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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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소년이 온다'는 국가가 개인에게 가하는 폭력을 다루고 있습니다.
80년의 광주… 작가는 '소년이 온다'의 에필로그에서 어린
시절 기억을 끄집어내고 있습니다.

['소년이 온다' 한강 낭독 :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열 살이었다… 가장 끔찍한 이야기를 덮어두고 말을 이어가는 일의 어려움… 어른들은 목소리를 낮춰 대화했다. 마치 아이들이 감시자인 듯이… ㄷ중학교에서만 셋이 죽고 둘이 실종됐는디, 그 집에서만 애들 둘이… 시상에…라고 여태 가느다란 탄식처럼 추임새를 넣던 엄마가 고개를 수그리고 침묵했다.]

이것은 고작 36년 전, 문명의 도시에서 일어난 핏빛 이야기였습니다.
그해 봄에 시민에게 총부리를 겨눴던 누군가는 아직도 베일 속에 가려진 채…
그 광주를 밟고 일어서 최고권력자가 된 전직 대통령은 당시의 자신의 권력을 부정하는 2016년.
그리고 국가는 지금도 그들에게 '국론 분열'을 말하면서 가로막습니다.
노래는 그저 노래가 아니라 뜨거웠던 그 봄날에 대한 기억, 피와 바꾼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함부로 재단하고 폄훼할 수 없는 그 무엇임에도 말입니다.

['소년이 온다' 한강 낭독 : 그러니까.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아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피폭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새벽 모두가 잠든 사이에 전해진 그녀의 수상 소감…
"깊이 잠든 한국에 감사드린다…"
그녀의 이 수상 소감이 중의적으로 들리는 것은 찬란한 녹색의 봄 5월을 늘 또 다른 색깔로 떠올려야만 하는 우리의 슬픈 습관에서 연유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_ 손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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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회 모임은 '소년이 온다'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슴을 움켜쥐고 깊은 숨을 쉬는 것외에 달리 할 말이 없었던 저로서는 '이 책'으로 어떤 얘기를 해야하나.. 많이 고민했습니다. 이 책으로 어떤 토론을 하기보다는 사실을 알고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시간은 그렇게 조심스럽게 시작되었습니다.


- 한강의 서재

onbooktv 인터뷰에서 한강은 유년시절 책을 읽으면서 어떤 대답을 주는 것이 아닌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라면 나도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것이 소설가가 된 이유라고 했는데요. 그에 맞에 한강의 책은 다양한 소재로 독자를 당황하게 하면서 끊임없이 물어봅니다.

왜 그녀가 혹은 그(소설속의 인물)는 그렇게 해야만 했을까?....








1. 책의 제목, 표지는 모두 주제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표지는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요?


         <한국판 표지>                                                  



 

 

 

- 첫인상을 예뻤지만 책을 읽을 수록 다르게 다가왔다. 검은 배경에 안개꽃. 마치 박제된 꽃이 연상되어 슬퍼졌고 장례식 분위기가 난다.

- 2챕터에서 나오는 정대와 수많은 연약한 영혼들이 조우하는 장면이 생각났다.

- 동호가 말한 '그늘진 길이 아닌 꽃핀 길로 가라'는 말이 떠오르면서 각각의 연약한 안개꽃들은 희생된 사람들을 상징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 창백한 시체, 안개처럼 사라질 영혼들을 상징한다고 생각한다.

- 어느 꽃과 함께 있어도 어울리는 안개꽃.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함께 어우러져 잊지 말아야한다는 의미를 떠올렸다.

- '밤의 눈동자'에서 언급된 '달' 같기도 하고.. 앞서 나온것처럼 희생된 영혼을 상징하는 것 같다.


 

 

 

 

 

<해외판>의 표지입니다. 광교맘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제목 역시 HUMAN ACTS 로 변경되었습니다.

저희는 좀 더 직접적인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문화의 차이를 반영하여 디자인했겠죠?




2. 이 책은 각 장마다 화자가 달라집니다. '너'를 통해 작가가 의도한 바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여러분들은 어떻게 받아들이셨는지요? 각 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어린 새):  5 18 당시. 동호=

2(검은 숨): 5 . 18 당시. 1인칭 ‘ = 박정대독백 , ‘=동호(청자)’

3(일곱 개의 뺨): 1985.  3인칭 시점 그녀

4(쇠와 피): 1990년 무렵. 1인칭 ‘나

5(밤의 눈동자): 2000년 무렵.  2인칭 ‘당신(임선주)

6(꽃 핀 쪽으로): 2010년대이다. 동호어머니의 1인칭 회상.

 


 

-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생각으로 한 화자에 치우쳐지기 보다는 다양한 인물의 관점에서 작가와 인물간의 거리유지를 위한 장치라고 생각한다.

- 각 장마다 화자가 누구인지 찾는 과정 자체가 주는 흥미로움이 있다. '너'라는 화자를 끝까지 가져가면서 각 장의 스토리가 치밀하게 얽혀져 그것을 이해하는 재미가 있다.

- 1인칭으로 서술했을 경우 주관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위험요소를 배제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 챕터마다 화자가 바뀌는 구성이 나에게는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왜 하필 '너'라는 단어를 썼을까?

- '나'일 경우, 독자는 내가 직접 겪을 일이 아니기때문에 공감하는데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너'이기 때문에 내가 작가가 되어 다양한 인물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관찰자의 입장에서 다루다보니 지나치게 잔인하지 않고 깊이 있지 않아 이 사태에 대해 직접 찾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 사료들을 직접 찾아보니 이 책을 그냥 소설로 받아들이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본성을 다루지만 그것의 밑바닥을 드러낸 광주사태에 대한 재인식이 꼭 필요하다.



3. 한국이 변화하려면 '언론, 재벌, 정치' 중 어떤 것이 가장 먼저 바뀌어야할까요??

[ 36년전의 광주 사태. 그것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최근의 용산이 그랬고 밀양 송전탑이 그렇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광주는 다시 재연되고 있습니다. 그때의 혼란한 정국, 지금과 다르지 않습니다. 시청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내뿜은 물대포가 그것과 다를것이 있을까요. 이 나라가 변하려면 누가 가장 선두 나서줘야할까요?]

- 운을 떼기 어려운 주제입니다. 독후활동을 정하면서도 고민했던 부분이지만 '무거우면 무거운대로 한번 얘기해보자.'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독후활동이 진행되면서 몇번의 탄식과 고민하는 표정들이 지금도 떠오릅니다.

언론은 자신의 직업이 어떤 특권인냥 '기사화하겠다'며 생활속에서 그것을 남용하고 있고, 재벌들은 가진 것을 지키고 더 많이 가지기 위해 탐욕의 손을 정치와 언론에 내뻣고 있습니다. 정치는... 말해 뭐할까요?

그것이 무엇이든 가진 자[언론 플레이, 자본을 가진 자, 권력 등..]들은 우리를 쇄뇌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가 무지해서라기보다는 먹고 살기 힘든 그 틈을 타 자극적인 내용들로 우리를 마비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먹고 살기 힘들어 제대로 된 사실을 찾아볼 시간조차 없게 만든 것도 물론 그들입니다.

정치와 재벌과 언론의 뿌리깊은 유착을 우리의 힘으로 끊을 수 있는 방법은 정치를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작은 바로 투표.입니다. 결과에 실망했더라도 다시 하는 투표. 선거권의 행사.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노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때의 고통[이 단어가 그 모든 것을 품을 수 있을까..] 을 지금의 우리가 안다고, 느낀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같이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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