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미술기행 - 인간과 예술의 원형을 찾아서
편완식 지음 / 예담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얼마 전 헤이리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곳에는 많은 갤러리가 있었지만, 아프리카 갤러리가 기억이 난다. 아프리카 공예품이 많이 있었는데, 사실 나는 아프리카의 예술이라고 하면 미술방면으로는 공예와 음악 쪽으로는 타악기를 생각하고 있었기에 아프리카 갤러리에는 당연히 공예품만 있는 줄로 알았다. 그러다 이 책 <아프리카 미술기행>(예담.2007년)을 읽게 되었다. 다 읽고는 그동안 내가 아프리카 미술에 대해서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아프리카하면 미개하고 문명도 서구에 비해 뒤졌으며, 문화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한다. 그렇기에 아프리카 미술이라고 하면 그 수준이 낮은 것으로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피카소의 작품 경향이 아프리카 여행 이후 추상적이며 입체적으로 변했다고 하는 부분과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도 케냐 키시 부족의 조각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니 서유럽 거장의 작품은 바로 아웃 어브 아프리카였던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신문사의 문화전문 기자인 편완식이고, 이 아프리카 미술기행은 한국화가 김종우와 서양화가 권순익과 동행을 했다. 그들이 아프리카로 미술기행을 가게 된 이유는 예술과 삶에 대한 허기를 채우고 또 인간의 원형을 찾기 위해서라고 하고 있다. 이들이 아프리카의 미술기행을 통해서 실제 얻은 것은 ‘강렬한 색깔과 이미지’에로부터 오는 충격이었다. 이들은 아프리카에서 서구 중심의 미학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는다. 또 모든 인간이 아프리카에서 왔듯이 미술의 원형도 아프리카라는 것을 느낀다.

“색은 자신감의 표출이다. 화려한 원색의 사용은 심리적인 자신감에서 나오고, 의욕적인 삶의 에너지의 발산이 라는 것이다. 하지만 자만을 경계한다고 덧붙인다.”고 가나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인 글로버가 말했다.

저자와 동행한 화가들이 충격으로 받아들인 것은 글로버의 말처럼 자신감 있게 표출한 화려한 원색이었다. 바로 가장 아프리카적이라고 느껴지는 원색이 바로 인류의 원형을 나타내는 색인 것이다.

이제 아프리카는 공예뿐만 아니라 회화까지도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그것은  아프리카 미술이 가지고 있는 진가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우리들이 그동안 몰랐던 아프리카 미술의 진면목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의 글과 함께 동행 한 두 화가의 그림이 여러 장 소개되어 있다. 그 그림에서 조차 아프리카의 화려함과 독특함이 표출되고 있음을 독자들은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다 읽은 후에도 “문화란 우열이 없고 서로 다름에서 주고받으면서 풍성해진다”라는 말이 자꾸 기억이 난다.


인간과 인간의 예술은 모두 아웃 어브 아프리카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 사람들 - 인류학의 지형을 획기적으로 넓힌 피그미 탐사 보고서!
콜린 M. 턴불 지음, 이상원 옮김 / 황소자리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제인 구달은 아프리카 탄자니아 곰베 지역에서 침팬지 연구를 시작한다.

다이앤 포시는 아프리카 콩고의 비룽가 지역에서 고릴라 연구를 한다.

나폴레옹 샤농은 아마존 베네수엘라 국경지대에서 야노마모 족에 대한 연구를 한다.

리처드 리는 아프리카 대륙의 남부 칼라하리 사막 지방에 사는 쿵산족의 생활을 연구했다.

왜 학자들은 원시부족을 연구할까? 그리고 침팬지나 오랑우탄과 같은 유인원에 대해서 연구를 할까? 우리 인류의 기원과 원형을 찾기 위해서이다. 유인원과 공통조상을 가지고 있는 우리 인간은 유인원의 행동에서 우리 조상들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단서를 얻을 수 있으며, 수렵 채집으로 살아가고 있는 원시부족의 생활 속에서 문명이전 우리 조상의 삶에 대한 의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지구촌 곳곳에는 수렵 채집사회가 존재한다. 그들은 현대 생활의 편리함으로 선택하지 않고, 우리들이 보기에는 원시적이라고 보여 지는 삶을 선택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미개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여러 인류학자들의 연구 보고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숲 사람들>(황소자리.2007년)은 저자인 콜린 M. 턴블이 1950년대에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밤부티 피그미와 3년 간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생활과 문화를 체험한 결과이다. 1962년 처음 출간되었던 이 책은 내용 및 서술체계에서 그때까지 나와 있던 인류학 책들과 비교했을 때 아주 뛰어난 것으로 인정받으며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하며 지금까지도 꾸준히 읽혀지고 있다고 한다.

턴블과 같은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서 우리는 아무런 기록도 남아있지 않은 우리 선조들의 선사시대 삶의 모습을 조명해볼 수 있다. 신석기 시대이후 정착생활을 통해서 불과 1만년 동안에 우리 인류는 지구 곳곳에 문명을 심어놓았다. 그 문명의 결과 우리네 삶을 획기적으로 변했다. 그리하여 문명사회에서 우리는 편리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아직 수렵 채집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기에 불편하고 어렵게 살고 있다고 흔히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턴블이 함께한 피그미족의 삶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숲은 피그미에게 사계절 의식주를 해결해준다. 그리고 철이나 식량 같이 필요한 것들은 이웃에 사는 다른 종족과 물물교환을 통해서 확보한다. 그리고 그들은 언제든 캠프(거주지)를 옮겨 다니며 아주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고 있음을 독자들은 느낄 수 있다.  ‘원시부족들은 미개하고 그들의 삶은 아주 불편할 것이다’라는 우리들의 고정관념은 이 책을 읽으면서 여지없이 깨진다.


“숲은 우리의 아버지이고 또 어머니라네. 숲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렇듯 음식, 옷, 집, 애정 등 필요한 모든 것을 주지. 보통 때는 모든 일이 잘 된다네. 숲이 자식들을 잘 돌보기 때문이지. 하지만 일이 잘 안 되는 때라면 이유가 있게 마련이야.”

위의 문장에서 보듯이 숲 속에서 사는 그들은 숲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있다. 또 그들은 그 가운데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그들이 숲을 개간하거나 해친다면 그들의 행복은 달아날 것이다.

“밤부티 피그미 무리에게는 추장도, 공식회의도 없었다. 생활 영역에 따라 주도적으로 존재를 드러내는 한두 명의 남자나 여자가 있지만 이는 현실적인 필요를 충족시키는 데 그쳤다. 논쟁을 끝내야 할 경우 이는 특히 두드러졌다. 판사도 법정도 없었기 때문이다. 흑인 부족들은 나름의 재판소를 가지고 있었지만 피그미는 달랐다. 논쟁은 생겨날 때처럼 자연스럽게 종결되었다.”

계급이 분화되기 전의 삶을 살고 있는 그들에게는 어떤 권력도 존재하지 않으며, 약간의 다툼은 존재하지만 그것들은 아주 평화로운 방법으로 해결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 독자들은 우리네 현대적인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현대화된 도시에서 편리하게 살고 있다고 느끼고는 있으나, 여러 가지 불평등과 그에 따른 갈등 또 오염된 환경 등 편리함에 대한 대가를 크게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가끔 숲에 가면 편안함을 느낀다. 그것은 숲이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곳이었으며, 우리 유전자에는 숲에서의 삶에 대한 안락함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은 아닐까?

숲에서 살지는 못하더라도 숲을 훼손하지 않고 자주 찾아가보기라도 해야 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구려, 전쟁의 나라 - 7백 년의 동업과 경쟁
서영교 지음 / 글항아리 / 200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역사상 가장 큰 영토를 가지고 있었으며, 가장 강력한 군대를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되는 고구려! 사람들은 신라가 삼국통일을 하지 않고 고구려가 통일을 했으면 지금 우리들은 훨씬 넓은 영토에서 살 수 있었을 것이라는 가정을 해보기도 한다. 그 이유는 고구려라는 나라에 대해서 많은 아쉬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고구려가 큰 영토를 가지고 중국과 대등한 관계를 가지고 700년을 존속했다는 것의 밑바탕에는 강력한 군사력이 존재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고구려 군사력의 강점을 행각할 때에 ‘개마무사’를 생각한다. 말의 온몸에 마갑을 입히고 기병에게도 갑옷을 입고 있는 모습을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이 책에서 이에 대한 대답은 ‘결단코 아니다’라고 말을 하고 있다. 무거운 갑옷과 마갑은 오히려 기동력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며, 여름과 겨울에는 특히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고구려, 전쟁의 나라>(글항아리.2007년)의 부제는 ‘7백 년의 동업과 경쟁’이다. 이 부제에 이 책의 모든 내용이 들어있으며, 그것이 고구려가 강국으로 존재한 이유였다고 보여 진다. 고구려는 중국과의 전쟁에서 결코 패한 적이 없을 정도로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또한 이웃나라들과 외교적인 동맹관계를 맺으므로 중국을 견제할 수 있었다. 이런 부분이 바로 고구려가 강대국으로 존속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고구려는 유목국가가 아니었다. 유목을 할 만한 영토가 없었다. 고구려는 수렵국가로 시작을 했던 것이다. 수렵이 유목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라고 하면 유목은 고기를 얻기 위해서 가축을 기르는 것이지만 수렵은 고기를 사냥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고구려는 약탈경제에 기반을 둔 국가였던 것이다. 고구려는 끊임없이 주변 국가들을 침략해 생존을 위한 자원을 획득했던 것이다. 그리고 획득한 자원은 유목민족과 나누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유목민족의 군사력을 활용할 수 있었다.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것은 유목기병에 대한 부분이다. 즉 북방 유목민족의 군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여부가 중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의 생존여부가 결정이 되고 있다. 고구려도 말갈이나 거란의 기병을 보유하고 있었다. 고구려는 유목민족인 그들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지원해주면서 그들과 군사적인 동업을 했던 것이다. 유목기병이 전쟁 시에는 매우 귀중한 역할을 한 것이다. 하지만 유명기병들이 이처럼 고구려나 중국 측 국가에 편재되어 있다가도 그들 가운데 영웅이 나타나면 큰 국가로 성장하는 모습이 나타나는 데에 5호16국, 수, 당, 원, 청 등이 바로 유목민족이 세운 나라이다. 그러고 보면 중국의 한족이 세운 나라보다 유목민족이 세운 나라가 중국역사에서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구려는 위의 관구검 침략과 같은 시기에 나라가 온통 쑥밭이 된 경우도 있었지만, 금방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덜 완성이 되고 덜 발달되었기 때문에 회복이 빨랐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또한 고구려 성의 존재이유는 사람을 살게 하는 데에 있지 않고, 전시에 기병들의 휴식공간이었다고 말한다.

이처럼 이 책에서는 다른 책에서 볼 수 없었던 내용이 상당히 많다. 그것은 아마 저자인 서영교가 전쟁사를 전공한 학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이 책은 상당히 재미있다. 물론 역사라는 것이 재미있기는 하지만, 그에 더 나아가서 마치 소설과 같이 흥미롭게 읽혀지는 책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전쟁사를 전공한 학자답게 상당히 많은 전쟁관련 사료를 준비해서 이 책을 썼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사료 해석한 부분을 읽으면 학술서와 같이 딱딱함이 없어 일반인들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게 한 것이 이 책의 장점으로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화 속의 삶과 욕망
박희숙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클림트는 이 작품(다나에)에서 신화적인 내용은 제거하고 제우스와 사랑을 나누면서 희열을 느끼고 있는 장면만 강조했다. 남성의 존재가 실재하지 않기 때문에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상상하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구스타프 클림트에게 여성은 작품의 중요한 소재이다.”

‘제우스의 은밀한 사랑‘이란 주제의 장에 소개되어 있는 클림트의 ’다나에‘를 설명한 글이다. 같은 주제에 코레조의 ’제우스와 이오‘가 소개되어 있다.

<명화 속의 삶과 욕망>(마로니에북스.2007년)에는 39개의 주제에 대해서 각 주제에 관련되거나 대비되는 두 개의 그림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므로 총 78개의 명화를 볼 수 있는 책이다. 39개의 주제를 감싸고 있는 큰 명제가 바로 이 책의 제목이다. 즉 ‘삶과 욕망’에 관한 명화들이다.

저자인 박희숙은 미술을 전공했으며,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신문과 잡지에 미술관련 글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현역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신문에 연재했던 내용을 엮은 것으로 저자는 그림 속에 드러나 있는 인간의 삶과 욕망을 독자들에게 명확하게 해석해주고 있다.

‘남자에게 치명적인 독 - 미인’이라는 주제로 가보자. 클림트의 ‘유디트2’와 로비스 코린트의 ‘살로메’가 소개된다. 흔히 팜므 파탈의 전형적인 그림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유디트 2’에 대한 작가의 설명을 들어보자.

“이 작품(유디트 2) 속의 유디트의 손은 화려한 장식을 한 치마를 부여잡은 채 남자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있는데, 요부의 잔인함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그녀는 홀로페르네스의 머리가 담긴 자루를 들고 황급히 나가고 있지만, 그것은 정사가 끝난 현장을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 여자는 비록 남자의 머리를 들고 있지만, 유디트가 가지고 있는 영웅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관능적이고 유혹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역시 클림트는 그의 그림에서 어떤 신화를 차용을 하던 상관없이 에로티시즘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미술에 대해 잘 모른다. 저자와 같은 사람이 그림에 대해서 설명해주면 그때야 고개를 끄덕이며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뿐이다. 저자와 같이 미술 전문가들은 해당 그림이 그려진 시대의 상황과 배경, 미술사조 그리고 화가의 신변에까지 조사함으로 해당 그림이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의미를 읽어낸다. 게다가 그림이 미술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가치를 파악한다. 뿐만 아니라 신화나 종교에 관련된 그림에 있어서는 그림에 표현된 장식이나 옷차림 등에서 정확한 의미를 해석해주기에 나와 같은 문외한들에게는 적절한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명화에 내재되어 있는 인간의 삶과 욕망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기에 명화도 감상할 수 있고, 저자의 빼어난 글 솜씨도 함께 느낄 수 있다. 멋진 책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07-11-14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환님, 방송은 잘 하고 계신가요?
제가 라디오와는 그리 친하지 않아 계속 못 듣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이환님 리뷰 읽는 걸로 대신하면 너무 성의없다고 하실라나요?
요즘 부쩍 미술 서적이 땡깁니다. 읽어 보고 싶내요.^^

이환 2007-11-14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방송하고 왔습니다. 삼개월이 되었건만 생방송이라 여전히 긴장하고 방송합니다. 한 번 들어주시길..저도 요즘 미술책을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네>와 <키치>라는 책을 곧 읽을 예정입니다.
 
쿠바, 잔혹의 역사 매혹의 문화 - 우리가 몰랐던 특별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쿠바를 사랑한 사람들, 개정판
천샤오추에 지음, 양성희 옮김 / 북돋움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쿠바! 최근 국내에는 쿠바에 대한 책이 여러 권 출간되어 있다. 인터넷 서점에서 쿠바라고 키워드를 입력하면 20여 권 정도가 나온다. 그런데 그 책들은 대부분 쿠바 기행에 관한 책이다. 근래에 왜 이렇게 쿠바에 대한 책이 많이 출간되었을까?

쿠바라는 나라는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인이 갈 수없는 땅이었다. 북한과도 친한 나라이고, 미국과는 원수지간이 나라였고 게다가 지리적으로도 한국과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부에나비스타클럽과 체 게바라 열풍은 쿠바라는 나라에 대해 우리가 좀 더 가깝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살사 춤 등 라틴아메리카의 춤과 노래는 젊은이들에게 쿠바를 아주 친숙히 여기게 된 것 같다.

<쿠바 잔혹한 역사 매혹적인 문화>(북돋움.2007년)는 쿠바라는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종합적으로 소개한 책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쿠바관련 서적들에도 일부분 쿠바의 역사나 문화도 소개되어 있지만, 이 책은 이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쓴 책인 만큼 내용이 아주 풍부해서 쿠바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당한 책이라고 보여진다.

카리브 해에서 가장 기후와 풍토가 좋고 교통의 요지인 쿠바는 스페인이 아메리카 대륙 식민지 정복을 위한 전초기지였다. 스페인이 쿠바를 정복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원주민들은 질병과 고된 노역 등에 의해 거의 모두가 죽어버리고 만다. 스페인은 노동력이 필요해졌기에 아프리카 노예들을 데려와서 노동력을 갈취한다. 이렇게 쿠바 땅에 흑인이 들어온 것이다. 흑인들은 스페인의 신앙인 가톨릭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러나 가톨릭은 결코 흑인노예들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종교는 아니었다.

“스페인정복자들은 흑인을 여전히 함의 자손 즉 자자손손 저주받은 비천한 노예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가톨릭 신앙은 흑인들을 비천한 노예의 삶에서 구원해주지 못했다.”

이렇게 쿠바는 원주민들에게나 흑인노예들에게 있어서 매우 슬픈 땅이었다. 그러나 흑인 노예들이 폭동을 일으키자, 쿠바에서는 또 다른 노동력이 필요했고, 이를 중국(청)에서 찾았다. 그러나 중국인들도 초기에는 흑인노예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 비참한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은 화교도 어엿한 쿠바의 인종 용광로 속에 자연스레 섞여 살고 있다고 한다.

스페인은 지배로부터 벗어나려는 독립전쟁이 일어나지만 성공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미국과 스페인의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함으로 쿠바는 미국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었고, 그 지배의 흔적은 지금도 관타나모기지는 쿠바의 땅이지만 미국 군대가 주둔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인 1956년11월 수염이 덥수룩한 81명의 사람들은 멕시코에서 그린마호를 타고 몰래 쿠바로 들어간다. 그들이 수렴이 덥수룩한 이유는 훈련으로 면도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년간의 게릴라전을 통해 그들은 쿠바혁명을 이루어 낸다. 수염이 덥수룩한 그들 무리의 지휘자는 카스트로였고, 체 게바라도 그들 무리중의 한 명이었다. 이렇다 사회주의 쿠바는 탄생하게 것이다. 이 혁명을 통하여 쿠바는 수백 년에 걸친 식민지 지배의 사슬에서 드디어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과의 충돌은 경제적인 압박으로 다가왔으나 쿠바인들의 단합으로 어려움을 떨쳐낼 수 있었다.

이렇게 슬픈 역사 속에서도 쿠바인들은 여러 가지 문화를 키워냈다.

“음악과 춤은 쿠바의 공통언어이다. 무곡의 서율 속에 쿠바역사가 시작되었고, 민족정신이 태어났으며 이민족 문화를 받아들였고 새로운 문화 공통체 의식이 완성되었다”고 저자는 적고 있다.


“쿠바의 인종, 정치, 종교, 시가. 사탕수수, 음악, 건축, 예술 등에는 그들이 지나온 참혹한 식민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즉 쿠바의 사탕수수로 만들어지는 럼주의 달콤한 향기에는 고통스럽고 비참한 노예의 역사가 숨어있으며 또한 헤밍웨이가 사랑한 술이기도 하다. 여러 가지 재료를 통합하여 만들어낸 일종의 소스를 뜻하는 ‘살사’춤은 쿠바인들에게 무료하고 지친 삶에 재미를 더해주는 조미료 역할을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조미료의 맛은 그들의 슬픈 역사를 비웃기라도 하듯 정열적이다. 혹시 일부러 슬픔을 감추기 위한 의미는 아니었을까?

이렇게 쿠바의 역사와 문화에 관해 이렇게 멋진 책을 쓴 사람은 쿠바인이 아니고, 대만인인 천사오추에 교수이다. 멕시코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는 대만에서 스페인어문학과 교수로 있는 사람으로 쿠바의 역사와 인물에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쿠바를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