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부와 지금의 제1야당인 자유당(새누리당)이 내놓았던 정책이나 법안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기는 건 별로 없었지만 단 하나 고마워하는 게 있습니다. 그게 뭔고 하니 그것은 바로 담뱃세 인상입니다. 저는 헤비 스모커라고 하기에는 뭐하지만 오랜 시간 담배를 즐겨왔던 건 사실입니다. 하루에 대략 열다섯 개비 이상은 늘 피워왔으니까요. 애국자였던 셈이죠. 자신의 몸을 희생해가면서 세금을 충실히 낸 셈이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2000원대였던 담뱃값을 4000원대로 올리겠다는 정부 발표에 강한 반감이 들었습니다. 애연가들에게는 그야말로 날벼락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꼬우면 담배를 끊으라는 얘기였죠. 자유당이나 그 당시의 정부 태도는 '담뱃값을 이렇게 올려도 너희같은 의지 박약아들은 담배를 절대 끊지 못할걸. 적이나 불만이면 한번 끊어보시든가.'하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아, 이제는 나도 담배를 끊어야 할 때가 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아침운동을 거르지 않고 한 덕분인지 그렇게 담배를 피우면서도 건강에는 딱히 문제가 없었던 까닭에 담뱃값만 크게 오르지 않았더라면 굳이 금연을 결심하지는 않았을 듯합니다. 그게 2014년 하반기의 일이었고, 저는 실제로 담뱃값이 올랐던 2015년 1월 1일부터 담배를 끊었습니다. 저에게는 크나큰 결심이었습니다. 금연을 실행에 옮긴 지 벌써 2년 반이 지났습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에게도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다만 그 당시의 자유당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지고 싶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들이 아니었더라면 저는 백해무익하다는 담배를 지금도 피우고 있었겠지요.
혹시 자유당 대표의 예전 꿈이 뭐였는지 아시나요? 어디선가 얼핏 듣기로는 코미디언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그는 자유당의 대표가 되자마자 당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던 듯합니다. 웃을 일 없는 국민들을 위해 국회의원 신분은 잠시 잊고 코미디를 선보이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코미디 대본 1호가 담뱃세 인하입니다. 자신들이 했던 담뱃세 인상을 뒤집겠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저 한번 웃겨보려는 것이죠. 거기에는 당대표의 꿈을 뒤늦게나마 실현시켜 드리겠다는 당원들의 깊은 충정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오늘 아침에도 산에 올랐습니다. 그들이 다음에 내놓을 코미디 대본을 생각하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