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의 오류 사전 1 -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은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가!
발터 크래머 & 괴츠 트렌클러 지음, 박영구 외 옮김 / 경당 / 200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 ‘잡학’에도 관심이 많아, 인터넷 헌책방을 뒤지다가 구입한 책이다. 말 그대로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을 다루고 있다. 진지한 이야기에서부터 잡다한 이야기까지... 저자들의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이 이야기가 맞는가, 틀리는가’라는 관점으로 선정한 주제들이다. 일부분은 다른 책들을 통해서 알고 있던 내용들이고, 조금 위험스러워 보이는 내용도 드문드문 있고, 전혀 새로운 내용들도 꽤 눈에 띈다.


***(읽으며 메모한 것들 중에서 몇 가지만, 괄호 안 숫자는 페이지)***


1.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의 진짜 의미는? 고대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Juvenalis)가 한 말로서 원래 의미는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까지 깃들면 바람직할 것이다.’이다. 당시에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한 신체 단련 열풍에 대한 공격으로서, 요즘식으로 푼다면 ‘이 근육만 키우는 멍청이들이 생각을 할 줄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35) - 요즘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다. 건강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운동하는 걸 보고 있자면 새로운 종교(운동교!)를 보는 것 같을 정도다.

2. “기아 현상에서 본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식량의 양이 아니라 분배”(52) - 맬더스의 주장처럼 산술급수적인 식량 증가량이 기하급수적인 인구 증가량을 따라잡지 못해서 굶어죽는 게 아니라는 말! 분배만 적절하게 한다면, 지구에서 생산되는 식량은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먹고 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예수원의 대천덕 신부가 오래 전에 했던 말이다.

3. 나그네쥐(레밍)는 남아 있는 나그네쥐들을 위해 바다로 뛰어들어 자살하는 것이 아니다. 진로 계산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바다를 강이나 호수인 줄 알고 뛰어드는 것!(54)

4. 정작 본인은 하지 않았는데 했다고 알려진 유명한 말들 몇 가지...

① 갈릴레이의 “그래도 지구는 돈다.” 100년 후 프랑스 신부 이라이유(Irailli)가 쓴, 부정확하기로 소문난 [문학 논쟁]에 처음 등장하는데, 그가 직접 지어냈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이 먼저 지은 것을 모방했을 것이다.(49)

② 루터의 “나는 여기에 서 있으며, 달리 어쩔 수가 없다.” 그는 변론 후에, 일상적인 표현인 “하나님의 가호를 비나이다. 아멘”이라는 말로 끝맺었을 뿐이다. 보름스 의회에서는 이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없으나, 후에 비텐베르크 판에서 처음 등장한다.(55)

③ 마르크스의 “종고는 인민의 아편이다.” 이것은 노발리스가 1798년에 기록한 말이다.(256)

④ 마리 앙투아네트의 “그러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잖아.” 이 말은 마리 앙투아네트가 막 태어날 무렵인 1760년에 이미 장 자크 루소가 지어낸 것이다. 그의 [참회록]에 토스카나의 공작 부인으로 추측되는 악명 놓은 여군주가 그렇게 말했다고 적어 놓았다.(287)

5.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에서 참패한 것은 지독한 추위가 아니라 자신의 실수 때문이었다. 원정 기간 대부분 평상시보다 더 따뜻했다. 나폴레옹의 대참패가 있은 지 한참 후에야 큰 추위가 왔다.(57)

6. 네로는 로마 시내에 불을 지르거나, 화재를 보고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네로는 그 화재로 누구보다도 많은 재산을 잃었다. 궁전, 수집해놓고 아끼던 예술품, 엄청난 양의 현금까지... 화재 후 네로는 완전히 빈털터리가 되었다. 네로가 불을 질렀다는 얘기는 수에토니우스가 퍼뜨린 이야기이다. 또한 네로가 화재를 보며 노래를 불렀다는 장소까지도 화염에 휩싸였었다. 게다가 그 장소에서는 불타는 로마가 내려다보이지도 않았다.(64)

7. 남북 전쟁은 노예 해방이 계기가 되어 일어난 것이 아니다. 링컨은 진정한 의미에서 볼 때 노예 제도 폐지론자가 아니었다. 남북 전쟁 발발 1년 뒤인 1862년 8월에 쓴 그의 편지에서 그는 연방이 분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했을 것이라고 썼다. 분열을 막기 위해서 노예 해방이라는 카드를 선택한 것뿐이다.(68)

8. 대마 잎에서 추출한 대마초, 일명 마리화나는 알코올이나 니코틴보다 오히려 중독성이 약하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달게 생각하고 있는 이유는 이 흥분제에 대해 잘 모르고 있으며, 대마초를 헤로인이나 코카인과 같은 정말로 위험하고 강한 마약과 혼동하고 있기 때문이다.(85)

9. 어두운 곳에서 글을 읽으면 눈이 나빠진다고 하는 말은,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카메라가 상한다는 말과 같다. 전혀 그렇지 않다. 어두운 데서 글을 읽으면 눈이 피곤해지고 머리가 아프기는 하겠지만 눈 자체가 상하는 것은 아니다.(88)

10. [톰 소여]와 [허클베리 핀]을 쓴 작가 ‘마크 트웨인’은 두 사람이다. 아이제이어 셀러(Isaiah Seller)라는 미시시피 강 수로 안내인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마크 트웨인’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했고, 나중에 새뮤얼 클레멘스(Samuel Clemens)가 같은 필명으로, 셀러가 쓴 이야기들을 익살스럽게 흉내 냈다.(108)

11. 적의 머리 가죽 벗기기는 아메리카 인디언이 시작하지 않았다. 오히려 백인이 들어오기 전에는 그런 짓을 할 줄 몰랐으며, 서부 개척 시대에 적의 머리 가죽을 벗긴 사람은 홍인종이 아니라 주로 백인종이었다(인디언을 죽인 상금을 타기 위한 증거물로). 인디언들은 그것을 백인들에게 배웠다.(111)

12. 사람의 머리카락은 사후에는 자라지 않는다. 심장이 멎으면 피의 순환도 멈추고, 피를 통해 영양소를 공급받는 모근은 자랄 수 없다. 턱수염의 경우는 길어진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수염이 자라서가 아니라 피부가 말라 수축하기 때문에 길어 보이는 것이다.(114)

13. 인공 방부제는 천연 방부제보다 건강에 해롭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조상들의 훈제법과 소금절이가 암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조상들이 대체로 종양이 형성되기 전에 죽었다는 데는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130) 이와 마찬가지로 유기 비료가 식물에 더 이롭다는 주장도 옳지 않다. 영양 공급 측면에서만 본다면 둘 사이에 차이가 없다. 식물은 그것을 구분할 줄 모르며, 화학적으로는 똑같이 취급된다.(235)

14. 부메랑은 고대 이집트에 이미 존재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의 고유한 발명품이 아니다. 또한 부메랑의 결정적인 장점은 던진 사람에게 되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곧은 나무토막보다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사냥용 부메랑은 되돌아오지 않는다.(140, 141)

15. 비타민의 과잉섭취는 해롭다. 비타민 A의 과잉섭취는 설사, 탈모, 두통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고, 비타민 D는 메스꺼움, 근육무력증, 구토, 관절통을 유발하고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다. 비타민 C도 담석증, 설사, 환각증상의 부작용이 있다.(149)

16. 상어는 자극을 받거나 먹이가 아무것도 없을 때처럼 부득이한 경우에만 사람을 공격한다. 백상어가 인간을 공격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1건도 안 된다. 사람을 공격하는 범상어나 청상어, 황소상어와 같은 종류들을 합치면 사망 피해 건수는 많아지지만 그래도 매년 개에게 물려 죽는 사람의 수에는 못 미친다.(161)

17. 식사 후의 수영은 건강에 좋지 않고 위험하다? 수영선수들과 취미로 수영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배를 가득 채우고 난 뒤에서 헤엄을 친다. 배불리 먹고 나서 수영을 심하게 하면 가벼운 메스꺼움 증세를 보일 수는 있다.(166)

18. 술은 많이 마시면 물론 건강에 해가 된다. 지나치면 해로운 것은 술뿐 아니라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이다. 포도주(또는 맥주)를 매일 한두 잔씩 마시면 나이에 따른 기억력 감퇴를 예방할 수 있다. 규칙적으로 알코올을 섭취하면 단기 기억력이 17% 개선된다. 또한 보고 들은 것들이 더 빨리 머릿속에 저장되고 더 논리적인 사고력을 갖게 된다. 그 이유는 적당한 알코올 섭취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혈액순환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어떤 연구가들은 알코올이 뼈조직 성분을 강화시켜준다는 또 다른 효능을 들고 있다. 금주가들이 관상혈관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성은 규칙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보다 오히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규칙적으로 알코올을 섭취할 경우 관상혈관 심장질환의 위험성은 오히려 감소한다. 포도주는 장수를 도와주는데, 매일 세 잔에서 다섯 잔의 포도주를 마시는 남성과 여성들의 사망 위험률이 금주가들과 비교하여 절반으로 줄었다. 그에 반해 맥주와 소주는 순수 사망률에 관한 한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167~)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일찍 죽는다. 하지만 그 이유는 담배 때문만은 아니다. 흡연자들은 비흡연자들보다 더 자주 자살을 하고, 더 자주 살해되며, 더 자주 자동차에 치인다. 심리학자들은 ‘흡연자 인격’ 같은 것이 있다고 말한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더위험하게 살기 때문에 담배 때문이 아니더라도 더 일찍 죽는다고 한다.(333)

19. 아침 식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식사 시간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영국의 영양학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연구를 의뢰한 미국의 콘플레이크 회사가 이 연구 결과를 대중에게 보여주어 아침 식사의 중요성을 믿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50년 후인 오늘날까지 수많은 실험이 있었지만 아침 식사의 특별한 역할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증명된 바가 없다. 다수의 영약학자들은, 적어도 성인의 경우, 매일 식사를 점심부터 시작해도 별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191)

20. SOS는 'Save our souls'나 ‘Save our ship', 'Stop other signals' 등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단순히 모르스 부호로 옮기기 쉽다는 이유로 선택되었다. SOS는 '짧게 세 번, 길게 세 번, 짧게 세 번’으로 타전된다.(206)

21. 대부분의 중세 기사들은 그 자신들이 오히려 강도였다. 그들은 말 그대로 골칫거리였다.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은 온갖 트집을 잡아 사람들을 괴롭히고,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살육을 일삼고, 상부의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틈만 나면 여행하는 상인들을 강탈하고 순례자들을 털었으며, 농부들에게 새로운 농사법을 가르쳐주기는커녕 이듬해에 뿌리려고 남겨둔 씨앗까지 빼앗아갔다. 붉은 수염왕(바르바로사) 프리드리히 1세가 ‘국내 평화령’을 발포하고 십자군 원정이 여러 차례 시작되면서 비로소 기사의 이미지가 좋아지게 되었다. 교황 우르바누스 2세는 서양의 기사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예전에는 강도였지만 이제는 기사가 되어야 한다. 옛날에는 형제와 이웃들을 공격했지만 이제는 정당하게 이교도들과 싸워야 한다.”(261, 262)

22. 지렁이가 같은 크기로 두 부분으로 잘리면 앞쪽만 살아남을 수 있다. 뒤쪽은 잘린 부위에 다시 꼬리가 생겨 머리가 없고 꼬리만 둘 있으니 죽을 수밖에 없다. 반면에 몸의 앞부분을 조금만 떼어내면, 그 잘려나간 앞부분은 죽게 되고, 나머지 부분에서는 새로 머리가 생긴다. 중요한 것은 잘릴 때 재생하는 기관이 같이 붙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싱 기관은 지렁이의 아홉 번째와 열다섯번째 체절 사이에 있다(지렁이의 몸뚱이는 많게는 180개의 마디로 이루어진다).(264)

23. 지금까지는 여성 신체의 25%, 그리고 남성 신체의 15%가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견해에 따르면, 여성 신체가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지방이 많다는 가설은 틀린 것이다. 핵스핀 공명이라는 원리에 기초한 최근의 측정방식은, 남성과 여성의 지방조직이 서로 다른 부위에(여성은 하체에, 그리고 남성은 허리선에) 집중되어 있기는 해도 순수 지방함량은 양쪽 모두 약 23%로 차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264)

24. 초콜릿에 당분과 지방, 칼로리가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초콜릿에는 비타민 A, B1, B3를 비롯하여 철, 갈슘, 칼륨, 인이 들어 있다. 초콜릿 종류에 따라서는 이 영양소들이 사과 한 개나 요구르트 한 컵, 건조한 치즈 1인분에 들어 있는 것보다 더 많이 들어 있다. 이 식품들은 우리가 보통 초콜릿보다 더 몸에 좋은 것으로 알고 있는 것들이다.(278)

초콜릿이 이를 상하게 한다는 이야기도, MIT에서 나온 연구 결과를 믿어도 된다면, 완전히 맞는 소리가 아닌 것 같다. “널리 퍼져 있는 선입견과는 반대로, 충치를 일으키는 물질에 섞어 동물 실험을 해본 결과, 코코아 가루는 오히려 충치를 막아주는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279)

25. 카멜레온이 자신의 피부색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더위나 추위, 배고픔 또는 공포 탓이며 환경에 따라 색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밤에 카멜레온의 피부색은 더 밝아진다.(284)

26. 태양도 다른 모든 별들과 마찬가지로 움직인다. 은하계의 중심점을 기준으로 할 때 1초에 250km 정도를 이동한다. 태양은 그런 운동뿐 아니라 자체의 축을 중심으로 회전 운동도 한다. 태양이 한 바퀴 도는 데는 ‘적도’ 부근이 27일 걸리고, 양극 부분은 31일 걸린다. 이 차이는 태양이 지구와 같은 고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태양은 적도 부분이 더 빨리 돈다.(298)

27. 다른 말로 강직성 경련증이라고도 하는 파상풍은 ‘클로스트리듐 테타니’(Clostridium Tetani)라는 세균에 의해 감염된다. 이 세균은 특히 초식 동물들의 창자 속에서 번식하며 배설물과 함께 땅 위로 나오기도 한다. 그러니까 녹슨 못이 쇠똥 속에 있거나 어떤 다른 식으로 해서 오염되어 있을 때 그 못에 찔리면 파상풍에 걸릴 수 있다. 쇠못의 녹 자체는 강직성 경련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307)

28. 맥도널드의 빅맥 햄버거는 초호와 일류 레스토랑의 음식보다 더 건강에 좋지도, 그렇다고 더 건강에 나쁘지도 않다. 햄버거는 칼로리로 볼 때 지방이 너무 많고 무기질은 너무 적지만 그 대신 비타민과 칼슘, 철 등은 10배나 비싼 다른 음식보다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 현대의 영양학 전문가들도 대부분 패스트푸드 식품이 고급 요리에 비해 영양가치 면에서 뒤떨어지는 점을 거의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문제는 ‘패스트푸드를 먹어도 되는가’가 아니라 ‘얼마만큼 그리고 얼마나 자주 먹는가’에 있다는 입장들도 있다.(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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