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에는 국경도 없다 출판기획 시리즈 2
강주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정확한 통계자료는 알 수 없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책값이 많이 올랐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비용이 올랐기에 책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대답한다. 이렇게 해야만 출판사들이 손해를 보지 않고 이익을 올릴 수 있을까?

“책값이 독자를 줄이고 있다”(94쪽)고 이 책 <기획에는 국경도 없다>(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2009년)의 저자인 강주헌은 강조한다. 저자는 이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프랑스의 알리아출판사의 예를 설명해 준다. 이 출판사에서 발간하는 책들은 특색을 가지고 있다. 저작권이 소멸된 책을 찾아서 출판을 한다. 이것만이 아니라 자신의 출판사에서 발간하는 책에 몇 가지 원칙을 두고 있다.

“1. 그 시대나 우리 시대에 대한 정보를 주어야 한다.
2. 저자가 끌어낸 결론이 흡족해야 한다.
3. 저자의 시대에 대한 감수성이 읽혀져야 한다.
4. 글쓰기 형식을 본다.“ (88쪽)

까다로운 조건으로 자신의 책을 출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이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은 인문학 분야다. 우리나라에서 인문학 분야의 책은 보통 비싸다. 그것은 프랑스에서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그런데 알리아 출판사의 경우에는 다른 출판사에서 발간하는 책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가격에 판다고 한다. 게다가 책의 두께를 불문하고 가격은 동일하다. 이런 독특한 회사의 출판 정책은 당연히 회사를 성공시켰다. 회사 사장인 바레비는 “독자가 없다고 투덜대는 사람들은 책값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94쪽)고 말하고 있다. 요컨대 높은 책값은 오히려 시장을 죽이는 일임을 알 수 있다.

이 내용은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예 가운데 하나다. 처음 이 책의 제목 속에 ‘기획’이라는 단어를 보았을 때 어떤 기획인지가 궁금했다. 기획에는 분야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발간한 책이기에 책에 관한 내용이라고 추측할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한대로 이 책에서 말하는 기획이란 출판기획에 한정되어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출판기획에 대한 또 다른 사례를 보도록 하자.

1989년 대형출판사에서 퇴짜를 맞은 작가들과 화가들이 모여서 출판사를 만들었다. 회사 이름은 윈드스톰 크리에이티브(Windstorm Creative)이다. 회사이름에서 보듯이 창의성이 그들이 추구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들은 자신들처럼 대기업 출판사에서 냉대를 받는 무명작가들을 영입했다. 대기업에서는 주로 알려진 작가에 집중한다. 즉 그들은 실패할 확률이 적은 경우를 선호한다. 그러나 이런 상태에서 다양한 책들이 나오지 않는다. 윈드스톰 크리에이티브는 달랐다. “아마존에서 서평으로 이름을 날리던 아마추어 작가와 논픽션물을 계약했다. 쌍둥이의 모든 것에 대한 책을 내기로 했단다. 또 다른 서평가와는 뉴올리언스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책을 계약했단다.”(98쪽) 이 출판사가 발굴한 저자는 15년 동안 150명이나 된다고 하니, 놀랄만한 일이다. 과연 이런 전략을 가지고 있는 윈드스톰 크리에이티브는 성공했을까? 출판시장의 소비자인 독자의 취향은 다양하다. 폭넓은 독자층이 있기에 이 출판사는 지금도 대기업 출판사가 신경 쓰지 않는 분야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돈만 쫓아다니는 출판문화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윈드스톰 크리에이티브는 성공했다. 독자로서 박수라도 쳐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저자 강주헌씨는 번역가로 오래 활동했고, 지금은 외국서적을 국내 출판사와 연결하는 에이전시 대표로 일하고 있다. 출판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사람답게, 출판기획이나 편집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기획이 중요하지만 편집을 잘 익혀야만 좋은 기획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하며, 또 기획자는 많은 책을 읽어야 좋은 책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을 파는 사람이 먼저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은 당연하다. 그 이유를 저자는 “책의 방향은 책에서 나온다.....책이 새로운 책을 낳는다.”(17쪽)라고 간단하지만 중요한 진리를 말한다.

책의 마지막에는 나오는 사례는 아주 부러웠다. 2002년 빅토르 위고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프랑스에서는 많은 행사를 개최했다. 먼저 교육부에서는 2002년1월7일 새해 초중고고의 첫 수업을 <레미제라블>과 <노트르담의 꼽추>로 시작했다고 한다. 단순하게 교육부에서 학교에 지시만 하지 않고, 교육부 장관인 자크 랑은 파리의 한 고등학교에서 위고를 주제로 강의도 했다. 그리고 1년 내내 프랑스 전국을 돌며 위고에 대한 강연회를 개최했으며, 국회도 행사에 동참했다. 행사는 학교뿐만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열렸다. 프랑스의 독서교육과 독서를 중시하는 문화가 부러웠다. 이는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모두 함께 느꼈으리라고 생각된다.

이 책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발간하는 잡지 <기획회의> 전신인 <송인소식>에 게재됐던 글을 모아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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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wtw 2009-03-30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인터넷 책대여점 돌북에서 빌려봅니다.
주위에 도서관도 없고 책사기에는 너무 비싸서 부담되구해서요
돌북에는 최신 베스트셀러가 죄다있는데 가격도 저렴합니다.
그리구 더 좋은건 집에서 편안하게 받아볼수있다는 장점과 제 중고책도 대신 팔아준답니다.
암튼 함 가보세요 좋은 곳이니만큼 추천해드립니다.
책은 온라인에 파는데만 있는줄알았는데 대여점이 있다는게 신기할정도입니다.
http://dolboo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