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는 낮과 밤의 기온차가 어찌나 심한지 주변에서 감기 환자를 심심치 않게 보곤 한다. 여름 감기는 개도 걸리지 않는다는데 말이다. 나는 감기에 자주 걸리는 건 아니지만 수 년에 한 번씩 살이 쏙 빠질 정도로 심하게 앓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감기 환자와의 접촉이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다. 가뜩이나 요즘처럼 감기 환자가 늘어날 때에는 더더욱 신경이 쓰인다. 수시로 손을 씻고는 있지만 그래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내리 쬐는 한낮의 햇살은 금방이라도 살갗을 뚫고 들어올 듯 뜨겁고 자외선 또한 강하지만 해만 떨어지면 살갗에 닿는 바람 때문에 제법 아쓱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습기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건조한 바람이 담벼락에 부딪쳐 금세라도 푸슬푸슬 부서질 듯하고, 며칠만 지나면 우수수 낙엽이 질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 들기도 한다.

 

취임 한 달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여전히 뜨거운 듯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조사에 따르면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89.4%라고 하니 말이다. 이와 같은 긍정적 평가의 주된 이유로 '국민과의 소통 및 공감'을 꼽았다고 하니 이전 정부의 소통 부재가 얼마나 한심했던가, 새삼 깨닫게도 된다. 정당 지지도의 결과는 더욱 놀랍다. 더불어민주당이 53.7%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8.8%로 2위, 그 뒤를 이어 정의당이 7.7%로 3위를 차지했으니 말이다. 국민의당이 6.7%, 바른정당 5.0%라고 하니 배배 꼬인 자유한국당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청문회 정국에서 국민들의 의사와는 상반되게 발목잡기를 계속함으로써 지지도 하락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은 이대로 계속 간다면 정당의 존폐 위기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오늘은 추경예산과 더불어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있었다. 행사장에서 두 번씩이나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연출했던 야당 원내대표나 각종 막말을 일삼던 그들이 새 정부의 장관 후보자들의 작은 흠결을 지적질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흔히 인용하는 성경구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루카 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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