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저, 하는 사이에 이규리그가 커피숍에 들어섰을 때재킷 뒤에 세탁소 꼬리표가 그대로 달려 있었다여기까지 오는 동안왜 아무도 말해주지 못했을까그런 때가 있는 것이다애써 준비한 말 대신 튀어나온 엉뚱한 말처럼저 꼬리표 탯줄인지 모른다그런 때가 있는 것이다상견례하는 자리에서한쪽 인조 속눈썹이 떨어져나간 것도 모르고한껏 고요히 앉아 있던 일각기 지닌 삶이 너무 진지해서그 일 누구도 말해주지 못했을 것이다저, 저, 하면서도 말하지 못했을 것이다7년간의 연애를 덮고 한 달 만에 시집간 이모는그 7년을 어디에 넣어 갔을까그런 때가 있는 것이다아니라 아니라 못하고 발목이 빠져드는데도저, 저, 하면서아무 말도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그런 때가있는 것이다내가 좋아하는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