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이 마치 한여름처럼 높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습도가 높지 않다는 것이다. 그늘에 있으면 제법 시원한 감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오늘은 불기 2561년 부처님 오신 날. 불멸기원(佛滅紀元)을 약칭하여 불기(佛紀)라 한다고. 이를테면 석가모니가 열반한 해, 즉 불멸(佛滅)한 연도를 기점으로 헤아리는 기년법이다. 그러므로 석가모니가 태어나신 해가 아니라 돌아가신 해부터 헤아리는 것이다. 

 

 

 

여느 날처럼 산에 올랐다. 요즘에는 산길을 무심코 걷다 보면 바짓단이며 소매에 노란 분칠을 하게 된다. 송화 가루 때문이다. 떡갈나무 잎에도, 밤나무 잎에도 송화 가루가 뽀얗게 내려앉아 있다. 길섶에 흔히 보이는 애기똥풀. 줄기를 자르면 노란 즙이 나오는데 그 빛깔이 마치 아기가 똥을 싼 색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앙증맞다.

 

 

이렇게 가지런하던 할미꽃은 어느새 봉두난발의 모습으로 변했다. 아카시아 꽃이 피려는지 달콤한 향기가 은은하게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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