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변한 날씨에 다들 어리둥절한 표정입니다. 뚝 떨어진 기온과 물기를 쏙 뺀 바람, 사라진 매미 울음 소리에 사람들은 '이거 실화야? 아직 8월인데?'라는 질문을 누군가에게 묻고 확답이라도 받고 싶어 하는 듯했습니다. 8월 내내 비를 뿌리던 덥고 습한 날씨가 손바닥 뒤집 듯 한순간에 확 바뀌다 보니 얼떨떨한 느낌이 들지 않을 수는 없지만 문제는 날씨에 맞춰 몸이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주변에도 감기에 걸린 사람들이 두서너 명 보이고 말이죠.

 

오늘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선고가 내려진 날입니다. 무려 4년을 질질 끌던 재판이었죠. 물론 정권이 바뀌지 않았더라면 무죄 취지의 벌금형이나 잘해야 집행유예 정도의 선고가 내려졌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정권도 바뀌었고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조직적 선거개입이 확인된 만큼 그럴 수는 없었겠지요. 법원은 국가정보원법.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원 전 원장에게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그의 범죄 사실에 비하면 턱없이 약한 처벌이 아니냐고 분개하실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흡족하지는 않을지라도 그나마 실형이 선고되었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자위하는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서 우리나라 언론이 참으로 문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교사가 6학년 학생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선정적인 보도를 무차별적으로 반복해서 내보낼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 것이죠. 조금 과하고 절제되지 않은 표현들도 난무하고 말입니다. 뉴스인지 가십인지 도무지 분간을 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왜 콕 집어 교사가 아닌 '여교사'라고 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남자든 여자든 이상한 사람이 있게 마련이고 교사 중에 이상한 사람이 있었구나, 하는 정도에서 그칠 일이지 그걸 꼭 '여교사'와 6학년 남학생으로 보도했어야 하는지 저는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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