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금을 그을 수 있다면 어제와 오늘 사이에 금을 하나 긋고 이쪽은 겨울, 저쪽은 가을 선명하게 갈라놓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오늘은 일년 24절기 중 스무 번째 절기인 소설(小雪). 아침엔 눈이라도 한바탕 쏟아질 듯 하늘이 어둡기만 하더니 지금은 멀끔히 개인 하늘에 손돌바람이 드세다. 어제와는 확연히 달라진 풍경에 사람들은 잠시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새벽부터 들려온 옆나라의 지진 소식에 잠시 잊혀졌던 공포가 스멀스멀 되살아나고 갑갑한 정치 현실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

 

떨어진 낙엽들은 심심했던지 하릴없이 우르르 저리 몰려갔다 이리 몰려오며 긴 하루를 보내고 사람들의 바쁜 발걸음이 그 위를 무심한 듯 지나쳐간다. 국민 5%의 지지를 등에 업고 '배 째라'는 식의 조폭 우두머리 양아치짓을 하는 대통령을 보며 사람들은 다들 혀를 찼다. "사람의 탈을 쓰고 어찌 저런 짓을 할 수 있누. 그렇게 안 봤는데 영 몹쓸 사람이구먼." 국가의 안위나 국민들의 생각은 안중에도 없는 듯 나 몰라라 하는 대통령의 태도에 국민들은 다들 학을 떼는 듯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수시로 이어지는 모임과 어수선한 일정에 하루하루의 피로가 점점 쌓여만 가고 괜한 짜증으로 옆사람을 힘들게 한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적어도 대통령처럼 살지는 말아야지 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윤동주 시인의 시가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공선옥 작가의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를 읽고 있는데 마음이 심란해서인지 영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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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2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23 18: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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