 있다. 그러기에 중대한 일에는 편지로 하지 말고 만나러 가는 것이 그런 때문이다.”(110) - 편지글에 대한 친절한 설명!! 실제로 그렇다. 편지나 이메일의 경우에도, 심지어는 메신저로 대화하는 것도 ‘표정’이 없이 글만 오가기 때문에 오해의 여지가 많다. 글로 의사소통할 때 특별히 주의해야 하는 부분!!!

11. “누가에게나 있는 것이니 글로 쓰기까지 할 감상이면 평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기발하고, 참신해서 읽는 사람이 무엇으로나 놀랍고, 무엇으로나 새로울 수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어떤 대상이고 무심히 보거나 쉽사리 생각해선 안 된다. 감각과 사고가 예민해서 어떤 대상 어떤 사태에나 투시하는 힘이 있어야 할 것이다. 좋은 감상은 발견의 노력이 없이 탄생하지 않는다. 육안(肉眼) 이상으로 정관(靜觀), 응시(凝視), 명상(瞑想)하지 않으면 안 된다.”(113) - 감상문에 대한 설명. 참으로 이치에 딱딱 맞는 설명이 아닐 수 없다.

12. “대상에겐 냉정하면서도 독자에겐 친절해야 할 것. 자기의 기사가 명쾌히 읽히도록 할 것이다. 같은 토를 중복해서 어수선스럽게 하지 말 것이요, 기사가 좀 길어질 듯한 것이면 첫머리엔 대체 윤곽만 쓰고 다음에 자세히 써야 바쁜 사람은 윤곽만 알고 고만두고, 더 잘 알고 싶은 사람만 아래까지 보게 하는 것도 훌륭한 친절일 것이다.”(128) - 기사문 작성 요령이다. ‘읽는 이에 대한 친절’은 글 쓰는 이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이왕 읽히려는 목적으로 쓰는 것이라면 읽는 이들에게 친절하라!!

13. “글은 사상인 것이나, 감정인 것이나 자기 마음속엣 것을 꺼내어 남에게 전달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원만히 전달하였으면 목적을 성취한 것이요 그렇지 못하면 실패한 것이다. 그런데 글은 심중엣 것을 그대로 표현하기에 아주 이상적인 도구냐 하면 결코 그렇지 못하다.”(188) - 글을 쓰는 목적을 잊지 말 것! 그와 함께 ‘글’이 가지는 한계도 기억할 것! 그래서 ‘퇴고’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14. “명문이나 명화치고 일필휘지(一筆揮之)해서 되는 것은 자고로 하나도 없을 것이다.” “고칠수록 좋아지는 것은 문장의 진리다. 이 진리를 버리거나 숨기는 것은 어리석다.” “백번이라도 고치되 끝까지 구기지 말고 지녀나가야 할 것은 이 ‘처음의 생각’과 ‘처음의 신선’이다.” “앉은자리에서 자꾸 고치지 말 것, 글은 실처럼 급할수록 옥친다. 피곤해지는 머리로는 ‘신선’을 살려나가지 못한다. 여러 날 만에, 남의 글처럼 낯설어진 때에 고치는 것이 이상적이다.” (189, 191, 198, 199) - 퇴고에 있어서 ‘금과옥조’(金科玉條)와 같은 ‘말씀’(!)이다! 운문은 정지용(鄭芝溶), 산문은 이태준(李泰俊)이라 하더니 정말로 그렇다! 비록 오래 되었다 하지만 글쓰기에 관한 한 이처럼 똑 부러지고, 마음에 와 닿는 안내서는 없을 것 같다. 나 자신이 ‘퇴고’를 멀리하는 사람이어서 그런지 더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15. “있어도 괜찮을 말을 두는 관대보다, 없어도 좋을 말을 기어이 찾아내어 없애는 신경질이 문장에 있어선 미덕이 된다.”(197) - 신경질과 미덕... 글 쓰는 이에게는 이 정도의 신경질, 예민함은 있어야... 글 읽는 이가 편히 읽을 수 있고, 감동을 받을 수 있다.

16. “화가 고호는, 화포(畵布) 위에 ‘무엇’이 깃들기 전에는 채필(彩筆)을 들지 않는다 하였다. 종이 위에 쓰려는 것이 확실히 깃들기 전에는 붓을 들지 말 것이다. 쓰려는 요령만 눈에 보인다고 덥석 쓰기 시작하면 중요한 부분이 첫 몇 줄에서 다 없어져버린다. 용두사미가 된다. 능히 문제(文題)부터 써놓을 수 있도록 글의 전경(全景)을 빈 종이 위에 느끼고 그리고 첫머리를 찾을 것이다. 마음속에 그 글의 전경을 느끼기 전에 붓을 들면 머리가 안 나오고 중간부터 불거지기 쉽다.”(204) - 실제적인 가이드!

17. “글은 들려주고, 알려주고, 보여주고, 이 세 가지를 한다. 들려주는 것은 운문의 일이요 알려주고 보여주고 하는 것이 산문의 일인데 알리는 것보다 보여주는 것은 몇 배의 구체적인 전달이다.”(213)

18. “묘사의 요점으로는 ①객관적일 것. 언제든지 냉정한 관찰을 거쳐야 할 것이니까, ②정연할 것. 시간상으로, 공간상으로 순서가 있어야 전폭(全幅)의 인상이 선명해질 것이니까, ③사진기와는 달라야 할 것. 대상의 요점과 특색을 가려 거두는 반면에 불필요한 것은 버려야 한다.”(214)

19. “개념으로나 지식으로만 글을 써서는 안 된다. 눈이 희다거나 불이 뜨겁다는 개념, 지식은 다 내어버려도 좋다. 눈이 한 벌판 가득이 덮였으니 보기에 어떠한가. 흴 것은 무론이다. 눈이 희다 검다가 문제가 아니다. 흰 눈이 그렇게 온 벌판을 덮어놓았으니 보기에 어떠하냐, 어떠한 정서가 일어나느냐 즉 눈 덮인 벌판에 대한 감각이 어떠하냐, 그 감각되는 바를 적을 것이다.”(220)

20. “뜻은 번역할 수 있되. 성향미, 성향적인 표현 효과는 세계 어느 말을 가져와도 도저히 번역해놓지 못할 것들이다. 표현이란 뜻만으로 전부는 아니다. 언어와 문자로 뜻만을 전달시키는 것은 언어와 문자의 선이용법(善利用法)이 아니다. 언어마다 문자마다 의(意) 이외에 감정과 체격과 신원이 있다. 뜻 이외에 그 언어, 문자가 발산하는 체취, 분위기, 그것을 선이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225) - 한글이 가지는 특성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언어와 문자만이 가지는 특징을 살려서 글을 쓰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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