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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빗 스태킹 - 쌓일수록 강해지는 습관 쌓기의 힘
스티브 스콧 지음, 강예진 옮김 / 다산4.0 / 2017년 11월
평점 :
벌써 12월, 엊그제 새해가 시작된 듯한데 2017년의 마지막 달을 맞고 있다. 지금은 송년 분위기도 많이 달라져서 거리에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퍼지던 8,90년대의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많이 없어진 듯하다. 차분해졌다기보다 쓸쓸하거나 울적해진 느낌마저 감돈다. 그래도 빼놓지 않고 하는 것들이 있다. 송년모임이나 신년 계획 세우기, 해돋이·해넘이 행사 등이 그것이다. 어떤 특별한 구실이 없으면 한 자리에 모여 얼굴 한 번 마주할 기회조차 좀체 내기 힘든 바쁜 현대인들에게 송년모임이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요식행위처럼 매년 반복하는 신년 계획 세우기는 그야말로 무의미한 일이 아닌가 싶을 때가 더러 있다.
대표적인 신년 계획만 하더라도 '다이어트 및 외모관리', '체력관리 및 운동', '금연 및 금주', '취업', '영어공부' 등 거창하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걸 보면 우리는 너무 욕심이 많거나 성급한 게 아니가 싶은 것이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옛말도 있는 것처럼 우리들 삶의 여러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습관'이 아무리 탐나고 부러울지라도 그것을 향해 곧바로 돌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성공하기도 어렵고 말이다. 그보다는 '핵심 습관'을 뒷받침하는 '보조 습관'을 신경쓰거나 '코끼리 습관'을 이루기 위해 '미니 습관'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예컨대 운동을 하기(핵심 습관) 위해 맘에 드는 운동복을 준비해 놓거나 매일 체중계에 올라서기(보조 습관)를 실천하는 식이다. 또는 이삿짐 싸기(코끼리 습관)를 실행하기 위해 책정리(미니 습관)부터 하자는 식이다.
습관 전문가로서 신망이 두터운 스티브 스콧은 '작은 습관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의 책 <해빗 스태킹>에서 강조하고 있다. 탄탄한 습관 근육을 키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작은 습관 계획을 세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습관이 어느 날 갑자기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쌓이고 쌓여 형성된다는 점을 독자들에게 주지시킨다.
"습관 쌓기의 가치는 각각의 습관 하나하나에 있는 것이 아니다.사람들 대부분은 이미 우리 삶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는지 알고 있다. 사람들이 모르는 부분은 작은 습관을 '지키기 쉬운 구조'로 바꾸는 방법이다." (p.90)
습관에 관련된 책은 무수히 많다. 언뜻 생각나는 것만 해도 '습관의 힘'(찰스 두히그), '인생을 바꾸는 부자 습관'(토마스 C. 콜리), '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한창욱),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스티븐 코비), '퍼스트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미즈키 아키코), '이중세뇌'(이소무라 다케시) 등이다. 이것을 다시 주제별로 나눈다면 수십 권도 넘을 것이다. 그러나 불공정한 사회에서 정의가 강조되는 것처럼 습관에 관련된 책이 매년 차고 넘치게 발간된다는 것은 자신이 원하는 핵심 습관을 게획하여 지속적으로 지킬 수 있는 사람이 그만큼 적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닐까.
"사람들이 습관 들이기를 그만두는 이유는 '게을러서'가 아니다. 어려움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 극복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습관을 방해하는 사건이 생겨 '달리던 말에서 떨어졌을 때 다시 올라타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어떤 유형의 습관이든 지속성을 유지하는 비결은 계획된 일상을 방해할만한 문제를 미리 파악하고 이에 대비한 계획까지 세워두는 것이다." (p.299~p.300)
스티브 스콧은 이 책에서 우리의 하루가 작은 습관들로 채워질 수 있도록 그 방법을 세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1부 '습관은 바꾸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것이다', 2부 '습관 쌓기를 완성하는 하루 5분 습관 127', 3부 '성공한 사람의 하루는 습관 쌓기로 이루어져 있다'로 구성된 이 책은 작지만 중요한 습관을 잊거나 뒤로 미루지 않기 위해서는 습관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 하나의 일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우리가 이 과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매우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인생을 완성하는 7가지 목표 영역'(커리어, 자산 관리, 건강, 여가생활, 정리정돈, 인간관계, 영성)을 분류하고 이에 필요한 127가지 실천 항목을 제시한다.
헤비 스모커였던 나는 2015년 1월에 담배를 끊었다. 금연을 실천한 지 이제 만 3년이 되어간다. 갑작스러운 담뱃값 인상도 내가 금연을 결심하게 된 하나의 계기였지만 이소무라 다케시의 <이중세뇌>가 큰 도움이 되었다. 만 하루도 담배 없이 지낸 적 없었던 내가 금연을 실천한 지 하루, 이틀, 사흘 날짜가 흘러가는 걸 확인하면서 나는 무한한 희열을 느꼈었다. 그 시간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는지 잘 알기에 그 인내의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나는 두 번 다시 담배를 피울 생각이 없다. 매일 새벽 5시 30분에 하는 산행도 다르지 않다. 습관은 쌓여가는 것이라는 스티브 스콧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 책을 읽었다. 이제 나는 인생의 다른 목표를 세우고 그에 필요한 작은 습관들을 꼼꼼히 메모하여 실천하고자 한다. 2018년이 기다려지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