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봄꽃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투어 피고 있는 요즘, 몸도 마음도 덩달아 다채로운 색깔로 물들게 됩니다. 오늘 아침 내가 올랐던 산에도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다소곳한 진달래가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해가 어찌나 길어졌는지 6시쯤이면 벌써 주위가 훤히 밝아오고 바지런한 청설모의 서커스 공연도 일찍부터 시작됩니다. 매일 보아도 질리지 않는 풍경입니다.

 

 

운동을 마치고 산을 내려올 때까지 내내 어둠이 걷히지 않았던 겨울 동안, 새들의 노랫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호젓한 산길을 걷는 것 또한 나쁘지는 않았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해가  길어지는 요즘 나를 반기는 새들의 노랫소리는 산을 오르는 내내 이어집니다. "잘했어, 잘했어. 반가워, 반가워." 그들은 그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앙상했던 가지마다 연두빛 새순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머지 않은 봄날에 우리는 초록의 물결 속에서 감출 수 없는 푸른 웃음을 토해내겠지요. 그렇게 우리는 발목에만 겨우 차던 계절감을 가슴까지 밀어올린 채 부지런한 나날들을 정신없이 살아갈 것입니다. 허락된 삶에 감사하면서 말이지요. 피어나는 꽃과, 새들의 노래와, 청설모의 공연과, 부드러운 바람의 터치. 더없이 완벽한 자연의 조화처럼 나의 삶도 형형색색의 빛깔로 조화로웠으면 좋겠습니다. 나와 그대의 삶 모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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