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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여자들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0월
평점 :

사라진 여자들은 미스터리 신간 작품이므로 스포일러에 유의하여 조심스럽게 글을 남겨 봅니다. 추리소설은 사건이 먼저 일어나고 독자는 범인 찾기에 몰두하면서 책을 읽게 됩니다. 메러디스,케이트, 에로, 딜라일라, 조시, 비아, 셸비티보 모두가 이야기 중심 한가운데 있어서 어느 한명이 주인공이 아닌 모두가 글의 중심에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폭우가 쏟아지던 밤, 메러디스와 딸 딜라일라, 이웃 셸비티보 이렇게 세 명의 여자가 차례로 사라집니다. 이유도 모른체 마을 전체의 사람들은 용의자로 지목되고 경찰의 탐문은 모두를 집요하게 시작됩니다. 새로운 소설이 출간될 때마다 전 세계 영화 제작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스릴러의 여왕’ 메리 쿠비카의 신작 미스터리 스릴러<사라진 여자들>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면서 의심은 폭력으로 변질되는데 참신한 플롯으로 심장을 저릿하게 하는 심리 스릴러 세 명의 여자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미스터리 스릴러는 연쇄살인이 의심되는 가운데 범인찾기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어느 날인가 짓는 소리도 바닥을 긁는 소리도 한순간에 사라졌다. ---p.19
레오는 누나가 있었던 때가 기억나지 않고 누나랑 같이 놀거나 엄마가 자장가를 불러주는 추억이 왜 떠오르지 않는지 베이컨 냄새만 맡으면 왜 속이 울렁거리는지 그 이유를 파해치려고 했지만 보상금 1만달러에 혈안이 된 사람들은 온라인에 음모론이 나돌고 딜라일라를 찾는데 도움이 될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러던 중 문이 열린 후 공포에 질린 날카로운 여자 아이의 비명 소리 조시와 레오가 찾고 있는 아이일까요? 왜 비아가 그 아이를 음악 스튜디오에 숨겨준 걸까요. 다락 위를 오르는 경찰 문을 부수고서야 공포에 질려 얼어붙은 채로 주저앉아 있는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장면 영양실조에 걸린 듯 비쩍 마르고 곳곳에 멍이 들었지만 아이의 눈빛은 학대 피해자의 얼굴은 아니었습니다. 빨간색 머리카락, 새하얀 피부, 주근깨에 어두운 초록빛 눈까지 버릇도, 걷는 모습도, 서 있는 모습도 메러디스를 꼭 닮은 아이는 더 이상 귀여운 어린 꼬마가 아니라 아름다운 숙녀로 자랐습니다. 내가 알고 있던 사람이 함께 생활한 배우자가 이기적이고 잔인한 인간이었다는 것을 확인했을 때 그리고 범인의 자백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누군가가 11년을 살았다면 죽은 피해자 뿐만 아니라 죄없는 사람에게 누명을 씌운 죄 또한 가볍지 않습니다.
다시 볼 일이 없다면 금방 잊힐 테니. 하지만 이내 이 문자를 보낸 사람이 같은 문자를 보내거나 더 끔찍한 문자를 보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보다 더 끔찍한 무언가를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답장을 보내기로 했다. 너무 비난하거나 원망하는 투를 자제하고 해야 할 말만 전달하도록 주의했다. 문자의 진짜 주인이소아암 자선단체의 기금을 훔치는 등 정말로 나쁜 짓을 한 사람일 수도 있고, 다시 읽어보니 문자도 그다지 악의적인 것 같지 않았다. 문자를 보냈다. 잘못 보내신 것 같습니다. 곧 답장이 왔다. 지옥에서 썩어 문드러져버려, 메러디스 --- p.81
쌓여 있는 책들, 장난감, 미술용품, 옷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비아는 딜라일라에게서 유년 시절을 앗아갔다. 다시는 오지 않을 시간을 딜라일라에게서 앗아갔다. 비아는 가족에게서 딜라일라를 빼앗았다. 아이의 순수함과 자유도 빼앗았다. 그 이유는 비아가 메러디스에게 한 짓을 딜라일라가 봤기 때문이었다.---p.459
자살, 납치, 살인이라는 무서운 범죄 앞에 약자인 여성들이 실종된다는 주제와 폭우라는 날씨마저 사건을 조성해 줍니다. 인적이 드문 조용한 지하 주차장을 지날때 홀로 새벽 조깅을 하면서 혹시나 누군가 내 뒤를 따라오는 것만 같은 공포를 느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작품을 읽으면서 소름이 돋았을 것입니다. 내 집의 인테리어 작업자들, 학부모 커뮤니티, 산부인과의 병원 진료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의심은 꼬리를 물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가 어느 한순간 믿음이 깨져버린다면 온전한 정신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비정상적인 사람이 이웃이라면 내 가족이라면 그것을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인간은 무엇까지 할 수 있을지 작가는 작품을 통해 묻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