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편의점 - 전지적 홍보맨 시점 편의점 이야기
유철현 지음 / 돌베개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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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의 하루는 생각한 것보다 일찍 시작됩니다. 새벽 230분에 신문이 오면서 시작되어 아침9시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간편 식품을 폐기하고 냉장고 바구니에 여분의 상품을 보충하며 담배와 잡화류가 들어옵니다. 그리고 밤 9시에는 또 유통기한이 지난 간편식품을 폐기하고 도시락 우유등 상품을 진열하고 우유는 야간 근무자가 검수 후 진열 퇴근 전 음식물 쓰레기통 청소는 필수입니다. 대부분 다른 업무도 거의 반복적인 것들의 일상이지만 편의점의 하루를 보니 마치 쉼없이 돌아가는 톱니바퀴가 연상됩니다.

 

 

사람들이 편의점에서 늘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한결같이 제공하길 바라고 또 필요한 것을 즉석에서 구매할 수 있는 편리함으로 편의점을 찾곤 합니다. 독자도 마찬가지로 마치 편의점에 가면 원하는 것들이 모두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을 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만물상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쩌다 편의점은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편의점이라는 세계의 모습을 보여주는 생활밀착형 에세이입니다. 읽기 전부터 궁금했던 책입니다. 사실 근무를 직접 해보지 않는다면 물건을 사고 하는 곳이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편의점에 대한 일들을 편의점 본사 직원이 들려줄 수 있는 온갖 상품의 흥망성쇠, 브랜드·마케팅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소비문화 변천까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평소 편의점을 무심코 지나쳤다면 한번은 이 책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독자는 생각 합니다.

 




 

편의점에서 만나는 티 없이 맑은 사람은 둘 중 하나다. 천사처럼 웃음을 주거나 빌런처럼 빡침을 주거나. 만일 빌런을 만나면 둘 중 하나다. 격하게 침묵하거나 조용히 신고하거나, 천사를 만나도 둘 중 하나다. 기분이 아주 좋거나 그다음 빌런이 오거나. ---p.80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당연히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새벽에 출근하다 보면 청소를 하는 환경미화원들을 보면서 누구보다 하루를 빨리 시작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아침에 상쾌하게 걷는 길이 그냥 깨끗해진 것은 아니니까요. 과거의 편의점과는 달리 요즘엔 페스트푸드 제품들이 다양하게 많이 나오고 맛과 품질면에서도 우수해 점심시간에 편의점에서 간편식으로 한끼를 떼우는 직장인들도 많이 있습니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에는 한끼 식사비가 너무 올랐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렇게 편의점은 서민들에게 친근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책에서는 편의점에서 일하는 근무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한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편의점은 대부분 점주를 제외하고 일하는 직원들은 아르바이트의 젊은 직원입니다. 학비나 학원비를 벌기 위해 또 생활에 보탬이 되기 위해 일하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사람들입니다. 편의점에 종사한다고 쉽고 가볍게 함부로 대해서는 안됩니다. 가끔 찾아오는 진상손님들에 대한 글이 책에 실려 있습니다. 함부로 툭 하고 내뱉은 말, 무례하고 불친절한 말과 행동이 이 근무자에게는 큰 상처가 될 것입니다. 이 책은 자신이 하는 일을 진심으로 대하는 어느 재기발랄한 직장인의 열혈 분투기이자, 보통의 하루를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입니다. 고단한 자영업자인 편의점주, 시급 9,860원의 알바생, 남의 점포를 내 점포고 돌보듯 분투하는 SC, 히트상품을 고민하는 MD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잘 몰랐던 편의점에 대한 이야기 흥미로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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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선물 - 제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개정판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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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늙은 앵무새 한 마리가

그에게 해바라기 씨앗을 갖다 주자

해는 그의 어린 시절 감옥으로 들어가버렸네

-자끄 프레베르의 시

 

새의 선물 전문 중에서

 

 

 

소설의 서술자는 1995년 삼십대 후반의 여성 강진희 주인공입니다. 1969년 자신이 12살 이었을 무렵의 경험을 회상하며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이처럼 <새의 선물>은 삶에 냉소적인 삼십대 후반의 자아와 어쩌면 아주 당돌 하지만 일찍 어른이 된 열두살의 시점으로 약간은 혼재된 느낌으로 사건이 서술되는 액자 소설로 보입니다.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 서술자의 말을 빌리면 군인의 시대에 사람들의 삶과 사회 현실이 잘 드러난 세태소설 이라고 했습니다.

 

나는 삼을 너무 빨리 완성했다. 절대 믿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라는 목록을 다 지워버린 그때, 열두살 이후 나는 성장할 필요가 없었다. ----p.13

 

 



나는 일찍 세상을 깨쳐서 어른들이 바라는 어린이 행세를 그럴듯하게 해냄으로써 어른들의 비밀에 접근합니다. 또한 자기 삶의 괴리와 상실을 견디기 위한 장치로 나는 바라보기 나와 보여지는 나로 자아를 분리하고 이러한 거리두기가 삶에 대한 통찰을 가능케 했다고 말합니다. 이 소설은 이러한 나의 시점에서 그 당시 다양한 인물들의 삶과 열두 살의 성에 대한 이야기까지 솔직하고 또렷하게 전달해줍니다. 책을 읽다보면 철없는 어른들에 둘러 쌓인 진희를 응원하게 됩니다. “내가 내 삶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나 자신을 보여지는 나바라보는 나로 분리시키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나는 언제나 나를 본다. ‘보여지는 나에게 내 삶을 이끌어가게 하면서 바라보는 나가 그것을 보도록 만든다. 이렇게 내 내면 속에 있는 또다른 나로 하여금 나 자신의 일거일동을 낱낱이 지켜보게 하는 것은 이십 년도 훨씬 더 된 습관이다.” p12 진희가 처한 환경에 진희의 생각 사고는 이렇게 형성되어 갑니다.

 

 

 

진희의 삶은 삶이 내게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거리를 유지하는 긴장으로써만 지탱되었고 언제나 내 삶을 거리 밖에서 지켜보기를 원했습니다. 주인공을 둘러싼 각양각색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동네 사람들 진희네와 같은 살림집에 살고 있는 장군이 엄마와 유복자로 태어나 이미 효자의 운명을 피할 수 없는 장군이네 가족 누구든 험담하기 좋아하고 무슨 일이든 참견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장군이 엄마의 활약이 두드러집니다. 그리고 네 칸으로 이루어진 가겟집에 들어앉은 광진테라뉴스타일양장점의 사람들 양장점에서 시다로 일하며 신분 상승의 야심을 위해 자신의 실력을 연마하는 미스리 언니의 유머러스한 모습도 흥미롭습니다. 90년대지만 세월이 지금 흐른 세상은 나의 유년과 하나도 다를바가 없다라고 했습니다. 여전히 세계 어느 곳에선가는 베트남전이 일어나고 있고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위선과 악의를 배워가며 이혈렬들은 군대에서 애인을 구하고 뉴스타일양장점의 계는 깨졌다가 다시 시작되며 유지공장의 불같이 뜻밖의 재난은 지금도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사람 사는 이야기인데 기분이 왠지 씁쓸합니다.

 

 

집착 없이 살아오긴 했지만 사실은 집착으로써 얻지 못할 것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짐짓 한걸음 비껴서 걸어온 것인지도 모른다. 고통받지 않으려고 주변적인 고통을 견뎌왔으며 사랑하지 않으려고 내게 오는 사랑을 사소한 것으로 만드는 데에 정열을 다 바쳤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상관없다.’ 작가의 말중에 인상깊은 글입니다. 아이는 아이답게 밝고 순수하게 자라지 못했던 그 시절 진희, 그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새의 선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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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 먹고 헬스하고 영화 보면 기분이 나아질 줄 알았다
멘탈 닥터 시도 지음, 이수은 옮김 / 밀리언서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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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지치고 피곤해 번아웃된 생활이 지속되는데 그 원인이 도무지 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이것이 그냥 스트레스라고 생각 되는데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지 못해 실제로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데도 어느 순간부터 의욕이 없어지거나, 회사와 집에서 우울감을 느낄 때 그들의 하루를 복기해보면 스트레스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케이크 먹고 헬스하고 영화 보면 기분이 나아질 줄 알았다> 의 책은 제목부터 힐링이 됩니다. 결국 스트레스를 풀려고 했던 모든 방법들이 더 큰 스트레스를 만든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게 모르게 했던 일들이 결국엔 잘못된 방법이라고 합니다.

 

 

어쩌면 그러한 습관은 도리어 스트레스를 늘리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일반적인 스트레스 해소법도 그 사람에게 맞지 않거나 주의 사항을 명심하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멘탈 닥터 시도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정신과 의사 시도 유스케는 사람들이 흔히 실행하는 스트레스 해소법들이 왜 효과가 없는지를 설명하고 정신 건강을 지키는 올바른 방법을 제시한다.

 

스트레칭과 스트레스는 그 유래가 같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칭처럼 늘어난즉 과부하가 걸린 상태가 지속될 때 쌓이기 쉬운 것이다. 따라서 평소에도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유의하는 것이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는 습관을 길들이는 첫걸음이다.

 

 

퇴근 30분 전에 도착한 업무 메일, 상사가 갑자기 잡은 회식, 저녁 약속을 갑자기 취소한 친구 이런 작은 불청객이 우리를 조용히 찾아와 스트레스로 남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기분을 풀려고 했던 일들이 내 몸과 마음을 망치고 있는지 않은지, 오늘의 스트레스가 내일까지 이어지지 않는 극약 처방 케이크도 영화도 헬스도 답이 아니라면? 정신과 의사가 쉽게 알려주는 멘탈 케어 <케이크 먹고 헬스하고 영화 보면 기분이 나아질 줄 알았다> 흥미로운 제목의 책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친구를 만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수다를 떨면서 보내는가 하면 사람으 피하고 조용히 혼자 지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스트레스는 내 탓이 아니다, 상황 탓이다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인간에게 스트레스는 숙명과도 같습니다. 스트레스를 덜 받고 극복하기 위해 멘탈 닥터의 극약 처방전이 도움이 됩니다. 스트레스는 쌓이지 않게 하는 것이 좋은 처방인 것 같습니다.

 

 

그래플 서평단에서 보내주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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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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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게니 자먀틴의 <우리들>, 조지오웰의 <1984>, 그리고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세계3대 디스토피아 소설로 꼽습니다. 독자는 솔직히 디스토피아 소설을 즐겨 읽지는 않습니다. 암울한 미래 세계를 그린 뛰어난 현대 고전을 남긴 올더스 헉슬리는 명문 집안 출신의 영국 작가로서 광범위한 지식뿐 아니라 예리한 지성과 우아한 문체, 그리고 때로는 냉소적인 유머 감각으로 유명합니다. 그가 1932년에 발표한 작품 <멋진 신세계>는 금세기에 미래를 가장 깊이 있고 날카롭게 파헤친 작품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 작품으로 독자도 여러 번 읽은 책입니다.

 

 

<멋진 신세계>는 과학이 최고도로 발달해 사회의 모든 면을 관리.지배하고, 인간의 출생과 자유까지 통제하는 미래 문명 세계를 그린 작품으로 인간성을 상실한 미래 세계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한편, 신의 영역을 넘보는 인간의 오만함을 경고.비판합 니다. 또한 조지 오웰의 <1984>와 마찬가지로 충격적인 미래 예언을 통해 인간의 자유와 도덕성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가족이라는 유대가 사라진 세계, 죽음까지도 익숙해지도록 길들이기 훈련을 받는 세상에서 인간은 최소한의 존엄성과 인간적 가치, 그리고 스스로 생각할 자유마저 박탈당합니다. 헨리 포드가 T형 자동차를 대량으로 생산해낸 해를 기원으로 삼은 시대의 세계국(World State)에서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까지 다섯 계급으로 나뉘어, 필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대량 생산됩니다. 하나의 난자에서 수십 명의 일란성 쌍둥이들이 태어나고, 이들은 끝없이 반복되는 수면 학습과 세뇌를 통해 어떠한 의문도 갖지 않고 정해진 운명에 순응하게 됩니다.

 

이들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수면 학습과 전기 충격을 통한 세뇌로 각자의 신분에 만족하며 살아가며그들은 정해진 노동 시간을 끝내면 자극적이고 단순한 오락들로 시간을 보내며, 항상 소마(soma)라는 약을 통해 환각과 쾌락을 느낍니다. 누구도 불만이 없고, 만인은 만인의 소유이며, 심지어 죽음까지도 무의미한 세계. 이 완벽한 유토피아에서는 모두가 다 만족스럽고 행복할까요?

 

 

그러던 어느 날, 신세계와 격리된 보호 구역에서 살고 있던 야만인 존이 이곳으로 초대된다. 존은 젊고 아름다운 사람들과 처음 보는 놀라운 과학 문명에 감탄하지만, 자유를 빼앗긴 채 아무 생각 없이 순응하며 살아가는 거짓된 행복에 점차 환멸을 느낍니다. 결국 야만인 존은 고통과 불행을 달라고 부르짖고는 홀로 외딴 등대로 가는데……. 그곳에서 과연 그는 갈망하던 원시적인 평화를 누리게 될 것인지 이것이 멋진 신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슬픔과 회한, 연민과 의무감 따위의 감정은 그의 주변에 모여 선 인간 이하의 괴물들에 대한 강력하고도 벅찬 증오 속으로 흡수되었다. “여러분은 자유롭고 인간다운 사람이 되고 싶지 않습니까? 여러분은 인간성과 자유가 무엇인지조차 이해하지 못합니까?” --- p.323

 

 

세계는 이제 안정이 되었어요. 사람들은 행복하고, 원하는 바를 얻으며, 얻지 못할 대상은 절대로 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모두가 잘살고, 안전하고, 전혀 병을 앓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늙는다는 것과 욕정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즐겁습니다.---P.333

 

 

 

체제의 수혜자가 되어 많은 것을 누리면서도 자신의 허영심을 충족하기 위해 체제 비판을 중단하지는 않다가 그는 이러한 이중생활을 즐기다 결국 그 체제에서 버려져 먼 외딴 섬으로 좌천되어 떠나버리게 됩니다. 버나드의 이런 모습을 통해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조차 어쩌면 객관적이고 공정한 것이 아니라 주관적이며 자기중심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야만인 보호구역에서 레니나를 처음만난 존은 그녀의 매력에 반해 호감을 가지지만 차마 표현하지 못합니다.

 

레니나의 경우 처음엔 존을 놀라움과 이질감을 가지고 대하지만 존의 매력에 빠집니다. 둘이 연인 사이로 발전되나 했는데 막상 존은 결정적 순간에 레니나를 격하게 거부합니다. 표면적으로 존이 레니나를 거부한 이유는 성에 대한 두 사람의 견해차이 때문인데 레니나는 만인은 만이의 소유라는 신세계의 관념에 따라 너무도 쉽게 육체적인 관계를 요구하고 존은 구세계의 관점에 따라 가벼운 것이 아닌 무거운 것이기에 레니나에 대한 호감이 달아나 버리고 만 것이죠. 존과 레니나의 관계가 상징하는 것은 구세계와 신세계 사이에 있는 도저히 메울 수 없는 간극이라고 봅니다.

 

 

신세계의 문명은 구세계의 야만과 융합하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고 여러 가지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독자는 생각합니다. 이러한 큰 간극이 존을 죽음으로 몰았고 그는 자신이 신세계의 문명에 의해 오염되었다고 생각하고 보호구역에 돌아가지도 않은 채 스스로 고립되어 고행을 자처합니다. 이러한 모스은 신세계 사람들에게는 외계인처럼 보였고 그들은 존을 조롱하고 괴롭혔는데 이들에게도 구세계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존과 레니나의 파국, 그리고 존의 비극적인 사망 등 구세계와 신세계는 융합할 수 없다는 점을 작품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신세계 체제의 공고함과 구제불능인 점을 부각시켜 이 소설, 저자가 의도하는 비극적 느낌을 더욱 강하게 주고 있습니다. 읽을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이런 세계가 과연 앞으로 미래에 올것인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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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제1부 (2024 리뉴얼) - 우리는 신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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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는 신 Nous les dieux

 

 

그가 보기에 지구의 인류사는 학살과 배신을 바탕으로 전개된 역사이다. 승리한 문명이라고 해서 반드시 우월한 것은 아니며, 망각의 늪으로 사라진 문명이라고 해서 반드시 낙후된 문명은 아니었다는 말이다. 은 미카엘 팽송이 다스리는 돌고래족의 운명을 통해 문명들 간의 대결, 특히 패배한 민족들의 명예 회복이라는 주제 의식을 드러냅니다 올바른 길을 가고 있었지만 더 강력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패배하고 잊혀 간 민족들에 대한 기억을 복원하는, 역사에선 불가능한 작업을 소설을 통해 이루어 낸 것이다.

 

우리는 무에서 태어난다. 하늘에서 우리를 살피거나 우리에게 관심을 갖는 존재는 없다.---P.156 1

 

인류의 운명을 놓고 신 후보생들이 흥미진진한 게임을 펼치는 이야기인 은 총 3부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우리는 신에서는 미카엘 팽송이 신 후보생이 되어 다른 후보생들과 함께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열두 신의 가르침을 받아 저마다의 개성과 사상을 반영한 종족들의 이야기를 만드는 내용이 펼쳐집니다. 동기생들 중에는 아나키즘의 창시자 조제프 프루동, 스파이로 활약했던 마타 하리, 열기구 비행을 개척한 에티엔 몽골피에 등 유명 인사들도 섞여 있습니다. 분열의 D, 중성의 N, 협력의 A, 이 세 힘 가운데 어떤 것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서 종족의 특징은 달라지게 됩니다.

 

 

144명의 후보생들을 선발하는 천사들은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삶을 살았던 나라와 문화가 동일합니다. 출신 민족이나 국가가 같다는 이유로 분파가 생길 소지를 없앴고 후보생들은 모두 왕년에 프랑스인이었거나 프랑스와 긴민한 연관을 가졌던 천사입니다. 월계관은 과연 누가 차지하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자연에서 미학은 불필요한 사치다. 진화의 이 단계에서는 무엇보다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사고해야한다.---P.205 1

 

수호천사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미카엘 팽송을 아에덴으로 데려다 주기위해 이동하고 다른 기들과는 달리 이번 18기 신후보생들을 많이 뽑아야 해서 총 144명의 지도 천사인 에드몽 웰즈 역시 신 후보생이 됩니다. 천사 시절에 잃었던 육신을 다시 가지게 됨으로써 아에덴에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5권을 집필하기 시작하고 4일 정도 신이 하는 일에 관한 기초적인 수업을 받은 후 18호 지구를 다스리는 신들의 게임인 Y게임을 시작하는데, 인간 시절 개미를 연구한 곤충학자였던 에드몽은 개미를 토템으로 한 민족 개미족의 신이 됩니다.

 

 

우주의 어딘가에 있는 신들의 도시 올림피아에 모인 144명의 신 후보생들. 플로베르, 모네, 마타 하리, 프루동, 에펠과 같은 쟁쟁한 후보생들 가운데에는 영계 탐사자로, 세 명의 인간을 돌보던 수호천사로 활약했던 미카엘 팽송도 있습니다.

 

 

 

베르나르의 은 심오하고 철학적인 주제를 탐구하면서 신과 인간 사이의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더 깊게 들어가면 자유 의지 대 결정론, 삶의 의미와 목적 추구, 인간사에 대한 신의 간섭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의 신념과 자신의 존재를 성찰하게 만듭니다. 인간은 위대하고 훌륭하나 또한 한없이 나약한 존재입니다. 복잡한 105개의 섹션을 통과하면 위대한 신은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이 나옵니다. 인간이었다가 천사가 되었고 이제는 신 후보생이 되었지만 언제나 신이 된다는 것은 모든 권능을 가지는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신은 모든 것을 책임져야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한국을 사랑하는 베르나르답게 우리나라를 언급한 장면도 나옵니다. 일본과 중국과 러시아가 만나는 문명의 교차로에서 한국은 그때마다 용감하게 저항했다고... 왜 이런 작품들은 시간이 지나서 다시 읽어도 생각이 새록새록 샘솟는 느낌이 들까요? 이제 신 2 신들의 숨결 Le Souffle des dieux 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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