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남자 시공사 베른하르트 슐링크 작품선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시공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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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다닐때 국사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책이었다.
그때 읽고 놀라고 놀랐었는데
몇년 후 영화화되었다.
그때 케이트윈슬렛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또 수년이 지난 후
독서모임에서 이 책이 선정되었다.
다시 읽었는데... 펑펑 울었다.
꾸준히 감동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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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그녀가 나의 세계와 나의 삶으로부터 도망쳐 감방에 갇혀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녀를 멀리 두고 싶었다. 아주 멀리. 그리하여 그녀가 지난 몇년 동안 내 가슴속에 만들어진 모습대로 단순한 추억으로 남게 되길 바랐다.

나는 그녀의 머리와 목덜미와 어깨를 읽었다.

내가 그들에게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들 스스로가 좋다고 여기는 것보다 우위에 두려고 하면 절대 안돼.

네가 상대방을 위해 무엇이 좋은 건지 알고 있고 그 사람이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너는 당연히 그 사람이 그에 대해 눈을 뜨도록 해주어야 한다. 물론 최종 결정은 본인한테 맡겨두어야 한다. 하지만 그 사람과 이야기를 해야히. 그 사람과 직접 말야. 그 사람 등 뒤에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해서는 안 된단다.

한나와 직접 이야기한다고? 그녀에게 내가 무슨말을 할 수 있나? 그녀가 평생 동안 해온 거짓말을 내가 눈치 챘다고?~~~나는 어떻게 그녀를 마주하고 또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랐다. 나는 그녀와 어떻게 대면해야 할지 전혀 몰랐다. p 155

당신이 바로 그 사람이었습니까??_우리는 마치 제3자의 입장에서 말한다. 그게 바로 나 자신인데도.

나는 한나의 범죄를 이해하고 싶었고 동시에 또 그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고 싶었다.
나는 이해와 유죄 판결, 이 두가지에 대해 나름대로 입장을 취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 두가지를 동시에 할 수는 없었다. p170

그러면서도 얼굴에는 약간 만족스런, 어쩌면 아주 흐뭇한 기색이 드러나 보였어요. 그것은 하루 일과가 그런대로 끝나가고 곧 하루를 마감할 시간이 다가 오고 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았어요. p 164 = 하루 일과를 성공적으로 마치고서 흐뭇해하고 있는 사람의 표정이었다. 재판을 할 때 자신을 감추기 위해 짓곤하던 화난 듯한 표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그는 친절하고 지적이며 평온한 공무원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p.172

그것은 거만하고, 상처받고, 길 잃은 , 그리고 한없이 피곤한 시선이었다. 그것은 아무도 그리고 아무것도 보지 않으려는 시선이었다. p.176

법률의 역사에는 진보가, 즉 가끔씩 엄청난 퇴보와 후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아름다움과 진리, 합리성과 인간성을 향한 발전이 있다고 믿었다.

나는 카세트테이프에다 어떤 사적인 말도 결코 담지 않았고, 한나의 안부를 묻지도 않았으며, 나 자신에 대한 그 어떤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제목과 작가 이름과 텍스트만을 읽었다. 텍스트가 끝나면 잠시 기다렸다가 소리가 나게 책을 탁 덮고 스톱단추를 눌렀다.

나의 감탄과 기쁨은 한나가 글을 읽고 쓰기 위해 바쳐야 했을 그 엄청난 희생에 비하면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가, 그녀가 글을 읽고 쓰게 된 것을 알고도 그녀에게 답장을 쓰거나 그녀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눌 생각조차 하지 않은 걸로 보아 나의 감탄과 기쁨은 얼마나 궁색했던가 하는 사실을 느꼈다.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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