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하루가 조금쯤 익숙해질 무렵이면 한 주가 훌쩍 지나는 듯합니다. 세월이 무척이나 빨리 흘러가지요? 벌써 6월이라니요. 하늘이 투명하게 맑고 바람 또한 선선했던 6월의 첫 주말, 쏟아지는 햇살에 마음까지 가벼워지는 하루였습니다.

 

어제는 고등학교 동기와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문학계와 관련된 직업을 가진 친구에게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더니 돌아온 대답이 걸작이었습니다. "내 지식이 일천해서 복거일이라는 소설가는 들어본 적 없는데 그 분이 소설가는 맞긴 한거야?" 했더니, "소설가가 맞긴 한데 좀 독특한 분이지. 이문열 씨를 능가하는 꼰대로도 유명하고."라는 대답이었습니다. 소위 대한민국의 소설가로서 복거일 자신은 소설 창작으로는 유명해질 자신이 없었던지 어제는 자유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용감한 시도'라고 말했다지요. 국민의 관심이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시기를 잘못 선택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귀국 소식으로 국민들의 관심이 온통 정유라에게 향해 있었으니 말입니다. 아무튼 그는 국민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괜한 무리수만 두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뉴스에서 보니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서울 소재 요양병원을 찾아 '치매, 이제 국가가 책임지겠습니다'란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지요. 가족 중에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잘 아는 사실이지만 치매로 인해 가족 전체가 파탄 직전에 이르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특별한 치료제도 없고 가족 중 누군가가 환자를 전적으로 돌봐야 하는 까닭에 멀쩡한 사람의 피로도는 가중될 수밖에 없는 질병이지요. 생업을 유지하면서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은 더욱 힘들 수밖에 없고 말이지요. 가족과 더불어 국가가 그 부담을 나누어 질 수만 있다면 그 무게는 훨씬 가벼워질 듯합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지 않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84%라지요. 그럴 만합니다.

 

해가 지면서 더위를 잊게 하는 시원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보리가 익어가는 이맘때를 보릿가을(麥秋)이라 한다지요? 계절과 계절을 잇는 봄의 끝자락, 산에는 비릿한 밤꽃 냄새가 가득합니다. 가뭄으로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농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월은 여름을 향해 무심히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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