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사람들 - 인류학의 지형을 획기적으로 넓힌 피그미 탐사 보고서!
콜린 M. 턴불 지음, 이상원 옮김 / 황소자리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제인 구달은 아프리카 탄자니아 곰베 지역에서 침팬지 연구를 시작한다.

다이앤 포시는 아프리카 콩고의 비룽가 지역에서 고릴라 연구를 한다.

나폴레옹 샤농은 아마존 베네수엘라 국경지대에서 야노마모 족에 대한 연구를 한다.

리처드 리는 아프리카 대륙의 남부 칼라하리 사막 지방에 사는 쿵산족의 생활을 연구했다.

왜 학자들은 원시부족을 연구할까? 그리고 침팬지나 오랑우탄과 같은 유인원에 대해서 연구를 할까? 우리 인류의 기원과 원형을 찾기 위해서이다. 유인원과 공통조상을 가지고 있는 우리 인간은 유인원의 행동에서 우리 조상들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단서를 얻을 수 있으며, 수렵 채집으로 살아가고 있는 원시부족의 생활 속에서 문명이전 우리 조상의 삶에 대한 의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지구촌 곳곳에는 수렵 채집사회가 존재한다. 그들은 현대 생활의 편리함으로 선택하지 않고, 우리들이 보기에는 원시적이라고 보여 지는 삶을 선택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미개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여러 인류학자들의 연구 보고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숲 사람들>(황소자리.2007년)은 저자인 콜린 M. 턴블이 1950년대에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밤부티 피그미와 3년 간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생활과 문화를 체험한 결과이다. 1962년 처음 출간되었던 이 책은 내용 및 서술체계에서 그때까지 나와 있던 인류학 책들과 비교했을 때 아주 뛰어난 것으로 인정받으며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하며 지금까지도 꾸준히 읽혀지고 있다고 한다.

턴블과 같은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서 우리는 아무런 기록도 남아있지 않은 우리 선조들의 선사시대 삶의 모습을 조명해볼 수 있다. 신석기 시대이후 정착생활을 통해서 불과 1만년 동안에 우리 인류는 지구 곳곳에 문명을 심어놓았다. 그 문명의 결과 우리네 삶을 획기적으로 변했다. 그리하여 문명사회에서 우리는 편리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아직 수렵 채집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기에 불편하고 어렵게 살고 있다고 흔히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턴블이 함께한 피그미족의 삶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숲은 피그미에게 사계절 의식주를 해결해준다. 그리고 철이나 식량 같이 필요한 것들은 이웃에 사는 다른 종족과 물물교환을 통해서 확보한다. 그리고 그들은 언제든 캠프(거주지)를 옮겨 다니며 아주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고 있음을 독자들은 느낄 수 있다.  ‘원시부족들은 미개하고 그들의 삶은 아주 불편할 것이다’라는 우리들의 고정관념은 이 책을 읽으면서 여지없이 깨진다.


“숲은 우리의 아버지이고 또 어머니라네. 숲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렇듯 음식, 옷, 집, 애정 등 필요한 모든 것을 주지. 보통 때는 모든 일이 잘 된다네. 숲이 자식들을 잘 돌보기 때문이지. 하지만 일이 잘 안 되는 때라면 이유가 있게 마련이야.”

위의 문장에서 보듯이 숲 속에서 사는 그들은 숲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있다. 또 그들은 그 가운데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그들이 숲을 개간하거나 해친다면 그들의 행복은 달아날 것이다.

“밤부티 피그미 무리에게는 추장도, 공식회의도 없었다. 생활 영역에 따라 주도적으로 존재를 드러내는 한두 명의 남자나 여자가 있지만 이는 현실적인 필요를 충족시키는 데 그쳤다. 논쟁을 끝내야 할 경우 이는 특히 두드러졌다. 판사도 법정도 없었기 때문이다. 흑인 부족들은 나름의 재판소를 가지고 있었지만 피그미는 달랐다. 논쟁은 생겨날 때처럼 자연스럽게 종결되었다.”

계급이 분화되기 전의 삶을 살고 있는 그들에게는 어떤 권력도 존재하지 않으며, 약간의 다툼은 존재하지만 그것들은 아주 평화로운 방법으로 해결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 독자들은 우리네 현대적인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현대화된 도시에서 편리하게 살고 있다고 느끼고는 있으나, 여러 가지 불평등과 그에 따른 갈등 또 오염된 환경 등 편리함에 대한 대가를 크게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가끔 숲에 가면 편안함을 느낀다. 그것은 숲이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곳이었으며, 우리 유전자에는 숲에서의 삶에 대한 안락함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은 아닐까?

숲에서 살지는 못하더라도 숲을 훼손하지 않고 자주 찾아가보기라도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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