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바나
배수아 지음 / 이마고 / 2002년 2월
평점 :
품절


매니아가 확실히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배수아 작가.

어렵고 난해할 것 같은 그녀의 작품 제목들 때문에 쉽게 다가설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읽어보니 딱히 그렇게 난해하고 어렵다는 생각보다 SF소설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읽는 자로 하여금 열린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 것은 규정짓지 않는 소설속 단어 '이바나'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몇개의 단어들이 내용을 상상하게 만들고 내 맘대로 생각해도 된다는 작가의 허락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편하게 읽었다.




<책속에서>

요람에서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보호책인지도 모른다. 대개의 경우 그것은 지나치게 완전한 상태여서, 결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 자체가 도저히 치유될 수 없는 극심한 결핍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예외는 없다.



그러므로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그 도시에서 계속해서 살아야한다는 것은 고통이다.

모든 사람의 충족되지 않는 오만과 완벽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거짓말과 상처받은 자존심과 터질 듯이 부풀어오르는 욕구들이 일생 동안 쌓여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더께를 이루며 발목을 잡고 에고의 화장을 덧칠하며 점차 자기애라는 고치에서 꼼짝 못하게 만들어버린다. 태어나고 자란 하나의 도시를, 나는 그렇게 묘사한다.



젊은이들은 자신이 죽을 날이 멀었다고 생각해서 쓸데없는 일에 호기심이 많고 아무곳에나 발을 걸치기 좋아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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