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셀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3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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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가 남긴 위대한 4대 비극중 하나인 오셀로는 1622년에 간행되어 총5막으로 구성된 희곡입니다. 이탈리아의 소설을 모티브로 했다고 하는데 배경은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입니다. 비극중 손꼽히게 불운한 추락을 경험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멕베스와 리어왕과 달리 커다란 야심이나 대단한 무엇 때문이 아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소한 감정이 원인이 된다는 사실에 더욱 비극적인 작품입니다.

 

내 앞의 당신을 여기서 보다니 만족만큼 놀라움도 크다오! , 내 영혼의 기쁨이여, 폭풍 뒤에 언제나 이런 평온 깃든다면 바람은 죽음을 일으킬 때까지 불고 불어 고생하는 돛단배를 바다 언덕 저 위로 올림포스만큼 올렸다가 천국에서 지옥가듯 다시 내리꽂아라. 난 지금 죽어도 지금이 가장 행복할 것이요. 왜냐하면 내 영혼은 절대 만족 맛봤기에 이 같은 안락이 미지의 운명 속에서도 이어질 것인지 염려하기 때문이오. ---p. 55 오셀로

 

 



이 작품은 로더리고와 이아고의 은밀한 만남으로 시작합니다. 로더리고와 이아고는 모두 오셀로에게 깊은 원한을 가지고 있는데요. 로더리고는 자기가 사랑하는 데스데모나가 오셀로와 결혼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아고는 자신이 부관으로 승진하지 못하고 고작 기수에 머무르고 있는 것과 자기 아내 에밀리아사 오셀로와 바람을 피운다는 의심으로 오셀로를 증오하고 있습니다. 오셀로는 질투심으로 데스세모나를 죽이고 아무런 죄도 없는 그녀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고 난 다음에는 스스로 죽을 수밖에 없는 결말을 맞습니다. 오셀로의 강한 질투심은 자결하기 직전 로도비코를 비롯한 자신의 불행한 범죄의 전말을 알게 된 극 중 청중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있는 그대로자신의 행적과 인간성을 베네치아 정부에 고하라고 했습니다. 데스데모나에게 품은 지나친 사랑은 그와 같은 크기의 질투심을 일으켰고 그결과 어리석게도 자기네 부족보다 더 값진 진주인 아내를 죽였으며 그 사실을 안 지금 자신의 행위를 뉘우치며 아라비아 나무가 진액을 흘리듯 눈물을 줄줄 쏟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인간의 보편적 감정 중 하나인 질투란 감정을 탁월하게 그린 작품입니다. 특별히 질투가 형성되고 강화되는 과정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질투는 작은 의심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아고는 이를 이용해 오셀로에게 데스데모나와 캐시오와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말을 슬쩍 흘립니다. 스치듯이 한 말이었지만 이 말은 오셀로의 마음에 깊숙이 질투의 씨앗이되고 말죠. 일단 질투의 씨앗이 생기고 나자 상대의 사소한 모든 행동이 다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하고 말 하나, 행동 하나 가 그 의심을 뒷밭침한 증거로 보입니다. 세익스피어는 이아고의 입을 빌 이렇게 지적합니다.

 

 

공기처럼 가벼운 하잘 것 없는 것도 질투하는 자에겐 성경만큼 강력한 증거가 되지.”

 

, 질투는 사람에게 모든 말과 행동을 한쪽 방향으로 치우쳐 보이게 하는 심리적 단계를 거치게 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지막 단계에서 질투는 강한 증오와 복수심을 낳는데요. 오셀로는 결국 자기 아내를 살해하고 맙니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질투가 의심을 통해 확증편향 되어 증오와 복수심라는 단계를 거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고 그결과 자신과 상대 모두의 파멸임을 독자들에게 상기시키며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는 죽음을 통해 그녀를 죽일 만큼 자신의 사랑이 순수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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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8
헤르만 헤세 지음, 박병덕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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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는 불교의 교조이자 창시자이며 여러 붓다, 부처중 하나입니다. 본명은 고타마 싯다르타, 고타마가 성씨이며 싯다르타가 이름입니다. 석가모니는 산스크리트어 '샤캬무니'를 음역한 것으로 샤캬족(석가)의 성자라는 뜻. 또한, 무니에는 고행자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작품 싯다르타(독일어: Siddhartha)는 동양 사상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던 헤르만 헤세가 1922년 발표한 종교소설입니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에서 제1계급에 속하는 성직자 계급의 아들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출가 이후 먼저 해탈에 경지에 오른 불교 창시자 석가모니를 만나 그의 깨달음에 균열이 있음을 인지하는 내용으로 수행이 아닌 다양한 인생 경험을 거쳐 깨달음을 얻는다는 내용입니다. 서양인의 눈에 생소할 수 있는 불교가 어떻게 해석되는지를 보여 주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모든 것이 그럴싸하게 속여 마치 참뜻과 행복과 아름다움이 있기라도 하는 것처럼 믿게 하였으며, 모든 것이 부패하여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든 것이 부패하여 있다는 것을 시인하려 들지 않았다. 세상은 쓴맛이 났다. 인생은 끊임없이 지속되는 극심한 고통이었다. ---p.27

 



 

카스트 제도의 1계급인 성직자의 아들인 싯다르타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아버지의 만류를 뿌리치고 친구인 고빈다와 함께 출가한다. 고행 중 들은 석가모니:세존 고타마에 대한 소식에 그를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나지만, 부처의 가르침이 자신에게는 물론이거니와 누구에게도 진정한 깨달음의 길을 줄 수 없으며, 모든 이들은 각자가 깨달음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느낀 싯다르타는 친구 고빈다를 두고 다시 길을 떠난다. 이후 40살의 중년이 될 때까지 그는 기녀 카말라와 부자 상인 카마스와미와의 만남을 통해 세속의 욕망을 즐긴다. 카말라에게서는 사랑하는 방법과 그 즐거움을 배우고, 카마스와미에게서는 돈에 대해 배우지만 세속에 찌든 자신의 모습에 실망, 부유함과 애인을 버리고 과거 자신을 태우고 강을 건너 준 뱃사공 바주데바와 같이 일한다.

 

 

노인이 된 싯다르타는 옛 애인 카말라가 독사에 물려 죽자, 카마라와 자신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을 맡아서 키운다. 하지만 부잣집에서 자란 아들은 너무나도 버릇이 없었고, 소박하게 모은 돈까지 훔쳐서 달아나고 만다. 이에 슬픔을 느낀 싯다르타는 추억이 담긴 별장에 가지만, 이미 별장은 카마라가 석가모니에게 기증한 뒤라 옛 추억 대신 승려들로 채워져 있었다. 바스데바의 말없는 위로를 받으며 집에 돌아온 그는 옛날처럼 뱃사공으로서 성실하게 일을 하지만, 이미 그는 깨달음을 얻은 뒤였다. 석가모니의 죽음 이후 불교를 설법하러 다니던 싯다르타의 옛 친구였던 고빈다를 우연히 만나 그에게 자신이 깨달은 것을 가르쳐주고, 고빈다는 옛 친구 싯다르타에게 경의를 표한다.

 

 

 

 

우리의 인생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지만 배움의 연속입니다. 무엇가 하지 않으면 사람은 발전을 하지 않고 도퇴되기 마련입니다. 싯다르타 또한 인생이라는 학교를 거칩니다. 그는 세속된 생활을 하면서 기생 카말라에게서는 사랑의 기술을 배웠고 끊임없이 생의 유희에 몸을 바치는 어린애 같은 인간들에게서 재산과 권력을 얻었습니다. 작품은 소년 싯다르타, 장년 싯타르타, 그리고 노년 싯다르타를 통해 영원을 향한 인간의 갈망과 인간의 내면을 깊이 파고드는 정서를 느끼게 해줍니다. 싯다르타가 뱃사공의 집에 머물며 한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일체의 번뇌의 근원은 시간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을 괴롭히는 것도, 두려워하는 것도 그 근원은 모두 시간이라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시간과의 싸움을 평생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결국 부처님의 가르침에도 개인적 경험의 차이로 인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불자인 독자에게 큰 가르침을 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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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4-02-20 0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칠십대 중반인 나도 지금 지나온 생을 돌이켜보니 싯타르타의 시간에 대한 인상적인 말에 크게 공감되네요.
 
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 - 마흔,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처방
정신과 의사 토미 지음, 이선미 옮김 / 리텍콘텐츠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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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가치를 높여줄 짧고 강한 한마디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에 꼭 필요한 221개의 처방전

 

인생의 공통된 목표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아닌가요?-047. 안락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는 것은 과거와 현재에 대한 집착입니다.- 108.내어버림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걱정과 불안으로 생각이 많은 사람들에게 권해도 좋은 책 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인생의 질을 높여줄 짧고 굵은 한 마디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책을 아무쪽이나 펼쳐서 읽어도 좋은 말들이 많이 있습니다. 정신과 의사인 토미 저자가 실제로 상담했던 누군가의 고민들, 그리고 스스로 힘든 시기를 이겨내면서 느낀 것들을 담은 문장들인 만큼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음에 와 닿습니다. 사회생활을 통해서 또는 가족간 친구간의 모든 인간관계에 머리로는 알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마음 속 고민들을 221개의 마음 처방전을 통해 배워보기에 좋은 책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직장에서 사사건건 부딪히고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이 반드시 있습니다. 처방전은 어차피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저자는 조언합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설득할 가치가 있는 사람을 위해 에너지를 아끼라고 합니다. 상대방의 의미없는 말들로 상처받지 말고 차분히 자신의 일을 하고 만약 그 사람이 나에게 동의를 구하러 온다면 그래, , 등 짧게 대응하라고 하네요. 쉽지 않은 일이지만 현명한 사람은 기대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보려고 노력합니다. 상대방에게 맹목적으로 휘둘리지 말고 더 넓게 주변을 보면 도움이 될 겁니다.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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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 레이디가가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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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작가의 작품을 기다리는 독자입니다. 12편의 단편으로 만나는 미야베 미유키의 매력적인 색채를 찾아내는 작품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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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2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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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는 그의 여러 작품들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특성들을 참 잘 보여주는 작가라고 생각되는작가입니다. 특히 이 작품은 인간계와 요정계라는 이야기를 통해서 인간의 사랑이라는 것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의 시작부터 아테네 왕 테세우스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그 이후에는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에 대한 내용이 빠르게 전개됩니다. 특히, 아테네 외곽의 한 숲 속에서 단 하룻밤 사이에 예측을 불허한 극심한 변화를 보이는 이들 네 남녀의 사랑의 방향은 이 작품의 핵심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 아름답지만 행복한 것 만은 아닙니다. 많이 인내가 따르는 일이라고 독자는 생각합니다. 이들의 복잡한 사랑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사랑이 어떠한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유명한 소설이고 스토리를 많이 알고 있기는 하지만 희극으로 읽으신 분들이 많지는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다시 읽었습니다.

 

사랑은 저급하고 천하며 볼품없는 것들을 가치 있는 형체로 바꿔 놓을 수 있어. 사랑은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본다니까.” ---p.18 헬레나



 

가장 두드러진 표현은 사랑에는 특별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역사상 최고 문학가 중 하나인 셰익스피어도 요정이라는 존재에 기댈 정도로 사랑에는 이유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요정의 장난이라고 밖에는 드미트리우스나 라이샌더의 변심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런 사랑의 속성이야말로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도 만들고 어렵게도 만드는 원인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죠. 또한 사랑에 빠지면 그 대상을 아름답게만 본다는 것도 이 작품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현실도 그럴까요? 허미아와 헬레나 역시 그 미모에 있어서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의 미인이지만 드미트리우스와 라이샌더는 누구에게 사랑에 빠졌느지에 따라서 달리 보게 됩니다.

 

참다운 여인들이 언제나 좌절을 겪는다면 그건 마치 운명의 포고령과 다름없네. 그럼 우리 이 시련을 인내하며 극복하자, 왜냐하면 그것은 상념과 꿈,한숨, 소망, 그리고 눈물이 가련한 연정을 따르듯이 사랑에겐 의레 있는 좌절인 셈이니까. -허미아 p.14

 

네 남녀의 꼬일대로 꼬인 실타래가 풀리면서 두 쌍으로 맺어지면서 이 작품이 행복한 결말을 맺는 것으로 그대로 끝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클라이막스는 여기 있습니다. 테세우스 왕의 명으로 공연한 연극은 두 연인이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 내용이었고 마치 행복에 찬 사람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작가 자신의 또 다른 명작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시키는 이 연극 속에 연극을 어떤 의도로 추가한 것일지 생각해볼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희극의 해피엔딩 직전에 이런 비극적인 내용을 추가한 이유는 인생은 항상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 같습니다. 인생은 항상 희극과 비극이 교차하기 마련이기 때문이 아닐지 생각됩니다. 사랑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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