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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의 삶과 욕망
박희숙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클림트는 이 작품(다나에)에서 신화적인 내용은 제거하고 제우스와 사랑을 나누면서 희열을 느끼고 있는 장면만 강조했다. 남성의 존재가 실재하지 않기 때문에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상상하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구스타프 클림트에게 여성은 작품의 중요한 소재이다.”
‘제우스의 은밀한 사랑‘이란 주제의 장에 소개되어 있는 클림트의 ’다나에‘를 설명한 글이다. 같은 주제에 코레조의 ’제우스와 이오‘가 소개되어 있다.
<명화 속의 삶과 욕망>(마로니에북스.2007년)에는 39개의 주제에 대해서 각 주제에 관련되거나 대비되는 두 개의 그림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므로 총 78개의 명화를 볼 수 있는 책이다. 39개의 주제를 감싸고 있는 큰 명제가 바로 이 책의 제목이다. 즉 ‘삶과 욕망’에 관한 명화들이다.
저자인 박희숙은 미술을 전공했으며,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신문과 잡지에 미술관련 글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현역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신문에 연재했던 내용을 엮은 것으로 저자는 그림 속에 드러나 있는 인간의 삶과 욕망을 독자들에게 명확하게 해석해주고 있다.
‘남자에게 치명적인 독 - 미인’이라는 주제로 가보자. 클림트의 ‘유디트2’와 로비스 코린트의 ‘살로메’가 소개된다. 흔히 팜므 파탈의 전형적인 그림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유디트 2’에 대한 작가의 설명을 들어보자.
“이 작품(유디트 2) 속의 유디트의 손은 화려한 장식을 한 치마를 부여잡은 채 남자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있는데, 요부의 잔인함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그녀는 홀로페르네스의 머리가 담긴 자루를 들고 황급히 나가고 있지만, 그것은 정사가 끝난 현장을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 여자는 비록 남자의 머리를 들고 있지만, 유디트가 가지고 있는 영웅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관능적이고 유혹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역시 클림트는 그의 그림에서 어떤 신화를 차용을 하던 상관없이 에로티시즘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미술에 대해 잘 모른다. 저자와 같은 사람이 그림에 대해서 설명해주면 그때야 고개를 끄덕이며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뿐이다. 저자와 같이 미술 전문가들은 해당 그림이 그려진 시대의 상황과 배경, 미술사조 그리고 화가의 신변에까지 조사함으로 해당 그림이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의미를 읽어낸다. 게다가 그림이 미술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가치를 파악한다. 뿐만 아니라 신화나 종교에 관련된 그림에 있어서는 그림에 표현된 장식이나 옷차림 등에서 정확한 의미를 해석해주기에 나와 같은 문외한들에게는 적절한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명화에 내재되어 있는 인간의 삶과 욕망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기에 명화도 감상할 수 있고, 저자의 빼어난 글 솜씨도 함께 느낄 수 있다. 멋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