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마지막 밤 민음사 모던 클래식 33
로랑 고데 지음, 이현희 옮김 / 민음사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과거와 현재가 계속 반복되는 구성이라는 점. 그리고 책의 뒷표지에는 아들을 구하기위해 지옥으로 간 아버지라는 글이 쓰여있어서 바로!! 빌려왔다.

이 책은 마피아의 권력싸움의 희생양으로 길을 가다 갑작스럽게 죽은 아들을 구하기위해 지옥으로 들어간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와 자신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하는 주인공. 그리고 그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다.
한 가정을 그리고 평범한 세 사람을 완전히 망가뜨린 대낮의 총격전. 책은 말해준다. 불행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고 그 누구도 현재의 삶을 자만해서는 안되며 감사해야한다고. 그리고 들이닥친 불행은.. 피하려 하기보다 마주하고 극복! 해야한다는 것. 더불어 현생과 죽음 너머의 생에 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두꺼운 책이지만 빠른 진행과 이해를 돕는 번역은 충분히 책을 즐길수 있게 해주고 있다.


<책속에서>
망령들 속으로 뛰어들었으니 마테오는 그들이 어떤 일을 겪는지 알 수 있었다. 그들의 비명이, 그들의 탄원이, 그들의 가엾은 탄식이 그에게 닥쳐왔다. 눈물의 강이 흘러내리는 동안 죽은 자들의 영혼은 생전 자신들의 인생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자신들이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인생이 아니라 물의 마성에 추하게 일그러진 인생이었다. 강물은 그들을 후려치고 또 후려친 다음 바위 위에 던져 놓았고 머리를 물속에 쳐박았다. 그러고는 그들 인생의 영상을 보여 주었다. 그들을 몹시 가슴 아프고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영상이었다. 전적으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지만 무겁게 짓누르는 수천 가지 비열함과 망설임으로 누추해진 영상이었다. 이 영상에 마추진 망령들은 흐느꼈다. 나름대로 너그러웠다고 기억했던 자신들의 과거가 사실은 인색하기 짝이 없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아름다운 순간들은 하찮음으로 얼룩졌다. 모든 게 잿빛이었다. 강물은 망령들을 고문했다. 강물은 아무것도 만들어 내지 않았으나 지난 일들을 더욱 강조했다. 누군가와 다투다가 아주 잠깐 주저한 적이 있는 이는 비겁자가 되었다. 순수한 몽상으로 친구의 아내를 머릿속에 떠올려 본 적 있는 이는 음란한 난봉꾼이 되었다. 각자 지나온 삶을 그들이 후회 없이 떠나올 수 있도록 강물은 삶을 추하게 만들었다. 그들이 사랑했던 것들은 전부 당장 무시해도 무방한 것이 되었다. 그들이 행복을 느끼며 기억했던 것들은 전부 수치가 되었다. 그들 존재가 가장 빛나던 순간은 끈적끈적하게 더러워졌다. 물살에 두드려 맞고 또 맞아 마침내 강물에서 빠져나올 때면 망령들은 다시는 삶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다. 이제 망령들은 천천히 고개를 떨구고 그들을 죽음으로 인도하는 곳으로 향했다.



'저것이 망령들의 걸음이다. 저들 모두는 똑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 모든 게 저들이 품은 빛에 따라 달라진다.'
사제가 대답했다.
마테오는 망령들이 사실 다양한 빛으로 이루어졌음을 알게 되었다. 어떤 것들은 도깨비불처럼 반짝였고, 또 다른 것들은 너무 흐려서 거의 투명해보였다.
'저것이 죽은 자들 나라의 규칙이다.;
마체로티가 말을 이었다.
'우리가 이승에서 아직도 생각하는 망령들, 우리가 그 기억을 받들고 그를 위해 눈물 흘려주는 망령들은 빛을 발산한다. 그 망령들은 무를 향해 미세하게 움직인다. 반면 다른 것들, 우리에게 이미 잊힌 죽은 자들은 빛 없이 퇴색되어 나선 중심을 향해 전속력으로 미끄러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