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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들
치고지에 오비오마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p.24 나도 한 아들을 둔 아버지가 된 지금은 더욱 자주 그 시절을 되돌아보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우리 인생과 세상이 바뀌어버린 것은 강으로 이런 여행을 떠나던 어느 순간이었음을 알게 된다. 시간이 중요해진 것은 바로 이곳, 우리가 어부가 된 그 강에서였다.
아버지가 욜라로 이사를 나가자 주인공과 오벰베 형제는 아버지의 엄격한 규제로부터 자유로와졌고 이케나의 아이디어로 어부가 되었습니다. 낚시질이란 짜릿한 동시에 보람도 느끼는 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욜라지역은 1996년 3월 유혈 분파주의 폭동이 일어나고 아버지와의 연락은 쉽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아버지가 떠나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었습니다. “신들은 파괴하기로 선택한 자에게 광기를 안긴다.” 한 예언이 불러온 <어부들>은 세계 5개 문학상 수상, 14개 문학상 파이널리스트 31개국 출간계약, 영미 15개 매체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 되었고 나이지리아 치고지에 오비오마 (Chigozie Obioma) 작가의 작품입니다. 흥미로운 소설임에 틀림없습니다.
P.66 이켄나를 좀먹던 존재는 지칠 줄 모르는 적처럼 그의 내면에 숨어, 우리가 이야 이야보에 대한 복수를 꾀하고 실행하는 동안에도 시간을 벌고 있었다.
아버지가 원하는 어부는 좋은 꿈을 낚는 어부, 가장 큰 고기를 잡기 전까지는 쉬지 않는 어부들의 집단이 되는 것이었다. 오미알라 같은 더러운 늪의 물고기가 아니라 정신을 낚는 어부, 성공하려고 단단히 작정한 사람, 의사, 비행기, 조종사, 교수, 변호사, 그런 사람이었다. “내가 자식으로 두고 싶은 어부는 그런 어부다.”라고 아들들에게 당부했습니다. 이때부터인가 장남 이케나는 아버지의 간곡한 당부를 뒤로한채 반항심이 표출되기 시작했습니다.
p.112“이케나, 너는 두 손을 들어 공기를 쥐려 하겠지만 그러지 못할 것이다. 이케나, 너는 그날 말을 하려고 입을 열겠지만? 미친 사람은 입을 열고, 큰 소리로 아, 아 하며 헐떡이는 소리를 냈다? 말이 네 입안에서 얼어붙을 것이다.”
너는 네가 죽을 날에 새처럼 매일 것이다, 너는 벙어리가 될 것이다, 절름발이가 될 것이다, 붉은 강에서 헤엄칠 것이나 다시는 그 강물에서 떠오르지 못할 것이다. 아불루는 이케나에게 입에 담기 힘은 악담을 이야기 했고 어둠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미친 사람의 이야기하는 것을 무시하기에는 앞으로의 미래가 걱정됩니다. “신들은 파괴하기로, 선택한 자에게 광기를 안긴다.” 아불루는 사고를 당해 뇌가 거의 녹아서 피가 되었고 크고 작은 소란을 일으키기는 했지만 누구든 해치지는 않았고 사람들은 그를 미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p.353 어머니는 형들이 죽은 뒤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 슬픔이라는 보이지 않는 거미들에게 시달리는 사람으로, 그러나 어머니가 입을 열지는 않았어도, 어머니의 시선이나 손이 보여주는 모든 움직임은 수천가지 단어를 담고 있는 듯했다.
“저희는 어부들이었습니다. 형들과 저는...... .”
형들을 보면서 자라고, 형들이 하는걸 따르고, 형들이 살아온 삶을 본받아 살아오던 벤저민은 이제 형들 없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큰형은 두명의 지혜를 흡수하고 책에서 더 넓은 지식을 추출하여 완전히 의존적인 사람으로 만들었던 벤저민은 형들에게 너무 크게 의지했나 봅니다. 아버지는 말합니다.“너는 내가 가르친 그대로 남자답게 가는 거다. 형들의 복수를 하려고 무기를 들었을 때처럼 남자답게.” “너는 사람들에게 모든 사정을 말하게 될 거다. 내가 너를 키운 그대로 모든 일을 말하게 될거야. 위협적인 거물이 되어서 말이다.” 그건 꼭 기억해라. 한때 너의 모습이었던 그 어부가 되는 것과 같은 일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요. 두 아들을 갑자기 잃은 부모의 마음과 형들 없이 살아갈 동생의 마음 한 예언이 불러 일으킨 한 집안의 파멸적 비극을 읽는 독자 또한 편치 않은 마음입니다. 그래도 그 속에서 슬픔을 극복하는 사랑의 힘을 느낄수 있는 <어부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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