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뻘-짓'에도 등급이 있다는 걸 아시는지. 제 경험으로는 그렇더군요. 이를테면 조직폭력배들도 저희들끼리 건달이니 양아치니 하면서 등급을 매기거나 계급에 따라 넘버 원, 넘버 투, 넘버 쓰리 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이런 것을 보면 헛짓거리에도 분명 등급이 존재하는 듯합니다.

 

제가 경험한 '뻘-짓'의 등급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개인이나 조직의 사적 이익이나 쾌락을 목적으로 한 '뻘-짓'이 가장 낮은 등급(3등급)이고, 자신이 하는 짓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르면서 상급자의 명령이나 잘못된 신념에 의해 저지르는 '뻘-짓'이 다음(2등급)이며 비록 자신에게는 어떠한 이득도 없는 듯 보이지만 타인의 즐거움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가 가장 상위(1등급)의 '뻘-짓'이 아닐까 싶습니다.

 

3등급의 '뻘-짓'은 주로 조직폭력배와 같은 좀 덜 떨어진 사람들의 행위가 대부분인 듯합니다. 남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용이나 호랑이와 같은 문신을 온 몸에 새긴다거나 과도하게 체중을 늘리는 것들이 그에 해당하겠지요. 아, 또 있군요. 조직폭력배는 아니지만 요즘 보이는 자유당의 행태가 조직폭력배와 비슷하기는 합니다. 나라의 안보가 엄중한 시기에 아무도 동조하지 않는 장외투쟁을 한다거나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를 부결시킨 후 얼싸안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조폭들의 '뻘-짓'을 능가하는 면이 있지요. 국민의당도 자유당의 '뻘-짓'이 몹시 부러웠는지 질세라 그들과 동조하는 모양새입니다. 물론 다음 총선까지 국민당이 존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만 말이죠. 당대표인 빨간놈과 안찰스의 '뻘-짓'은 그렇다 치더라도 자신이 뭔 짓거리를 하는지도 모르면서 아무런 이의도 달지 않고 동조하는 당원들과 동조자들을 보면 참으로 한심스럽습니다.

 

이런 '뻘-짓'들에 비해 남을 웃기기 위해 하는 몸개그나 슬랩스틱(slapstick)은 얼마나 건전한 '뻘-짓'인지요. 자격 미달의 국회의원들의 '뻘-짓'을 보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꼬박꼬박 세비를 주느니 차라리 그 돈으로 개그맨의 몸개그 대가를 올려주는 게 나을 듯합니다. 댓글부대를 동원하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던 전 정권의 수장들이 했던 '뻘-짓'도 다르지 않을 듯합니다. 우리는 아직도 '뻘-짓'공화국에 살고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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