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커리어 - 업의 발견 업의 실행 업의 완성, 개정판
박상배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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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우리가 흔히 범하는 실수 중 하나는 세월이 모든 걸 해결해 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을 품게 된다는 사실이다. 현재의 시간을 설렁설렁 흘려보내다 보면 좋든 싫든 미래의 어느 때를 맞이하게 될 테고 그 순간에 우리는 지난 과거부터 쭉 바라 왔던 시공간에 내가 완벽한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우리는 미래의 어느 순간만 기다리며 현재의 순간순간을 지우개로 지우듯 지나쳐가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시간에 등 떠밀려 떼기 싫은 발걸음을 억지로 떼는 셈인데 현실과 맞바꾼 우리의 미래는 과연 자신이 간절히 바라던 모습이었을까? 우리는 미래라는 신기루만 좇으며 그 실체와는 영원히 조우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는 건 아닐까.

 

"연금에 기대는 것보다는 더 확실하게 노후를 준비할 방법이 있다. 바로 '빅 커리어(Big Career)'를 만들어 '원할 때까지 현역'으로 남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도 은퇴하지 않고 현역으로 일하는 것보다 좋은 노후 대비책은 없다." (p.16)

 

박상배 본깨적연구소 대표의 신작 <빅 커리어>는 불확실한 우리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조목조목 짚으며 장기적인 플랜으로서의 대비책을 제시한다. 인생 전체를 학업(1~30세), 의업(31~50세), 근업(51~70세), 전업(71~100세)으로 나누고, 인생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시기인 의업 단계를 다시 습득자, 근로자, 숙련자, 창조자로 세분화함으로써 향후 노년의 시기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한다.

 

"이 책에 소개한 빅 커리어는 '단순 직무'를 벗어난 '나만의 업(Life Work)'을 찾고, 현재의 자리에서 업(業)을 개척하고 만들어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즉 한마디로 요약하면 경력을 잘 쌓아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는 것이 '빅 커리어'다." (p.28)

 

사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퇴직금을 비롯한 약간의 금전적인 준비를 제외하면 노후 대책이라고는 손을 놓고 지내는 것이나 다름없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나부터가 그렇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 모은다 할지라도 막상 하던 일을 그만두면 이후의 삶을 지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잘 알지만 달리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이다.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은 자주 듣지만 현실에서 부대끼는 잡다한 일도 버거워하는 마당에 시간을 쪼개어 자기계발에 힘쓴다는 건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가 유일한 버팀목이다. 때로는 로또복권과 같은 뜻밖의 행운을 바라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인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에 대한 광풍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다.

 

"자신의 현장에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록하는 것이다. 자신의 업무 방식이 최선이었는지, 상대가 만족했을지, 어떻게 하면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기록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만의 현장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p.232)

 

자신의 일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필요한 일을 실행하고, 실제로 업무에 적용해 나이에 개의치 않고 원하는 만큼 일하며 걱정 없는 노후를 맞고 싶다면, '나만의 업'을 완성하는 빅 커리어 프레임으로 자신만의 경쟁력을 발견해야 한다고 저자는 충고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프로젝트, 취미, 스트레스, 쓰레기로 구분하여 저자가 제시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선택과 집중을 반복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그러다 보면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속에서 미래 걱정 없는 새로운 일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빅 커리어는 대단한 한방으로 만들어내는 퍼포먼스가 아닙니다. 당신이 속해 있는 현장에서 하루에 단 1 퍼센트의 시간을 어제와 다른 관점으로 질문하는 과정 속에 싹이 트는 것이지요. 사람은 늘 어제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고 생각하고 일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방식으로 현장을 바꿔 성과를 내고 싶어 하는 분들을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p.253)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자신을 단련하고 확실한 대안을 찾는 일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러나 '자기계발서'로 분류되는 책으로부터 도움을 구하지 않는 까닭은 특별한 노력 없이도 저자가 제시하는 간단한 방법으로도 누구나 부러워하는 행복한 미래를 맞을 수 있다거나 지금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과도한 노력을 요구하는 책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상상만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거나 잠을 줄여서라도 하루에 한 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식의 방법론은 '자기계발서'에 대한 불신만 조장하는 게 사실이다.

 

이 책에서 권하고 소개하는 방법들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점검하고 미래의 대안을 찾는 일에 도움이 된다고는 확실히 말할 수 있을 듯하다. 2016년 5월 삶을 변화시키고 싶은 열 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시작했던 빅 커리어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쓰인 이 책은 다양한 사람들의 사례도 싣고 있다. 일본의 야마로쿠 간장이나 전지현 GS25 점주, 김수용 엠케이메탈(주) 대표 등 빅 커리어를 실행했던 사람들의 사례를 읽는 것만으로도 의욕과 열정이 샘솟는다. 세월은 누구에게나 약간의 후회와 아쉬움을 남겨주게 마련이다. 돌이켜 보면 나도 또한 그런 세월을 많이도 흘려보냈다. 그러나 무심히 흘려보낸 세월의 대가가 자신이 바라던 미래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세월의 속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는 사실이다. 지금 당장 무엇인가 실천하지 않으면 바라는 미래는 결코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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