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집.

외딴집을 읽었는데 (협찬(?)을 받았다. 이 자리를 빌어 협찬해주신 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나는 그렇게 미야베 미유키의 책들을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이 책을 읽고는 어느 정도 호불호랄까, 그런 감정은 생긴 것 같다. 나는 에도 시리즈가 마음에 든다. 그 이유는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던 것 처럼 외부가 척박하기에 서로 인간의 정을 나누는 시대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에도 시대가 환상과 공포, 그리고 신화가 쉽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부연을 하자면, 현대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신화가 끼어들기에는 어렵게 된다. 물론 현대에서는 새로운 신화가 생겨나겠지만 뭐랄까, 우리가 잘아는 그리스, 로마 신화 등이 활보하기에는 힘들다. 마찬가지로, 에도 시대를 빌리면 일본의 수많은 괴물과 도깨비들이 쉽게 움직일 수 있다. 여담이지만 일본에는 정말 많은 괴물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그 괴물들을 아직까지도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삶에 녹여내고 있다는 것이다..

 

 

 

소설 삼십육계.

이 책 생각보다 괜찮다. 소설이지만 고증도 잘 된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잘 모르던 인물들이 두각되어 있어서 좋았다. 예를 들어 청태종의 모사 범문정, 같은 경우엔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 삼십육계의 차도살인의 계, 에는 범문정와 원숭환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물론 범문정이 진짜 청태종에게 차도살인의 계를 발안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적어도 범문정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정도는 알 수 있게 되었지 않은가? 그리고 오호 십육국과 오대 십국 시대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아볼 수 있어서 마음에 드는 책들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면서 어떻게 전략이 중국역사에서 이용되었는지를 확인해보면 좋을 것이다. 참고로 이 책의 해설을 맡은 이가 가장 중요시하는 전략은 진화타겁이다. 불이 난 틈을 노려 이득을 취한다, 라는 뜻인데, 어부지리와 뜻이 어느 정도는 통한다. 조개와 홍학이 다툴 때 어부가 이득을 보는, 그런 형상이라고 볼 수 있을까? 다만 현대사회를 생각해보면 가장 중요한 전략은 미친 척 하는 것이 아닐까. 가치부전, 이라고 하는. 손빈은 미친 척을 해서 방연의 손에서 벗어났고, 유비는 번개를 보고 거짓으로 두려워하여 조조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에드워드 고리 걸작선.

솔직히 말하면 애매하다. 난 팀 버튼의 굴소년의 죽음, 읽고 정말 많은 감명을 받았다. 그리고 그 미묘한 감정에 몸을 떨었다. 그래서 소개글을 읽고 이 책을 바로 구입했다. 팀 버튼이 영향을 받은 사람이라고? 그럼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을 거라고..

하지만 글쎄, 음.. 나는 잘 모르겠다. 표지까지 무슨 연관이 있는 것 같기는 하다. 그리고 그림을 찬찬히 뜯어서 본다면 분명 무언가 뜻이 담겨있을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뭐랄까.. 이 책들 해설서 없을까? 아니면 비평서라던가.. 내가 이쪽은 거의 문외한이라 아는 바가 없다. 억지로 해석을 가져다 붙일 수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에드워드의 고리의 작품 중 나에게 어떤 충격을 가져다 준 작품은 (여기에는 없고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되었지만) 산산조각난 아이들, 이라는 작품이다. 정말 당혹스러운 작품이다.

 

 

 

 

티벳, 말하지 못한 진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매우 추천하는 책이다. 물론 초판이 발간된 지 좀 오래되서 현재의 상황을 담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을런지도 모르겠지만, 현재라고 해서 티벳인들의 삶이 더 나아졌다고 말하기는 어려울테니 별로 상관없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중국이 어떻게 티벳을 수탈을 하고 있는가? 이다. 그리고 그 수탈 내용을 체계적으로 환경, 교육, 자원 등 모든 분야에 걸쳐서 철저하게 파헤치고 있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책에 티벳과 중국의 지도가 그다지 없다. 책에서 서장자치지구, 라고 이야기를 하더라도 직접 내가 검색을 해서 위치를 찾지 않는 한 어디를 이야기하고 있는지 확인하기가 어렵다. 그 외에는 모두 만족한다.

 

 

 


 

 

메리 스튜어트.

이 책도 협찬(?)을 받은 책이다. 협찬해주신 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책에 대한 평가는 이 책을 어떤 장르로 볼 것인가, 에 달린 것 같다. 만약에 역사를 기록한 책으로 본다면, 이 책에는 후하게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고증이 잘못된 부분이 보인다. 슈테판 츠바이크가 가장 무리수를 둔 것은 엘리자베스의 성격을 그녀의 처녀성에서 찾으려고 한 것이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단정한다. 엘리자베스가 이러한 성격이 된 것은 그녀가 '원치않는' 처녀가 된 것 때문이다, 라고. 그래서 거기에 대한 대비로 메리 스튜어트를 가져온다. 그러나 엘리자베스가 실제로 '그러'하다고 볼 만한 근거는 희박한 것이 현실이다. 이와 비슷한 오류는 이전의 마리 앙투아네트 평전, 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 책을 문학작품으로 본다면 이 책 이상으로 훌륭한 문학 작품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유려한 문장은 그야말로 가슴을 찌르고 온몸을 전율시킨다. 결국 평전이지만 이 책은 문학작품에 더 가까운 책으로 보아야 책의 진수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슈테판 츠바이크의 저런 접근, 엘리자베스와 메리 스튜어트의 대비가 단점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두 여왕의 상대되는 부분을 대비시켜 빛과 그림자를 더욱 선명히 보이는 수법은 슈테판 츠바이크만이 구사할 수 있는 방법이리라. 

 

 

 

카사노바 자서전.

사실 이 책 때문에 겨우 접속하고는 글을 끄적거린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이제야 읽게 되다니. 절판이 된 것이 정말 아쉽지만 아직 전자책으로는 판매를 하는 모양이다. (난 전자책으로 읽고 있다.) 카사노바에 대해서 우리는 바람둥이, 호색한 정도의 이미지 정도만 가지고 있지만, 이 책은 그런 카사노바에 대하여 심층적인 이해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카사노바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번역을 한 것 같은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책은 완역은 아닌 것 같다. 그 이유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다 : 일단 카사노바의 회고록은 12권으로 알고 있다. 책 한권으로 완역하기에는 조금 힘들 것이다. 두 번째는 각 장의 마무리에 역자가 끼어들어 카사노바의 행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분명 카사노바가 말을 안할 리 없는 (그가 정말 사랑했던 앙리에타라거나, C.C에 대한 사랑) 부분을 짧게 요약을 하니 완역본이 아니라고 쉽게 추측할 수 있다. 완역본의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한길사에서 출판된 카사노바, 나의 편력도 함께 읽어야 할 것이다. 일부를 비교해보니 두 책은 같은 책을 번역한 것이라 여겨지기에 좋은 보완재 역할을 서로가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하여 호색한의 이미지 뿐만 아니라 지적인 카사노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여담인데 성적인 묘사가 상당히 야하다. (진짜다. 그다지 노골적이지도 않는데 너도 알잖아? 하면서 뭉그적 거리는 카사노바의 서술은 괜스레 얼굴을 붉히게 만든다. 역시 상상의 힘이란..) 그러나 의외로 그다지 민망한 기분은 들지 않는다, 풋.

 

 


 

 

p. s. 슈퍼스타 K의 김나영 장원기 street life는 정말 좋은 노래같다. 지금까지 굳이 슈스케를 밤마다 찾아서 보지는 않았는데, 재방송을 멍하니 보다가 저 노래를 듣고는 계속 챙겨보았다. 이 기세대로라면 노래만 친다면 장원기가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가 아닐까? 하지만 슈퍼스타 K는 노래 뿐만이 아니라 상품성도 우승후보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기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달까. 아.. 나도 슈스케 나가보고 싶다...는 1차예선탈락일 가능성이 높겠지... 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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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13-10-04 01:33   좋아요 0 | URL
괴물이라고 하니 조금 무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냥 요괴라고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지금도 요괴를 연구하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만들어낸 많은 신도 요괴에 들어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요괴보다는 조금 위로 생각해주겠지요

삼십육계는 모두 서른여섯 권이군요 그리고 이것이 여섯 '계'로 나뉘어 있군요 잘 보니 계마다 지은이가 다르군요 자세히 안 봤으면 그냥 넘어갈 뻔했네요 그저 승전계만 봐도 될 것을...^^

티베트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중국 때문에 여러가지로 힘들다는, 그저 그것만 알고 있습니다 라디오에서 어떤 분이 슈테판 츠바이크 글이 참 좋다고 하더군요 저는 아직까지 한권도 못 읽어봤는데, 그것보다는 글이 좋은 게 무엇인지를 잘 모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더 봐왔기 때문에... 읽어보면 조금은 알 수 있을까요

카사노바라...^^
슈퍼스타 K는 한번도 본 적 없어요(텔레비전을 거의 안 봅니다) 가연 님이 나오면 볼게요^^


희선

가연 2013-10-07 12:03   좋아요 0 | URL
삼십육계는 천천히 다 읽어보려고 생각중입니다.. 재미있어요, 풋.

아하하.. 슈퍼스타 K는 나가면 광탈이 뻔하겠지요...

웽스북스 2013-10-04 21:07   좋아요 0 | URL
저는 슈스케에 나오는 가연님을 보고 싶네요. 훗훗.

제가 안좋은 추억이 있는데.. <카사노바 나의 편력>을 다루는 TV 책을 말하다, 에 방청을 갔었거든요. 근데 급 인터뷰를 하게 되고, 급 이상하게 편집당해서 (나는 카사노바를 만나고 싶다.. 뭐 이런 말만 쏙 잘라서 ㅠㅠ) 그래서 저 책에는 트라우마가 있어서 안읽었는데.... 가연님 글에서 보니 반갑네요. 으헷.

가연 2013-10-07 12:00   좋아요 0 | URL
ㅋㅋㅋ 이렇게 바람을 넣으시면 진짜로 나갈지도 모르겠... 아하하하하

저런.. 편집을 그렇게 하다니, 너무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